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덕에서 냥덕으로 SBS Sports 김남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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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덕에서 냥덕으로 SBS Sports 김남희 아나운서
조회3,098회   댓글0건   작성일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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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덕에서 냥덕으로
SBS Sports
김남희 아나운서

 

금교희 사진 박민성 사진협조 김남희

 

지난가을, 네이버 카페 ‘냥이네’에 새끼 고양이 분양 글이 올라왔다. 네 마리 중 눈에 띄는 턱시도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한 뒤, 직접 글을 올린 사람을 만나러 갔다. 멀리서 고양이를 안고 걸어온 사람은 뜻밖에 낯익은 얼굴이었다. 바로 축구장과 야구장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며 ‘스포츠 여신’이라 불리는 SBS Sports의 김남희 아나운서. 그녀는 어떻게 임신한 길고양이를 만나 출산에 분양까지 책임지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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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으로 불리며 스포츠 아나운서 활동을 이어가고 계시는데, 요즘 많이 바쁘시죠?
신전이 포화 상태라 여신은 아니고요(웃음). 지금은 EPL과 챔피언스 리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얼마 전 야구도 개막해 보고 공부해야 할 게 늘었죠. 평소에 방송이 없더라도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요. 한 시간짜리 축구 리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적어도 이틀 전에 모든 경기를 보며 준비하는 식이에요.

 

여자 아나운서로는 이례적으로 해외 축구 중계도 하신다고요.
정확히는 축구 프리뷰 쇼인데요. 축구에 관련된 지식을 가지고 생방송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해야 하니까, 정말 많은 공부가 필요해요. 평소에 스포츠 보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았거든요. 회사에 들어와서 애착이 많이 생겼어요.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축구에 관심이 없는데 토트넘에 어떤 선수가 있고, 그 선수가 뭘 했고 이런 걸 알 순 없으니까요.

 

입사한 지 1년이 되셨는데, 아나운서 생활의 소회를 들려주신다면?
장단점이 있는데, 방송 쪽 일을 하다 보니 주말이 없어요. 남들 쉴 때도 일해야 하고, 명절 때도 집에 거의 못 내려가고 있어요. 아무래도 연차가 적을수록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것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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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체리와는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회사에서 윤종석 해설위원님 가게로 식사하러 간 적이 있어요. 위원님 와이프 분이 적극적으로 유기동물 보호활동을 하고 계시거든요. 며칠 전 구조한 출산이 임박한 고양이가 있는데 돌볼 사람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도 이미 아픈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계신 상태였어요. 임신해서 예민한 상태이니 돌봐줄 사람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죠. 당시엔 주변에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제가 알아보겠다고 하고 데리고 왔어요. 그런데 그 ‘돌봐줄 사람’이 제가 될 줄은 몰랐죠. 다들 임신한 고양이를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그렇게 제가 임시보호를 하게 되었어요.

 

