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롱고롱, 상처 아무는 소리 <상상고양이> 김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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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롱고롱, 상처 아무는 소리 <상상고양이> 김경 작가
조회4,371회   댓글0건   작성일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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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롱고롱, 상처 아무는 소리


<상상고양이> 김경 작가

 

 

이수빈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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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만난 김경 작가는 밝은 얼굴이었다. 웹툰 <상상고양이>의 드라마화 때문만은 아니었다. 작중 종현을 닮은 김경 작가의 젊은 시절 또한 어두운 터널의 연속이었고, 작품을 빌어 자신의 상처와 마주한 그녀는 만화가 완결된 지금에서야 과거를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10여 년 동안 작가의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준 건, 복길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의 고양이들이었다.

 

<상상고양이> 드라마화 축하드립니다. 첫 웹툰인데 굉장하네요.


감사합니다. 지금 2화까지 방영됐는데 아직 1화밖에 못 봤어요. 집에 TV가 없어서요.

 

원작과 분위기가 조금 다르던데요. 감회가 어떠세요?


드라마 팀과 작업을 어느 정도까지 같이 하느냐 이야기가 오갔었는데요. 결과적으론 개입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독립된 각각의 작품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웬만하면 잘 나오길 바라죠.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야기한 것들이 여기저기 반영이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일 하고 봉급을 사료로 받는다든가?(웃음)

 

고양이, 그것도 나이 든 고양이와의 이야기를 그린 이유가 있나요?


고양이들과 12년 정도 같이 살았어요. 아무래도 노령묘들이다 보니까 고양이들이 나이 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 데려온 고양이와의 귀여운 이야기는 여기저기 많잖아요. 그런데 정작 나이 든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더라고요. 그리고 녀석들이 점점 나이가 들면서 기력이 없어지고 지금은 거의 안 움직여요. 치매기도 있고요. ‘고양이들이 떠나면 난 어떻게 될까?’ 그 마음 때문에 이 만화를 만들게 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작가님 홈페이지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봤어요.


네. 제 반려묘들이에요. 한 마리는 ‘복길이’고 또 한 마리는 ‘랑’인데 둘 다 덩치도 나이도 비슷해요. 랑이는 애기 때 데려와서 지금 12살이고 복길이는 그보다 많죠. 아마 14살 같은데, 추측한 거라 정확하진 않아요.

 

반려묘들이 <상상고양이> 복길이의 모티브가 된 건가요?


그렇죠. 복길이와 랑이의 특성을 섞어서 작중 복길이에게 넣은 거예요. 복길이라는 이름은 느낌이 좋아서 그대로 가져왔어요. 종현과의 첫 만남 등 나머지 상황은 다 바꿨지요. 주인공도 여자로 하려다가 너무 직접적인 것 같고 또 픽션 느낌을 주고 싶어서 남자로 설정한 거예요.

 

현실의 복길이와 작가님의 첫 만남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복길이는 전 주인에게서 입양해 온 녀석이에요. 지금이야 <상상고양이> 복길이처럼 의연한 성격이지만 예전엔 상처가 많았죠. 야생 짐승처럼 꽤 오랫동안 마음을 닫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나 고민했는데… 역시 사랑이 약이더라고요. 딱 3년 지나니까 마음을 열었고, 지금은 저한테 마냥 몸을 맡기고 발라당거리고 그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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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라니…. 복길이도 작가님도 많이 힘드셨겠어요.


그럼요. 이대로 잘 지내지 못할까봐 걱정이 많이 됐죠.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상황도 안 좋았어요. 속된 말로, 삶이 너무 빡세더라고요. 거처도 계속 옮겨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혼자면 고시원이라도 들어가서 버티면 되잖아요. 그런데 저는 고양이가 있어서 그것도 불가능했죠. 그래서 한때는 이 녀석들이 짐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굴곡 있는 인생을 살아오셨군요.


과거에 크게 아파서 사경을 헤맨 적이 있어요. 입원 치료를 받는 중에 부작용이 와서, 아마 나이가 조금만 더 많았으면 죽었을 거래요. 그때 당시 삶도 척박했고 그래서 면역체계도 많이 나빠졌었나 봐요. 계속 비몽사몽 누워만 있었어요. 도저히 일어날 의지가 생기지 않아서요.

