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유기견 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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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유기견 그 사이
조회1,479회   댓글1건   작성일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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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유기견 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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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시작

 

“아이 이름은 뭐라고 적을까요?”

세상 물정 하나도 몰라 보이는 한 녀석을 쳐다보면서 내뱉은 한 마디였다. 내가 그 녀석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녀석은 원하든 원치 않든 정말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과연 녀석은 순식간에 바뀌는 삶을 이해해주는 녀석일까.

 

“스타워즈 요다 닮았으니까 ‘요다’라고 할게요.”

 

이게 유기견이었던 요다가 나를 만나 새로운 삶을 찾은 첫 스타트의 기억이었다. 나는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요다는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을까? 녀석은 원래 다른 이름이 있었는데 ‘요다’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었을까? 유기견인 요다를 키우면서부터 나는 유기견 구조에 대해 관심이 더 생기기 시작했다. 버려질 이유가 하나도 없는 친구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했으면 했지만, 막연히 홀로 유기견 친구들을 돕자니 정말 어마무시하게도 많은 친구들이 존재했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감이 안 왔다.

 

활동하던 커뮤니티에서 유기견 구조를 본격적으로 하기로 했고, 나는 그들의 활동을 응원하며, 소소하게 도와주었다. 그러자 어느 순간, 버려진 친구들은 철장을 나와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기 시작하였고, 어느 누군가에겐 정말 소중한 가족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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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사이

 

어딘지도 모르는 공간에 있던 그 아이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분명 가족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혼자가 되어 당황스러워하는 그런 녀석들에게 우리는 새로운 만남을 이어주고 있다.

 

가끔은 너무 멀쩡하고 착한 녀석을 만난다.

가끔은 못 움직일 정도로 아픈 녀석을 만난다.

가끔은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리는 녀석을 만난다.

 

녀석들이 구조되어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전 처음 머무는 곳은 연계병원이다. 그곳에서 녀석들은 충분한 치료를 받고, 임시보호처나 입양처로 이동된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연계병원은 밤요남매가 아기 때부터 다니는 병원이기도 하다. 원장 선생님께 구조 활동을 이야기하고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녀석들을 차별 없이 받아주고 치료해 주셨다.

 

한 생명의 행복을 찾는 일에 숨은 조력자들이 꽤나 많다. 보호소 공고 기간이 끝나면 보호소 보호 연장 기간 문의, 안락사 문의하는 분들. 이동을 해야 한다면 보호소에서 병원으로 또는 임보처로 이동해주시는 이동 봉사자 분들. 치료해주시는 연계병원 관계자 분들. 입양 가기 전 녀석들을 보호해주는 임보자 분들. 그리고 입양자와 녀석을 연결해주는 아이 담당자분들. 아이들의 치료를 위해 만든 모금함을 위해 단체를 알리는 기획자 분들까지. 모두 하나같이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행복을 찾아주기 위해 무료 봉사로 노력해주신다.

 

언젠가는 우리의 역할이 없어져서 ‘아~ 할 일 없네!’라고 할 날이 오겠지? 이런 상상을 하며 가끔씩 웃곤 한다. 그런 희망을 갖고 오늘도 우리는 한 생명의 행복을 이어주는 일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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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끝

 

언제였더라. 평소와 다름없이 휴대폰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한 게시물을 보고는 정말 펑펑 운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이 머릿속에 너무 강하게 박혀서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핑 돈다.

 

‘내 가족을 파양합니다.’

 

파양을 하면서 가족이라는 단어를 쓰다니 이런 못된 사람을 봤나 하고 그 사연을 클릭했다. 장문의 그 글을 읽기 전까지 나는 ‘세상에 타당한 파양이 어디 있어?’라며 내 신념을 굳건히 믿었다.

 

정확한 제목과 문장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이렇다. 글을 쓴 견주님은 시한부 판정을 받았고, 그 견주님 옆엔 반려견이 하나 있었다. 견주님은 반려견을 정말 사랑하고, 그 친구도 누구보다 견주님을 사랑하는 걸 믿었기에 자기 죽음을 보고 그 친구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글이었다. 서로 얼마나 믿고 의지했을까. 마지막까지도 그 아이를 위하려는 마음이 너무나 절실하게 와 닿았고, 그래서 더욱 슬펐기에 글을 읽기 전 안 좋은 마음을 가졌던 나를 한참 꾸짖었던 기억이 난다.

 

세상엔 정말 많은 사건 사고가 있다. 그렇지만 한 생명체를 버리는 건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녀석들이 귀찮게 할 때도 많을 것이고, 꽤나 큰 사고를 칠 때도 있을 것이고, 경제적인 여건이 안 될 수도 있다.

 

녀석들 또한 당신을 귀찮아할 때도 있을 것이고, 당신의 행동에 힘들 때도 많을 것이지만 녀석들은 단 한 번도 당신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은 안 할 것이다. 누구보다 당신을 이해하려 하고, 믿어주는 착하고 소중한 생명을 쉽게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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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사진 최소희

에디터 김지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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