체리의 출산 과정을 직접 지켜보셨겠네요.
고양이 임신 기간이 두 달이잖아요. 저희 집에 8월 7일에 왔는데 그때가 출산 일주일 전이었어요. 병원에서 낳게 하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았고, 결국 협소하지만 저희 집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죠. 마침 일이 없어 집에 있던 날이었는데, 얌전하던 애가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출산 박스를 만들어 놓으니까 거기에 계속 들어가 있더라고요. 한참을 지켜봤는데 별 조짐이 없는 것 같아 잠깐 씻고 나왔더니, 그새 출산을 시작했더군요. 집 여기저기 피가 묻어있기도 했고요. 살펴보니 이미 한 마리는 나오고 두 번째 아이가 나오고 있었어요. 그때부터 곁에서 지켜봤죠. 고양이들은 알아서 잘하기 때문에 특별히 해줄 건 없었지만, 태반을 먹지 못하게 뺏었어요. 그러니까 얘가 셋째 탯줄을 안 자르더라고요. 결국 제가 실을 이용해 탯줄을 잘라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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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하시네요. 혹시 전에도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있으신가요?
햄스터만 두 번 키워봤어요. 그래서 저도 모든 게 다 신기했죠. 흔히 말하는 ‘묘연’인가 싶기도 하고. 고양이가 집사를 간택한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체리가 저에게 출산 과정을 전부 지켜볼 수 있게 허락해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새끼 고양이들을 돌보는 일도 만만치 않으셨을 텐데요.
아무래도 사람과는 다르니까, 형제지만 각자 크기 차이가 좀 있었어요. 첫째가 제일 크고, 그다음이 둘째, 그리고 셋째랑 넷째가 무척 작았어요. 게다가 셋째가 정말 순해서 젖을 먹어야 하는데, 형제들 사이에 끼어들질 못하는 거예요. 제가 직접 애들 사이로 비집고 끼어들 수 있게 도와주고, 젖을 물 수 있도록 찾아주곤 했죠. 일종의 교통정리? 초산인데도 새끼들이 전부 건강하게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직접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어 입양을 추진하기도 하셨던데, 진행 과정을 들려주세요.
한 달쯤 되니까 정말 쑥쑥 크더라고요. 슬슬 입양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무래도 입양을 가면 다시 만날 확률이 낮으니까, 보내기 전에 가족사진을 찍어줘야겠더라고요. 스튜디오에서 체리, 그리고 새끼 고양이들과 사진을 찍었어요. 그 후 차근차근 입양을 진행했죠. 태어났을 때부터 쭉 찍었던 사진을 카페에 올려 입양을 추진했어요. 입양할 사람을 선택할 때는 직업, 나이, 현재 거주 환경 등을 자세하게 물어봤어요. 괜히 섣불리 보냈다가 다시 파양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예를 들면 경제 활동은 하고 있는지, 미혼 여성일 경우 결혼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지도 물었어요. 결국 네 마리 모두 좋은 곳으로 입양가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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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입양을 진행하며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첫째와 셋째가 제일 먼저 입양을 갔고, 넷째도 금방 뒤따라갔어요. 그런데 둘째가 입양이 잘 안 되더라고요. 둘째는 태어났을 때부터 꼬리가 돼지 꼬리처럼 한 번 휘어있었거든요. 저도 걱정되어서 태어나자마자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건강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미용적인 부분을 해결하고 싶다면 수술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미용을 위해 꼬리를 수술하는 건 너무 사람의 욕심 같았어요.
결국 수술을 안 시켰죠. 입양 문의는 계속 들어오는데, ‘꼬리가 휘었다’는 말만 하면 전부 답장이 없더라고요. 심지어 어떤 분은 대학생인데 경제력도 있고 필요한 용품도 전부 사두었다, 입양하겠다고 연락했었거든요. 꼬리 이야기를 했는데도 ‘그런 건 안 보일 정도로 예쁜데요?’ 하고 대답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 뒤로 또 연락이 없었어요. 최근에 문자를 정리하며 살펴보니 꼬리 때문에 연락을 끊었던 사람이 네다섯 명은 되더라고요. 결국 이미 고양이를 키우고 있던, 더 좋은 집으로 갔죠. 어쩌면 꼬리가 휘어있었기 때문에 외모만 보지 않고 온전히 사랑해줄 주인을 찾아갈 수 있었는지도 몰라요.

 

임시 보호하던 체리와는 가족이 되셨다고요.
체리가 출산 전부터 귀에 진드기가 있었어요. 모유 수유도 끝났으니 더 센 약으로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들렀죠. 그런데 수의사 선생님이 ‘원래 그러다 키우는 거예요’ 하고 말씀하셨거든요. 진짜 가족이 되더라고요. 바쁜 와중에 체리가 있어서 큰 힘이 돼요. 특히 아침엔 피곤하기 마련인데 배에 올라와 골골대며 저를 깨우거든요. 그렇게 잠에서 깨는 게 정말 행복해요. 힘들 때, 아플 때 제 곁에 있어 주는 것도 고맙고요. 가끔 가슴에 올라가 숨 막히게 하거나 제 얼굴에 엉덩이를 들이밀 때도 있지만, 모든 행동이 귀엽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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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묘 임시보호 시 필요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잠깐 머물다 갈 아이들이 아니라, 정말 내 고양이를 입양했다 생각하고 보살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 경험에 기초해서 말씀드리자면 임시보호를 하다가키우게 될 확률도 높더라고요.

 

‘아나운서 김남희’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까요?
아직 제가 가지고 있는 것, 이룬 것은 미미할지 몰라도 약자 편에 서고, 공존을 꿈꾸며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유기동물 보호 활동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고요. 고양이들이 보기보다 참 착하고 순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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