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나누는 네 발의 천사, 공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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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 생명을 나누는 네 발의 천사, 공혈견
조회2,524회   댓글0건   작성일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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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나누는 네 발의 천사

공혈견

 

개가 수혈을 받는다. 어떤 이에게는 농담처럼 들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사실 동물이라고 해서 수혈을 받을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고로 피를 너무 많이 흘렸을 수도 있고 병 때문에 피가 제 몫을 못할 수도 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인간만큼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종 건강한 항체를 받기 위해 수혈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동물도 누구나 헌혈을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다른 개에게 피를 줄 수 있는 혈액형을 가진 개들만이 '공혈견'으로 활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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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혈견이 되려면?

 

DEA1.1 음성, 즉 사람으로 치면 O형에 해당하는 혈액형을 가진 개만이 공혈견으로 활동할 수 있다. 개의 혈액형은 사람처럼 간단히 나눠지지 않는다. 약 13종으로 추정되는 혈액형 중 항혈청 검사가 가능한 것은 6~7종이다. 이것을 DEA, 즉 '개 적혈구 항원'이라고 부른다.

 

수혈 부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 DEA1에 반응하지 않는(교차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DEA1.1 음성 혈액형인 개가 공혈견으로 가장 적합하다.또한 안전 채혈량인 1kg당 15cc를 넘지 않고도 충분한 혈액을 제공하기 위해 공혈견은 27kg 이상 체중이 나가야 한다. 빈혈이 있거나 지혈이 늦은 개, 임신을 했던 개는 제외된다. 전염성 질병과 혈액 내 기생충에 대한 예방도 철저히 해야 한다. 성격도 중요하다. 아무리 건장하고 건강한 개라고 해도 사람을 경계하거나 싫어한다면 채혈 과정에서 사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온순하고 사람을 믿는 개가 공혈견으로 선정된다.

 

 

공혈견이 필요한 때는?

 

수혈은 일차적으로 출혈로 인한 쇼크를 방지하고 혈구의 산소 운반 능력을 보완하여 동물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유지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언뜻 생각하면 과다 출혈에만 수혈이 필요한 것 같지만혈액 내 기생충 때문에 생기는 빈혈이나 식물성 중독으로 생기는 출혈성 빈혈 등에도 수혈이 이용된다. 혈액의 전부, 즉 ‘전혈’을 제공하는 이런 수혈과는 달 혈액을 분리해 수혈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 전염병에 걸린 개에게 항혈청을 제공하거나 혈액 응고 부전 질환에 걸린 개를 위한 혈장 공급 등이 이에 속한다. 혈청에는 혈액 내 면역 성분인 항체가 포함되어 있는데, 백신 접종을 하여 면역력이 높아진 개의 혈청을 투여하면 그 질병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혈청에는 혈액응고를 일으키는 성분이 배제되어 있어 수혈의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수혈 전 혈액 교차 반응 검사를 통해 안정성을 확인하고 수혈이 이뤄지지만, 검사 없이 임의로 수혈을 시행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는 15% 정도이다.인간이나 고양이가 혈액 응고로 인한 부작용을 100% 나타내는 것과는 달리 개들은 대립 형질에 대한 자연발생항체가 없어 한 번의 외부 물질에는 면역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치만 두 차례 이상 수혈을 하면 이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안전한 수혈을 위해 혈액형 검사와 교차 반응 검사를 거쳐 수혈을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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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혈견은 힘들지 않나요?

 

주기적으로 피를 뽑는 과정은 익숙해진다 하더라도 큰 스트레스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공혈견들은 그만큼 세심한 관리를 받으며 생활한다. 주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수혈될 혈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이기는 하지만 공혈견의 건강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위생이나 영양 상태도 다른 사역견이나 일반 반려견에 비하면 더 양호한 편에 속한다. 공혈견의 주요 임무라 할 수 있는 채혈 과정도 건강에 해롭지 않은 범위 내에서 조심스럽게 이뤄진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안전 채혈량에 못 미치는 만큼만 뽑아내고, 채혈 후에는 빈혈을 일으키지 않도록 영양 성분을 고려한 특별식이 준비된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공혈견이 얼마나 잘 '관리'되고 있는지가 아닐 것이다. 깨끗한 곳에서 좋은 것을 먹고 산다고 해도 애정 없이 '피 뽑아내는 기계'로 여겨진다면, 개에게는 그것이 훨씬 더 불행할 게 분명하다. 다행히도 공혈견들은 '생명을 나눠주는 개'로 여겨지며 병원 식구들과 애정을 나누며 생활한다. 수의사들은 밥 주기나 케이지 청소뿐 아니라 산책이나 놀이 등 다양한 일상생활을 공혈견과 공유한다. 이를 통해 반려인과 반려견 못지않은 애착 관계를 쌓는다. 공혈견들은 적어도 학대받거나 버림받을 위험이 없다. 잘못된 애정으로 건강을 망치거나 주인의 지식 부족으로 목숨을 잃는 일도 없다. 동물의 몸과 습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과 생활한다는 면에선 오히려 일반 가정에서 생활하는 개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공혈견은 몇 마리나 있을까요?

 

미국의 경우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동물혈액은행이 캘리포니아나 미시건, 펜실베이니아 등에 있어 혈액 수급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한국은 아직 규모 있는 혈액은행이 없어 각 동물병원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여건상 공혈견을 두기 어려운데다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한 마리 이상의 공혈견을 두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형견을 키우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 15kg 가량의 중형견이 공혈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외국은 개 전염성 질병에 대한 백신을 한 말 혈청을 개발해 판매하고도 있지만 이 또한 가격이 비싸 제대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대안 중 하나로 병원에 건강 검진 차 내원하는 대형견 중 DEA1.1 혈액을 가진 개에게서 보호자 동의하에 혈액을 받아쓰는 경우가 있다. 평소에는 일반 반려견으로 살다가 공혈견으로 등록해 일이 있을 때 채혈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형견을 더 선호하는 한국에서는 이조차도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학병원에서는 규모 있는 혈액은행을 정비해 윤리적이고 안정적으로 개 혈액을 공급할 수 있게 하거나 가정에서 생활하며 공혈견으로 활동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제도의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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