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아름다운 너, 춘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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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름다운 너, 춘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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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시 만 안 녕

여전히 아름다운 너,

춘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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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에게도 당황스러운 일이다.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면 어떤 마음을 갖고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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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이와 간장이


춘장이와 간장이는 6개월 터울의, 친구처럼 자매처럼 지낸 아이들이었다. 춘장이는 온몸으로 애교를 부리는 아이였으며 간장이는 이런 춘장이를 엄마인 나보다도 더 따랐다. 춘장이가품에 안기는 아이였다면, 간장이는 발치에서 자리를 잡고 가만히 기다리는 아이였다. 뭔가 하나 모자란 듯 뭔가 하나 아쉬운듯... 항상 분리불안이 심했지만 춘장이만 있으면 괜찮았다.

 

 

춘장이와 간장이 그리고 아기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말티즈 두 마리, ‘춘장이와 간장이’와 동거를 해왔던지라 아기가 태어나 자라면서도 집 안에 있는 개 두 마리의 존재는 당연한 부분이었다. 아기가 어느 정도 자라 힘이 세지기 시작하면서는 개의 털을 잡아 뜯는 행위나 위협하는 행위, 장난감을 던지는 행위 등은 절대 금지였다. 또, 아기가 떨어진 물건을 함부로 입에 대지는 않는지, 개들의 사료나 배변패드의 대변을 만지지는 않는지 쫓아다니면서 감시하는 것이 하루의 주 업무였다.

 

속싸개를 하고 있던 아기는 이미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는 아이가 되었고, 그렇게 4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개에게는 1년이라는 시간이 5년과도 같다고 하니 두 마리의 개에게는 20년의 시간이 지난 것과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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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이의 갑작스러운 죽음


춘장이는 하루아침에 갔다고 하는 표현이 맞는 듯하다. 아침까지 멀쩡하게 있던 춘장이가 급작스레 떠나게 된 것이다. 우리 가족은 춘장이의 죽음을 완전히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아이는 춘장이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엄마가 펑펑 울고 있으니 그저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개 두 마리가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던 집 안에 간장이 한 마리만 남게 되더니 간장이 마저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아이는 개들의 빈자리가 느껴졌는지 이제는 못 보는 거냐며 매우 슬퍼했다. 아이는 그렇게 슬픔도 알아가고 헤어짐도 알아갔다. 친정엄마는 아직 어린 아이가 슬픔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것 아니냐며 걱정을 하셨다. 하지만 어쩌겠나. 슬픔도 삶의 일부인 것을....

 

 

반려동물 화장터, 아이의 손을 잡고 가다


이곳은 슬픔이 가득한 곳이다. 아이의 재롱이 눈에 절대 들어오지 않는 곳. 오히려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가 상당히 거슬릴 수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춘장이의 화장터에 데리고 갔다. 함께 지냈던 춘장이의 마지막을 온 가족이 배웅해주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화장이 끝나고 분골이 되어 나오는 그때까지 아이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눈물 가득한 엄마의 눈치만을 살필 뿐이었다. 엄마든 아빠든 누군가는 아이를 봐주어야 한다. 우리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남겨진 가족


우리 집은 이제 말티즈 한 마리 ‘간장이’와 엄마, 아빠, 아들이 사는 네 식구로 줄었다. 아이는 문득문득 떠난 춘장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이제는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남은 간장이에 대한 애착도가 매우 커졌다. 삶의 일부였던 가족이 하나 떠나면서 남은 개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진 것이다.

 

아마도 남은 간장이마저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되면 아들은 나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릴 것이다. 아이의 슬픔을 위로 한답시고 새로운 개를 들이려 하지는 않을 거다. 슬픔을 받아들이고, 떠난 개를 마음에 묻고 사는 것도 반려동물과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춘장이에 대한 기억으로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있는 엄마, 춘장이를 추억하며 그리워하는 아빠, 떠난 춘장이가 문득 문득 보고 싶은 아들 그리고 남은 개 한 마리. 우리가족은 이렇게 또 한 번 부둥켜 안고 앞으로를 살아갈 것이다.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함께


‘자녀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해서’라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쉽게 입양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믿는다. 혹여 그런 분이 있다면 반려동물의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얻어지는 행복뿐만 아니라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통해 얻게 되는 슬픔도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또한 지금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운다면,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그 순간까지도 함께해야 함을 알게 해주었으면 한다. 슬퍼서 울더라도 충분히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마음 속에서는 항상 함께이지만 영원히 함께 살 수는 없음을 알게 되면, 아이도 그 시간을 소중하게 느끼며 보낼 거라 생각한다.

 

 

CREDIT

글·사진 여신구

그림 지오니

에디터 김지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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