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험인지보다 누군가와 함께했느냐가 중요해 영화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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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 어떤 모험인지보다 누군가와 함께했느냐가 중요해 영화 <UP>
조회1,957회   댓글0건   작성일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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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어떤 모험인지보다

누군가와 함께했느냐가 중요해

영화 <UP>

 

어린 시절, 엘리는 온 세상을 탐험하는 모험가가 되기를 꿈꿨다. 하지만 결혼 후 모험은커녕 당장 눈앞의 삶을 살기 바빠진다. 여행을 위해 모았던 돈은 병원비를 내거나 집을 수리하는 데에 써버리고 만다. 그렇게 남편 칼의 넥타이를 매만져주던 세월을 지나고 나니, 이미 여행을 가기엔 늦은 나이가 되었다. 칼은 엘리가 세상을 떠나자 꿈을 이뤄주지 못한 죄책감에 혼자서라도 모험을 떠나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엘리가 적어놓은 당신과 함께한 삶 자체가 멋진 모험이었다는 고백을 발견하게 된다. 만약 삶이 모험이라면, 우유니 소금사막의 경관을 보거나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그 어떤 멋진 경험보다도 나와 함께한 상대가 더욱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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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꿀 첫 만남

 

칼은 엘리가 꿈꿨던 파라다이스 폭포에 도착한다. 그리고 인기척을 좇다가 말하는 강아지 더그를 만난다. 칼은 더그를 시큰둥하게 바라보며 주인을 잃은 개일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훗날 더그와 함께 목숨을 건 위험에 뛰어들게 될지도 모른 채.

 

우리 강아지와의 첫 만남 또한 그랬다. 나는 이 작고 하얀 녀석을 내 품에 안았지만, 너무 조심스러워 내 강아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만지면 닳아버릴 것 같은 작은 강아지였다. 내 품에서 쌔근쌔근 잠든 이 녀석이 훗날 내 인생에 어떤 엄청난 모험을 선사해줄지도 모른 채 나는 내 삶을 함께할 가족으로 강아지를 받아들였다.

 

 

함께 발을 맞춰 떠나는 모험

 

운동은커녕 5분 이상 걷는 것도 지루해하던 내게 강아지와의 산책은 익숙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강아지에겐 산책이 꼭 필요하다는 말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운동화 끈을 묶었다. 잔뜩 긴장한 채 출발한 산책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신난 강아지와 발을 맞추느라 가다 멈추고, 가다 멈추며 녀석을 관찰했다. 리드줄로 이어진 둘은 거센 바람이 불면 함께 얼굴을 찡그린 채 걸음을 재촉했고, 갑작스레 비가 올 땐 강아지를 냉큼 안아 처마 밑으로 피신했다.

 

집에서 약 20분은 걸어야 강아지가 산책할 만한 공원이 나온다. 5분 걷는 것도 힘들어했던 나는 강아지를 위해 매일 한두 시간을 걷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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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상이 특별해지다

 

그뿐만 아니다. 이제는 눈빛과 행동만 봐도 배변을 예상하고 물티슈를 꺼내든다. 우리 집 강아지는 배변이 끝나기도 전에 움직이며 도망가 버리는 습성이 있어, 그러지 못하도록 예의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안정적으로 배변이 끝나면 다가가 뒤처리를 돕는다.

 

다가와 짖어대면 '놀자' 혹은 '배고파' 중 하나다. 간혹 물이 없을 때도 있다. 깨끗하게 새 물로 갈아주고 윤기가 흐르는 사료를 담아준 뒤 행복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함박웃음을 짓게 된다. 아그작 아그작 사료 씹는 소리만큼 배부른 소리도 없다.

 

동물병원에 가는 날은 전쟁의 서막이다. 자동차에 올라타면 호기심에 흥분하지만, 병원 앞길은 귀신같이 외워 마치 늑대 한 마리를 태운 듯 근처만 가도 하울링을 하기 시작한다. 온 차 안을 뛰어다니며 불안함을 표출하는 녀석을 괜찮다고 안아준 뒤 병원에 들어선다.

 

마치 한겨울인 듯 몸을 달달 떠는 녀석은 다른 강아지들이 궁금한지 안긴 자리에서 고개를 쭉 뻗어 킁킁 냄새를 맡는다. 잠시 바닥에 놓아주었더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영역 표시를 한다. 웬걸, 동물병원 터줏대감 고양이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다 솜방망이로 한 방 얻어맞고 말았다. 혼비백산해 내 품으로 뛰어오는 녀석은 이내 그런 적 없었다는 듯 꼿꼿이 고개를 세운다. 창피함을 잊기 위한 녀석의 도도한 연기도, 수의사 선생님을 만나면 처절한 신파로 바뀐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우리 강아지를 때린 고양이는 밉다. 한 대 얻어맞을 때 지켜주지 못한, 못 미더운 주인이라 미안해진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사실은 모든 것

 

케빈과 러셀을 구하러 가기로 마음먹은 칼은, 현관문 아래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더그와 마주한다. 더그는 "주인님이 너무 좋아서 현관 밑에 숨어 있었어요. 여기 있어도 되나요?"라고 고백하고, 칼은 답한다. "그럼, 있어도 되지. 넌 내 개잖니. 난 네 주인이고." 뛸 듯이 기뻐하며 칼을 핥는 더그를 보다가 자고 있는 내 강아지를 바라봤다. 내게 "주인님이 좋다"며 말을 건네진 않지만(극중 더그는 강아지 울음소리를 사람의 말로 변환하는 목걸이 장치를 하고 있다)자신의 견생을 온전히 내게 내어 맡긴 강아지가 그저 고맙기만 하다.

 

집 근처 공원 산책하기, 강아지 배변 치우기, 사료 먹는 것 구경하기, 동물 병원에 함께 가기는 언뜻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한 부분 같다. 하지만 내 강아지와 함께라면 모든 것이 그 어떤 모험보다 멋지다. 녀석과는 무엇을 해도 행복하지만, 그래도 강아지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매일 고민할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이미 한 궤도 위에 올라섰고, 함께 모험을 떠난 셈이니까.

 

 

CREDIT

 금교희

그림 우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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