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강아지 | 우리가 함께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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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강아지 | 우리가 함께한 시간
작성일3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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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강아지

우리가 함께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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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아! 사랑하고 고마웠어~”라고 새겨진 포슬린 공방 한 켠에 놓여진 접시 두 장.

동그스름한 눈,코,입에 발까지 오동통한 시츄 몽이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을 다 담을 수는 없었다. 어쩌면 단 한 순간도 담기지 않았을지 모른다. 아직도 이렇게 보고 싶은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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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되어주고 싶었던 강아지 한 마리

 

가족과 떨어져 독립하면서 남자친구에게서 강아지 한 마리를 선물받게 된 해진씨. 당시 남자친구와 함께 보러 간 강아지들 사이에서 유독 힘없이 웅크리고 있던 시츄를 데려오려하자 그는 반대했었다. 

 

“애교도 없고 활발하지도 않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더니 정말 시츄를 키울거냐고 묻더군요. 더 예쁘고 더 애교스러운 강아지들이 많았지만 몽이만 보였어요. 눈에 핏줄까지 서 있었는데도 몽이에게 자꾸 눈길이 가더라구요. 그 아이의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지요. 너무 강해서 다른 강아지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첫 눈에 반한 강아지치고 몽이는 사실 문제가 많은 반려견이었다. 눈의 핏발은 곧 사그라들었으나 피부가 너무 예민해서 동물병원에 내원할때마다 알러지 주사와 약을 타와야했고 약용삼푸로 꼭 목욕시켜야했으며 조그마한 일에도 피부가 곧잘 벌겋게 변하곤 했다. 

 

“피부관련 병원비만 500만원이 훌러덩 깨졌어요. 반려동물을 책임진다는 건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지요. 아플 때 보살피는 건 물론 감당해야할 병원비도 고려되어져야해요. 예쁘다고 덥석 데려왔다가 약간만 아파도 버리는 건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몽이와 둘이서 살다가 공방을 내면서 다시 가족과 함께 살게 된 해진씨. 둘이 살 때도 좋았지만 몽이의 마지막을 가족과 함께 지킬 수 있었던 건 지금 생각해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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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와 몽이의 시간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 시골집엔 강아지들이 많았지만 학교 다녀오면 한 마리씩 없어졌다. 어머니가 동물을 좋아하지 않아 그 흔한 염소도 없었던 해진씨의 집에 시츄가 함께 살러 온 것이다. 더군다나 마당도 아닌 집 안에서 키우는 강아지라니. 

 

하지만 유독 몸이 약해 수술 한 번에, 입원을 두 번이나 해야 했던 몽이는 과거 해진씨를 사로잡았던 그 눈망울로 그녀의 어머니의 마음까지 사로잡기에 이르렀다. 공방이 바빠지자 대부분의 시간을 어머니와 보내야했던 몽이. 열세 살 무렵부터는 양쪽 다리가 다 탈골되어서 혼자 걸을 수도 없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어머니는 몽이를 손수 품에 안고 화장실로 데려가시곤 했다. 좋은 공기, 나무 냄새, 바람 소리를 잊을까봐 끌어안고 산책까지 다니셨던 어머니. 

 

“정이 드니까 참 무섭다고 하시더라구요. 몽이를 보내고 저만큼이나 엄마가 우셨어요. 수술 가망이 있다면 하고 싶었는데 수술을 견뎌낼 수도 없거니와 재활 6개월을 버틸 힘이 몽이에겐 없을거라고 병원에서 만류하셨지요.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는데 혼자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마 저도 몽이도 가족과 함께여서 그 시간들을 좀 더 평화롭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출근할때마다 몽이에게 미안했던 마음은 퇴근 후 어머니를 통해 하루 일과를 전해들으면서 눈녹듯 사라지곤 했다. 해진씨와 몽이와의 시간도 소중했지만 몽이로 인해 평생 동물을 안좋아한다고 말해온 어머니가 변해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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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함께 한 15년을 추억하며...

 

시골집으로 돌아오면서 또 한 가지 걱정된 점은 인근에 동물병원이 없다는 점이었다. 도심까지 나와야지만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몽이에게 갑자기 응급상황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주치의 선생님이 해 주신 말씀이 잊혀지질 않아요. 몽이는 내일 바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서 차라리 공기 좋은 곳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다가 보내주는 편이 훨씬 행복한 기억을 채워주는 일이 될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피부도, 다리도, 심장도 모두 안좋았는데 약은 자꾸 늘어나고 또 그 늘어난 약만큼 심장엔 무리가 올 수 밖에 없어서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어쩌면 도시에서 산 13년보다 시골집에서 산 1~2년이 몽이에겐 더 행복했을지도 몰라요. 병원 대신 매일 엄마랑 숲길을 산책하고 퇴근 후엔 부리나케 달려와서 안아주던 저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소중했을지도 모릅니다. 몽이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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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을 함께 한 몽이를 봄에 떠나보내면서 가족의 마음엔 구멍이 하나 생겨버렸다. 보고싶고 그립지만 다시 만날 수 없는 몽이와의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건 아직도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다른 누구도 아닌 몽이를 데려온 일을 단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는 해진씨. 그 그리움을 담아 공방 한 켠에 몽이의 얼굴을 그려놓았다. 이젠 출근해서 줄곧 함께인 셈이다. 

 

                     

 >>> 손그림 카페 공방 : 경북 경산시 대평동 429-12번지​

 

 

CREDIT

  박수현

사진 박해진

에디터 강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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