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고양이] 모모, 기억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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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모모, 기억나니?
작성일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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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모모, 기억나니?

 

7월 1일 토요일 저녁, 단톡방이 난리가 났다. 엑스레이 판독조차 어려울 만큼 조그마한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길바닥에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었던 것. 요인은 외부 충격. 숨 쉴 때마다 피를 토하던 고양이의 코와 입가는 이미 피범벅이었다.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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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발견한 고양이 한 마리

 

퇴근길 집을 향해가던 미연 씨 앞에 우뚝 멈춰선 고등학생. 무언가를 유심히 보고 있어 호기심에 다가갔더니 아스팔트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엎어져 있었다. 코피를 줄줄 흘리고 야옹거릴 때마다 피를 토해내면서. 손바닥보다 작은 아기 고양이의 모습은 너무나 처참했다.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얼른 손수건에 감싸서 병원으로 향했을 만큼. 이동 중에도 숨을 쉴 때마다 피가 튀었다. 

 

“병원에서 외부충격이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분노했는지 몰라요. 엑스레이를 찍어도 장기 파열 상태조차 확실하게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고양이인데, 누가 이랬을까요? 진통제를 맞고 죽은 듯이 잠든 꼬맹이를 보면서 너무나 미안해졌어요. 학대자는 분명 사람일 테니까요.  차에 치였다면 즉사했을 상황이라 아마 던졌거나 고의로 떨어뜨린 것으로 예상했고요, 이 경우 내부 장기 파열로 이어지면 위험하다는 진단을 듣고 힘이 쭉 빠져버리더라구요. 어떻게든 살리고 싶은데 지켜볼 수밖에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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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애타게 찾으면서 힘없이 울부짖던 아기 고양이는 사료도 간식도 거부했다. 일단 꿀물만 약간 먹인 상태여서 살 수 있을지 확신도 가질 수 없었고 경과도 좋지 않아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뭐라도 먹어야 살 수 있을 텐데. 조금씩 입에 먹을 것을 넣어줘도 혀로 밀어내며 계속 잠만 잤다. 그러기를 일주일. 도무지 삶의 의지가 없어보이던 녀석이 드디어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입에서 나던 피는 멈췄어요. 코피는 좀 더 오래 났지만 이젠 잘 걸어다녀요. 좀 살 만해지니 성격이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 진짜 왕까불락(웃음). 쪼매난 게 식빵도 굽고 그래요, 자기도 고양이라고. 생쥐처럼 조그마하던 녀석이. 정말 다행이죠?”

 

야물딱지게 그루밍도 하고, 솜방망이 펀치도 날리는 녀석은 그 사이 건강만 되찾은 것이 아니라 살 집이 생기고, 사람 가족들이 생겼으며, 예쁜 이름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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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에서 모모가 되기까지

 

약봉지에 이름이 길고양이라고 적혔던 꼬마 고양이는 한 달 사이 ‘모모’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1차 접종을 하면서 고양이수첩에 적힌 이름도 이젠 ‘모모’. 반려 고양이가 없던 미연 씨네 외동묘가 되어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엉덩이를 들썩대는 모양은 딱 또래 고양이 모습이었다. 다쳤던 기억 따윈 지워버렸나 보다. 

 

피투성이였던 얼굴이 말개지자 예쁜 분홍 코가 나타났다. 아이라인 짙은 커다란 눈망울, 뾰족한 귀, 이 예쁜 아이가 그냥 길에서 죽을 뻔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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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데려와선 한동안 커다란 케이지 안에서 지냈어요. 출근을 해야 하는데 그 사이 어디론가 숨어버리면 찾기도 힘들 테고 안정도 필요할 것 같아서 동생과 함께 최대한 큰 케이지로 구매했지요. 반대하셨던 엄마도 잘 설득되었고 모모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지내주었어요. 차츰 먹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회복되었죠. 너무 다행이죠~. 세상을 떠나게 되어도 구조한 내 품에서 따뜻하게 보내주고 싶어 데려왔는데 이젠 걱정 없어요. 완전 건강한 고양이랍니다. 언제 아팠나 싶어요. 아깽이 파워인가 봐요.”

 

케이지에서 나와 지내게 된 모모는 집안 구석구석 못가는 곳이 없다. 어머니가 주무시는 그 옆에 가서 발라당 눕기도 한다. 간 크게도. 간만 큰가? 발도 크고 뱃살도 장난이 아니다. 벌써부터 거묘 조짐이 보인다. 많아봤자 태어난 지 3개월 정도로 추정되는 모모는 뒤에서 보면 아직 마른 고양이처럼 길쭉하지만 앞쪽 뱃살은 통통한 반전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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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코, 분홍젤리 모모

 

회사에서 돌보는 고양이가 있긴 해도 집고양이가 생길 줄은 몰랐던 미연 씨는 이제 모모 집사로 산다. 그날 그냥 지나쳐 버렸다면 모모는 어떻게 되었을까. 누군가 살려주기를 간절히 바랐던 모모의 외침이 미연 씨의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아닐까. 

 

길고양이들이 사료를 먹기 위해 마당으로 들어서면 유리창 너머로 슬그머니 바라보다가도 낚싯대 흔드는 소리에 정신없이 우다다 뛰어가는 모모는 아직 3개월 령 아기 고양이. 누가 약한 생명에게 몹쓸 짓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동물법이 미비해도 학대는 분명 범죄다. 모두가 모모처럼 운이 좋을 수도 없는 일. 8월 휴가철, 더 이상 휴가지에 버려지는 반려동물 뉴스도, 학대 소식도 들려오지 않을 만큼 동물법이 강력해지기를 소망해본다. 

 


CREDIT

박수현 객원기자

사진 최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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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6
교원  
저희집도 개한테물려죽어가던 아이  구조해서 지금 잘크고 잘지내고있어요!!
볼때마다 내가더미안하고아픈손가락같기도해서 마음이더쓰이더라구요. . 그아이는벌써2살이다되어가고있답니다 ㅎ 모모도 튼튼하게잘클꺼예요!!  그것도아주미묘로!!!행복하세요♥고양이는사랑입니다. . .
답글 0
ㅎ_ㅎ  
천사가 있다면 고양이들,동물들이 아닐까싶은데 어떤 악마같은 사람이 저런 짓을..그래도 다행이 좋은 가족을 만나게되어 정말 정말 다행이에요ㅠㅠ모모야 이제는 아프지말고 행복해야해❤️
답글 0
김슬기  
모모가 천국이 아닌 천사를 만나서 다행이네요.
답글 0
boi  
좋은집사님을 만나 너무 다행이네요ㅠㅠ 이런 학대글 볼때마다 마음이 찢어저요 진짜...
답글 0
 
모모야 행복하고 건강해
답글 0
k84****  
학대하는인간들 진짜그러지 마요
나중에 다 돌아와요..
니몸에다 학대를 하라고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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