씩씩한 길고양이들과 다정한 부비부비를 나누는 '나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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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씩씩한 길고양이들과 다정한 부비부비를 나누는 '나는 고양이'
조회2,180회   댓글0건   작성일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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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길고양이들과 다정한 부비부비를 나누는

'나는 고양이'

 

그곳에는 캣쇼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품종 고양이는 없다. 또한 바리스타가 만들어주는 비싼 커피도 없으며 깔끔한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따스한 햇볕조차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곳에는 가족과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길거리를 헤매며 살아온, 그렇기 때문에 한줌의 온기에도 고마워하고, 한 번의 쓰다듬음에도 커다란 행복감을 느끼는 사랑스러운 길고양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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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가는 고양이카페 '나는 고양이'

 

서울대입구역 근처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달과 별을 배경으로 웃으며 날아가는 고양이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바로 그곳이 엄숙용씨가 유기묘들로 고양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나는 고양이'다.

 

올 여름 폭우에 수해를 입었을 정도로 허름한 지하실, 보호소에서 데려온 길고양이들. 왠지 이 두 가지의 사실만으로도 우중충하고 침울할 것 같은 분위기가 예상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전이 펼쳐진다.


"나름 도와주시는 분들과 신경을 많이 쓰기는 했지만 다른 고양이 카페에 비하면 열악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환한 분위기에 많이들 놀라시죠. 그리고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서인지 주중에는 손님이 거의 없는데 가끔 그 썰렁함을 틈타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 손님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오시는 손님의 절반 정도가 단골일 정도로 가족 같은 분위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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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새로 들어온 고양이의 사회화를 돕고자 단골손님 한 분이 방문해 있었는데 단골들은 카페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사료나 모래, 또는 간식이나 장난감들을 놓고 가기도 하지만 이처럼 직접 필요한 도움을 주기도 한다. 비록 운영비도 부족하고 어렵고 빠듯한 카페지만 나름의 원칙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단골들 덕분이다.


"현재 카페에는 9마리의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그보다 더 많이 들일 수도 있겠지만 이 크기에서는 손님이나 고양이에게나 딱 좋은 밀도이기 때문에 이 숫자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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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한 줄기 묘연

 

숙용씨는 예전에 동물보호단체에서 일을 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보호소도 못가고 입양도 안 되어 어쩔 수 없이 사무실에서 생활하던 동물들을 모조리 없애라는 지시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상황이나 환경 때문에 해야 하는 안락사에 심신이 지쳐있던 숙용씨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무작정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빚을 내 이 카페를 열게 되었다.


"마취되는 순간부터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제 품에서 몇 백 마리가 넘는 생명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저는 결국 안락사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라고 느꼈고 인간이라는 것에 자책감마저 들게 만드는 동물단체 일을 더는 할 수가 없었죠. 결국 회비나 기부금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돈도 벌며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세상에 알리고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해주는방법으로 이 카페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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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열게 된 '나는 고양이'. 영어로 'I am Cat', 'Flying Cat'이라는 양의적인 의미처럼 숙용씨는 카페의 고양이들이 어느 면으로나 당당하고 행복한 고양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바람대로 카페의 고양이들은 다른 고양이 카페에서 볼 수 없는 활기참을 선사해주고 있다.

 

"다른 고양이 카페에 다녀온 분들은 대부분 아이들을 만지지도 못하게 해서, 혹은 아이들이 잠만 자고 있어서 실망했다고 이야기들을 하시죠. 하지만 저희 카페의 고양이들은 사람이 그립고 손길이 고픈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손님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가끔 깜짝 놀랄 정도로 적극적이라는 것이 저희 카페의 특징이자 자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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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생명임을 기억하기

 

숙용씨의 카페 운영규칙은 서로 적당히 조심하고, 최소한 아이들이 장난감이 아닌 하나의 생명임을 기억해준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서로를 대해도 된다는 것 하나뿐이다.

 

그렇기에 당연히 고양이를 데려오는 동호회 정모도 가능하고, 자신의 장난감들을 가지고 와 놀다가도 된다.

 

실제로 카페에는 제법 많은 장난감들이 널려있었는데 그 모두가 손님들이 놓고 간 것들이라고 한다. 어쩌면 너무 까다롭지 않은 분위기 자체가 이 카페의 가장 멋진 인테리어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생계형 카페지만 너무 많이 알려지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실제로 유기묘 카페라고 알려지다 보니'저희 아이 좀 받아주세요!', '제가 구조했는데 맡아 주세요!' 식으로 부탁하는 전화를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딱 한번 아이를 버리고 간 사람이 있었을 뿐 저희 카페를 나쁘게 이용하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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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의 지역 동물화

 

숙용씨는 마지막으로 카페 홍보대신에 '길고양이의 지역 동물화'를 길고양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설명해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몰래 밥을 챙겨주면서 욕까지 먹는 캣맘의 시대는 이제 그만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영역과 지역을 나누어 화장실과 먹이 공간을 만들어 주고 돌아가며 지역 주민들이 관리하는 지역 차원의 관리 시스템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너무 과도한 인간의 개입으로 무분별하게 야생을 순화시켜 동물들을 갈 곳 없게 만드는 미련함 대신최소한의 개입으로 그들만의 방식대로 살아가게끔 하는 거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모두가 만족하고 동물들도 그들의 삶의 방식 그대로 존중되는 날이 언젠가 오리라 믿습니다."

 

유기묘들로만 운영되다보니 숙용씨에게 고양이들에 대한 온갖 구구절절한 사연과 카페운영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들도 들을 수 있었지만 그런 내용은 일부러 쓰지 않았다. 사람들이 길고양이들에 대한 단순한 동정심만으로 이 카페를 찾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곳은 단지 가벼운 마음으로 씩씩한 고양이들과 다정한 부비부비를 나누면 되는 그저 평범한 '고양이 카페'일 뿐이다. 그리고 때로 소중한 가족의 인연이 만들어지는 축복받은 공간이기도 하기에 어설픈 동정심은 절대 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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