 

그렇게 어려웠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그때 제게 힘을 준 게 바로 고양이들이었어요. 아마 저 혼자였으면 고시원을 전전하며 방황했을 텐데 그러질 못하고, 내가 없으면 이 녀석들은 버려지겠지… 책임감이 느껴지니까 뭔가 하게 되더라고요. 부모의 심정이 이런 거구나 했고, 여러모로 고양이들에게 힘을 많이 받았죠. 그 과정에서 서로 더 돈독해졌어요. 지금은 제가 고양이들에게 더 많이 의지하는 편이에요.

 

이야기를 들으니 종현과 복길이의 관계가 생각나는데요. 혹시 <상상고양이>는 작가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인가요?


<상상고양이>가 픽션이냐 논픽션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거의 대부분이 저의 경험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살면서 겪었던 일들을 작품에 넣어서 이어 붙여 흐름을 만든 거죠.

 

힘들었던 과거를 작품화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그게 꽤 힘들더라고요. 아픈 과거를 끄집어내는 게…. 치료가 된 줄 알았는데 꺼내보니까 온전히 치유된 게 아니었던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한번 탁 풀어내고 나니까 마음이 말끔해졌어요. <상상고양이> 완결 났을 때도 ‘아 시원해’, ‘드디어 끝났다’ 이런 느낌보다는 뭔가 울컥하더군요.

 

마지막 화를 인상 깊게 봤어요. 같은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하던 종현과 복길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로의 마음을 나눈 컷이잖아요.


저도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예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던 둘이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걷는 장면이요. 결국 복길이는 종현이의 기억 속에서 죽을 때까지 함께 가는 거잖아요. 그런 느낌을 예쁘게 표현하고 싶었고, 그래서 더 공들인 것 같아요.

 

복길이를 보낸 후, 종현은 결국 커피집 종업원과 만나게 되는 건가요?


<Her>라는 영화 아세요? 이 영화의 주인공도 상처가 있는 캐릭터인데 프로그래밍된 운영체제를 사랑하게 되죠. 그런데 프로그램이 오류가 나 없어지게 되고 결국 다시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돼요. <상상고양이>도 마찬가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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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사람이다’라는 걸까요?


현실의 사람과 소통을 못한 채 고양이에게 푸는 사람이 많아요. 저도 약간 그렇고요. 겁이 나니까. 고양이는 항상 100% 사랑을 주는데 사람은 튕겨져 나오니까 두려워서요. 하지만 결국은 사람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고양이에게 치유를 받아 성장하는 것 역시도 어쨌든 사람을 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상상고양이>는 종현의 성장 드라마군요. 종현은 작가님의 분신이기도 하잖아요. 작가님은 어떠세요?


결국 전 고양이 만화로 제 얘길 하고 싶었던 거예요. 그런데 제 이야기 한다고 하면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고 또 어두우니까, 귀여운 고양이를 빌어서 표현한 거죠(웃음). 연재하면서 독자 분들께 하소연이 담긴 메일을 많이 받았어요. 생판 남인 저에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적인 상처까지도…. 가끔은 울면서 읽기도 하고, 답장하면서 그분들과 소통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만화를 매개체로 서로 토닥여주는 느낌이랄까. 제 만화를 보면서 보통 독자 분들이 힐링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사실은 제가 가장 많이 치유된 것 같아요.

 

어쩌면 반려묘들이 작가님의 인생을 바꾼 걸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에요.


그렇죠. 고양이 없었으면 이런 책 못 만들었겠죠. 찌질하고 우울한 재미없는 만화 만들었겠죠(웃음). 고양이에게 위안 받아 생긴 기분 좋은 에너지를 작품에 넣고, 그래서 제 만화에 공감하는 분들이 생긴 것 아닐까요. 여러모로 고양이들 덕에 이만큼 성장한 것 같아요.

 

다음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또 다시 고양이 소재로 하실 예정인가요?


다음 작품은 맥주 만화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맥주를 좋아해서요. 맥주 집에… 고양이가 있는 거죠. 어쩔 수 없이 집사라서 이번에도 고양이가 조금이나마 들어갈 예정이에요(웃음). 고양이가 맥주 집을 홀로 맡으면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내용으로 생각 중입니다. 물론 맥주 정보 전달이 주가 되고요.

 

차기작도 기대되네요. 앞으로도 복길이와 랑이는 작가님과 함께겠죠?


물론이죠. 사람들의 카운슬러가 될 차기작의 맥주집 고양이도 여전히 복길이와 랑이를 모티브로 할 예정이에요. 지난 10년 동안 의지가 되어준 고마운 아이들이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게 제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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