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튼'을 만나다, 가을여행을 떠난 고양이 순이


 

반려문화 문화 속 반려동물 이야기
고양이 | 한국의 '노튼'을 만나다, 가을여행을 떠난 고양이 순이
조회2,333회   댓글0건   작성일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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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튼'을 만나다

가을여행을 떠난 고양이 순이

 

피터 게더스의 책 <고양이 노튼과 함께한 이야기>는 국내에도 수많은 애독자들을 갖고 있다. 그가 쓴 책 <파리로 간 고양이>,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자신의 고양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꿈을 꾸어 보았을 텐데, 여기 실제로 노튼과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와 그 꿈을 조금씩 이루어가고 있는 가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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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속의 가족을 맞이하다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게 되기까지는 누구나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된다. 순이의 반려인인 한웅씨와 그의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언젠가 마당 넓은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저희 부부의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아파트에 살면서 반려동물을 키울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았죠.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인터넷으로 동물 사진만 골라보던 아내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읽고 있었던 책 <파리로 간 고양이>에서 노튼을 생각하고 스코티쉬 폴드를 떠올린 것이었죠."

 

설레는 마음으로 분양샵을 찾은 한웅씨는 누워 자거나 얌전하게 있기만 한 고양이들 사이에서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던 순이와 눈을 마주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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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라는 피로회복제

 

한웅씨 아내의 생일날 첫인사를 하게 된 순이. 하지만 의논도 하지 않고 이런 일을 저질러버린 한웅씨에게 불같은 화를 내는 것도 잠시, 상자 안에서 가녀린 소리로 울고 있던 녀석을 발견하자마자 그의 아내도 한눈에 순이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즉석에서 촌스럽지만 정겹고 부르기 쉬운 '순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스코티쉬 폴드가 다 그런 건지, 보통 고양이들하고는 처음부터 달랐어요. 처음 저희 집에 발을 들였을 때 아무 거리낌 없이 자기 집처럼 이곳저곳을 활보하고 늘 봐왔던 사람처럼 아내 무릎에서 재롱을 부렸죠. 또 모르는 사람에게도 접대를 잘해서 가끔 우리가 개를 키우는지 고양이를 키우는지 헷갈리고는 해요."

 

퇴근 후 현관으로 쪼르르 달려나와 그날의 일을 꿍얼꿍얼 알려주는 순이, 그리고 생각지도 않게 부르면 말대답을 하는 순이는 부부에게 피로회복제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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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는 괴로워!


사진에서 보다시피 순이는 타고난 미묘이기 때문에 외출을 하면 수많은 팬들이 따라다닌다.

 

"순이를 데리고 공원에 가게 되면 순식간에 아이들이 몰려들어 순이를 만져보려고 하고, 노천카페에서 차라도 한잔 하고 있으면 지나가던 뭇 여성들이 마치 연예인을 본 것 마냥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또 자랑 같지만 인터넷에 간혹 순이 사진을 올리면 순식간에 멘션이 수십 개가 달릴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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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냥이에서 여행냥이로


이제는 현관 앞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창밖을 보며 그리움을 한껏 담은 애절한 표정을 보내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순이가 외출냥이였던 건 아니다.

 

 "저희 부부는 원래 여행을 좋아했는데, 어린 순이 혼자만 집에 두고 가기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여행냥이로 키우기로 마음먹었죠. 처음에는 안아서 데리고 다니며 적응을 시키고, 날씨가 좋을 때 조금씩 산책을 시켜보니 곧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특히 순이는 호기심이 많아 이곳저곳 꽃향기를 맡는 것을 좋아하더군요. 물론 태생이 고양이인지라 개만큼 잘 따라오지는 않았죠. 그래서 순이랑 외출할 때는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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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와 함께 떠난 여행


한웅씨는 순이를 데리고 파주 평화누리 공원, 헤이리, 프로방스, 북촌한옥마을, 미사리, 서울 숲, 양재 시민의 숲, 올림픽공원 등에 함께 다녀왔다. 그리고 가로수길이나 압구정동, 삼청동의 야외 탁자가 있는 카페도 자주 찾는다.

 

"지난 여름휴가 때 강화도 석모도를 2박 3일로 갔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펜션 주인께서 흔쾌히 순이를 허락해주셔서 다행이었죠. 하지만 더운 여름이어서 그런지 순이는 그늘만 찾아서 걸어다니더군요."

 

한웅씨는 순이와 더 많은 곳을 함께 여행하고 싶지만 생각보다 힘든 점이 많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제일 어려운 점은 순이를 받아주는 펜션이나 숙박업소가 거의 없다는 거겠죠. 애견 펜션 같은 곳이 있기는 하지만 그곳은 우리가 여행하고 싶지 않은 곳이고, 또 반대로 여행하고 싶은 곳은 고양이를 데리고 갈 수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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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선배의 노하우


"한마디로 사람에게 편안한 곳이 고양이에게도 편안한 곳 아닐까요?" 한웅씨는 고양이 여행 노하우를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해주었다.

 

"순이의 경우 처음부터 넓은 잔디밭이 있는 한강공원으로 데리고 갔어요. 사실 저희 부부가 잔디밭에서 뒹굴 거리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넓고 조용하면서 숨을 곳이 없는 곳이라 순이의 목줄을 놓아도 안전하죠. 그리고 목줄을 놓은 채 우리가 멀리 가면 순이가 따라오고는 하는데, 이렇게 지속적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조금씩 시끄러운 환경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 데리고 다니는 거죠. 이렇게 사회성을 길러주는 훈련을 어린 시절부터 하면 산책냥이와 여행냥이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한웅씨는 순이가 얼굴값 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더욱더 철저히 밖에서의 반려동물예절도 지키려고 한다. 지금은 아예 휴대가 가능한 조그마한 화장실도 가지고 다니며 털을 떼어낼 수 있는 청소도구로 순이가 머물던 자리는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나온다. "항상 어디를 가든지 순이로 인해 피해를 주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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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든 함께할 수 있는 꿈을 꾸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반려동물에 대해 닫혀있는 부분들이 많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한웅씨의 꿈은 아직 미완성이다.

 

"반려동물이 집에 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함께 여행을 하려고 계획을 짜보면 부딪치게 되는 문제들이 너무 많아 결국 포기하게 되죠. 하지만 산책과 소풍으로 만족하기에는 너무 아쉬워요. 언젠가는 마트의 카트 위에 순이를 태우고 물건을 사거나카페에 가서 당당하게 '고양이 좌석 주세요!'라고 말하거나 펜션을 가더라도 고양이를 데려갈 수 있는지 묻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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