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한복여행가 권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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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한복여행가 권미루
조회3,559회   댓글0건   작성일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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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생각보다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한복여행가 권미루

 

한복을 마지막으로 입은 게 언제였더라? 아마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 곱게 차려입고 짝꿍에게 뽀뽀를 받던 생일파티 사진 속 모습이 마지막인 것 같다. 어릴 때, 그것도 특별한 날에나 입던 한복은 왠지 융통성 없는 윤리 선생님만큼 딱딱하게 조신함과 전통을 강요할 것 같았다. 하지만 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마음 넓고 자유로운 옷이라고, 한복여행가 권미루 씨는 한복의 억울함을 대변했다. 공포영화 속에 등장하는 무서운 동물, 부엌에서 몰래 생선을 훔쳐갈 것 같은 음흉한 동물이라는 오명이 억울한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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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여행가라는 말은 처음 들었어요. 원래 있는 말인가요?
제가 처음 만든 말이에요. 한복을 좋아해서 자주 입게 되었고, 또 여행을 통해 한복 입는 즐거움을 스스로 더욱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여행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제가 한복을 통해 즐기고 느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여행할 때 한복을 입게 된 이유가 뭔가요?
직접 입고 활동하면서 한복이 그렇게 입기 어렵거나 불편하지 않다는 걸 스스로 느끼게 됐어요. 한복으로써 뭔가를 알리거나 캠페인을 하는 분들도 종종 계신데, 저는 굳이 뭔가 알리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그냥 사람들이 여행하면서 사진을 남길 때 예쁜 옷을 입고 싶잖아요. 저는 한복이 좋으니까, 옷으로써 한복을 선택한 것뿐이었어요. 한복을 입고 사진만 찍는 게 아니라, 일상복처럼 한복을 입고 일정 전체를 소화해 보려고 했어요. 또, 사람들이 한복에 대해 불편할 거라는 편견이 있는데 그걸 좀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언제 처음 이런 활동을 시작하셨어요?
2013년도예요. 그때는 국내 여행부터 시작했어요. 어릴 때는 그래도 한복을 입을 기회가 있는데 중, 고등학생이 되면 몸은 커지는데 어른들이 한복을 안 사주시잖아요.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부터 다시 한복을 입기 시작하다가, 2013년부터는 좀 더 일상적으로 입으려고 노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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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입고 계신 것 같은 생활한복이 요즘 인기 있는 것 같아요.
옷에도 유행이 있잖아요, 롱스커트의 유행과 한복의 특성, 그런 게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일상적으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한복 스타일도 다양해졌고요. 더 이상 고루하거나 촌스럽지 않은 패션 아이템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불편하거나 촌스럽지 않거든요. 입고 다니면 오히려 ‘되게 예쁜 원피스 입으셨네요’ 하시기도 해요.

 

불편하게 보는 시선은 없나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물론 많았죠. 무당이냐, 관심 끌려고 하는 짓이냐, 하기도 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한복x고양이’에 대해 다루고 집중하기 시작했던 이유도 그런 공통점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 로미와 설기, 길냥이 출신으로 만난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한복에 대해서도, 고양이에 대해서도 편견이나 오해가 참 많아요. 어릴 때 TV를 보면 공포스러운 장면에 고양이가 등장한다든가, 고양이털 때문에 누가 죽었다는 루머에, 임신하면 고양이를 버려야 한다는 오해 등. 아직 고양이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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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들에 대해 잠깐 소개해 주세요.
첫째 로미는 올해 7살이에요. 당시 TNR을 하려고 구조된 길냥이가 알고 보니 임신 중이어서 병원에서 출산을 했대요. 그런데 병원에 불이 나서, 주변의 펫숍 사장님이 아이들을 구조하셨어요. 사실 저는 그때 고양이를 키운 적도 없고 결혼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선뜻 입양시키는 조건은 아니었는데, 그분도 뭔가 운명처럼 저에게 로미를 맡겨주셨어요. 지금은 무럭무럭 자라 거대묘가 되었고요. 둘째 설기는 집 근처에서 방황하던 유기묘였어요. 우연히 집에 데려오고 보니 임신 중이라, 새끼를 다 낳아 입양 보내고 어미묘인 설기는 저희 집에서 살게 되었어요. 그 뒤로 고양이는 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존재가 되었죠. 한복과 마찬가지로요.

 

그러고 보면 한복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양이가 해를 끼치는 동물이 아니라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가족인 것처럼, 한복도 불편하거나 틀에 박힌 옷은 아니에요. 꼭 고정된 형태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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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이 가장 큰 오해일까요?
한복이 당연히 아주 편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패션도 무조건 편한 게 일 순위는 아닌 것처럼, 한복도 예쁘게 입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부분도 있죠. 그리고 한복을 맞추는 사람에 따라 형태를 다양하게 할 수도 있어요. 저도 활동성을 위해 치마 길이감을 줄이는 편이거든요. 홑겹 저고리를 예전에는 속옷으로 입었지만 지금은 일상복으로 입는다든가, 전통적이진 않지만 심지어 반팔로도 입고요.
생활한복은 그뿐 아니라 세탁이나 관리 면에서도 훨씬 편하죠.

 

사실 고양이도 한복만큼 전통적으로 함께했던 동물이죠.
김홍도의 민화에도 고양이가 등장해요. 우리나라 옛 왕 중에서도 금동이라고 하는 고양이를 키웠는데, 너무 애지중지해서 임금님이 돌아가셨을 때 고양이도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우리 삶 속에 예전부터 자연스럽게 함께 있던 개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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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과 고양이의 어울림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한복이 돌, 나무, 풀 같은 자연의 색상이에요. 그래서 고양이와 한복은 자연과 자연의 만남, 순수와 순수의 만남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오해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한복과 고양이, 두 개체의 편견에 대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풀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러기 위해, 하시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면요?
실은, 누가 뭘 지적하거나 참견하면 사람들의 마음이 불편해지는 면이 있잖아요. 저는 적극적으로 알리고 권하기보다는, 제가 직접 입고 겪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어요. 박물관에만 전통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즐기고 누려야 살아 있는 전통이 되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느껴줬으면 좋겠어요. 한복과 고양이가 ‘생각보다 아름답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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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지유 

사진 강동수 

사진협조 권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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