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순돌이 보낸 지 237일째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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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순돌이 보낸 지 237일째 되는 날
조회1,590회   댓글2건   작성일3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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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안녕
우리 순돌이 보낸 지 237일째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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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순해서 순돌이, 우리 집 둘째 아들


지인이 금지옥엽으로 키우던 미니어처 슈나우저 한 쌍이 귀여운 새끼들을 순풍순풍 낳았다. 1남 2녀 중 두 마리는 지인 댁에서 키우고, 한 마리는 입양을 보내기로 했다. 믿고 보낼 곳을 고심하다 당첨된 게 우리였다.


우리 집에는 이미 5살짜리 은돌이라는 아들이 있었기에 마음은 딸내미를 키워보고 싶었다. 하지만 은돌이가 아직 중성화가 안 된 고로 왕자를 데려오기로 했다. 두 달 즈음에 데려왔는데, 첫 만남부터 내 품에 척 안기더니 집에 내려놓는 순간 은돌 형아 밥그릇을 향해 달려가서는 한 그릇 뚝딱 먹어치웠다. 성격 좋고 먹성 좋은 아가였다.


엄마 아빠 누나들도 그리워하지 않고, 첫날부터 잘 놀고 잘 자고, 화장실도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은돌 형아 따라 척척 잘 가리고... 엄청 순해서 이름도 순돌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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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갈피 끼워 간직한 기억


순돌이 두 살 적에 한 살 어린 여동생 쿠키도 길거리 캐스팅해서 삼 남매를 키우게 되었다. 순돌이는 은돌 형아와도 잘 놀았지만, 특히 쿠키와는 엄청 신나게 잘 놀았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삼 남매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특히 순돌이가 여행을 즐겼다. 새로운 곳에만 가면 쉴 새 없이 꼼꼼히 탐색(노즈워크)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했다. 지금도 아이들과 함께했던 여행의 순간들을 들춰 볼 때면 마음이 참 행복해진다. 언제든 펼쳐 보면 행복으로 물드는, 꽃갈피 끼워 둔 내 인생의 한 페이지. 그때가 무척이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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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는 만남이 약이다


은돌 형아를 먼저 보내고 순돌이는 쿠키를 더욱 챙겼다. 쿠키와 뭐든지 함께 하려 했고, 어디든 함께 가려 했다. 그런 쿠키를 또 먼저 떠나보내자 우울증이 굉장히 심했다. 넋이 나가 우리를 못 알아봤다. 장난감을 물고 흐느껴 울면서 온 집안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가슴이 철렁했다. 이러다 우리 순돌이도 죽을 것만 같았다.


우울증 치료를 받으러 가니 수의사 선생님이 치료책으로 순돌이 동생 입양을 권하셨다. 가슴 아픈 이별이 싫어 다시는 입양 안 하겠다 결심했는데... 하지만 이별에는 만남이 약이라고 했다. 다시 사랑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쿠키 데려올게”라 말하고 집을 나섰다. 초점을 잃었던 순돌이 눈동자가 순간 반짝하고 빛이 났다. 그렇게 넷째를 입양했다. 넷째 이름도 순돌이에게 익숙한 쿠키다. 쿠키가 온 첫날 순돌이의 우울증은 거짓말처럼 깨끗이 나았다. 정말 거짓말처럼!! 이러니 순돌이는 쿠키에 질투가 있을 리 없었고, 세상 그 누구보다 자상하고 따뜻한 오빠가 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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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벽력과 같던 선고


허무하게 두 아이를 보내고, 순돌이는 10살 때부터 6개월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꼬박꼬박 받았다. 조그만 이상이라도 미리 발견해 치료하면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암 선고받기 5개월 전에도 검진을 받았고, 엄청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기에 안도했다. 정말 20살까지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암이라니... 손 쓸 수도 없는 호스피스 과정이라니...

 

청천벽력과 같은 선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진단받을 당시 혈액 검사상 수치들은 모두 완벽하게 정상이었는데, 일주일이 지나자 나빠지기 시작했다. 태풍이 몰아치듯 빠르게 모든 장기가 망가져 갔다. 우리 아들은 진통제 없이는 지낼 수 없게 되었다. 너무 아프고 무서웠다. 아파하는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가슴 아팠고, 곧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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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던 네가 먼 여행을 떠났다


아이 몇을 보내도 이별에는 서투르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흘렀다. 밤엔 침대에서 함께 자던 순돌이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순돌이가 항상 눕던 잠자리를 더듬거리며 또 울었다.


그러던 중 쿠키 온몸에 온통 시뻘겋게 두드러기가 올라와 병원에 갔더니 스트레스성 두드러기란다. 오빠로 인해 쿠키도 많이 힘들어하는 거라고... 그 후로 쿠키 앞에서는 웃으려고 노력했다. 오빠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매일 넓은 애견운동장에 데려가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해 주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순돌이가 없는 시간에 조금씩 익숙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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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안녕, 영원한 내 아들 순돌이

 

지금도 너무 안아보고 싶고, 뽀뽀하고 싶고, 꼬순내 나는 발도 만져보고 싶고... 그저 아주 많이 그립고 그리운 내 아들. 순돌이에게 내 목소리가 닿는다면 이렇게 외치고 싶다. 순돌아! 15년 2달 10일 동안 엄마 아들로 살아줘서 고마워. 부족한 엄마여서 많이많이 미안했어. 엄마 열심히 노력해서 그 부족했던 거 다 채워놓을 테니까, 우리 다음에도 엄마와 아들로 꼭 다시 만나서 행복하게 살자.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 아들, 사랑해.​

 

  

CREDIT
글 사진 쿠순맘
그림 지오니
에디터 강한별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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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2
ũ  
우연히 글을 읽다가 보니 저하고 비슷하게 슈나들을 좋아하시고 지금도 키우시는 것갔아.못쓰는 글 적어보네요..저도 올해 3월28일 사랑하는 딸 예삐라는 17살먹은 슈나를 하늘로 보내고 힘들어한답니다..견주님 힘내세요..
답글 0
 
이글보다보니우리대견이생각에잠시..그맘잘보고담고가요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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