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행자의 일상여행기 #021

칼럼 전문가에게 듣는 동물 이야기
칼럼  l   고양이 여행자의 일상여행기 #021
조회 1608   2015-07-14
고경원 길고양이 통신


고양이의 날 전시와 독립출판물

  

 

2009년 9월 9일 시작한 고양이의 날 기획전이 올해로 벌써 7회를 맞이한다. 일곱 번을 치른 기획전이니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설레고 긴장되는 건 여전하다. 매년 초 시작되는 작가 섭외부터 전시 공간 확보, 전시 기념 독립출판물 제작까지 하나하나 내 손길이 닿지 않은 일이 없고, 전시 종료 후에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한 선물을 후원자들께 보내드려야 하니 그해 10월까진 ‘끝나도 끝난 게 아닌’ 셈이다.

 

많고 많은 날 중에 9월 9일을 고양이의 날로 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고양이를 요물로 여겨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라 말하는 대신, 그 숫자만큼 질기고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남길 기원하는 ‘아홉 구’(九), 그들이 아프지 않고 오래토록 주어진 삶을 누리길 기원하는 ‘오랠 구’(久)의 음을 따서 정한 날짜이기 때문이다. 이 두 글자가 모여 생명을 구하는 구할 구(求)의 의미를 담기를 바라며 매년 기획전과 강연회, 고양이도서관 등 부대행사를 진행한다.

 

애묘인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고양이의 날’이라면 아직도 생소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다. 국가 공인 기념일도, 동물단체에서 정한 기념일도 아니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길고양이 동네를 지켜봐오면서, 1년에 하루만이라도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이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그 날은 길고양이로 인한 피해만 강조하는 언론 매체나 공포영화 등에서 불운의 상징으로 묘사된 고양이가 아닌, 그들의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는 동물운동이나 캠페인 등의 형식을 취하기보다, 전시나 강연회 등의 문화운동을 통해 좀 더 친근하게 고양이 문제를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하는 게 효과적이리라 생각했다.

 

다행히 학부 때 미술을 전공하면서 기획공모전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어 전시 기획이나 진행에는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졸업 후 기자로 일을 시작하면서 쌓은 경험도 도움이 됐다. 특히 여러 고양이 작가들의 참여 덕분에 매년 전시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내가 만난 길고양이들의 희로애락을 사진으로 전하는 것뿐이라면 그저 내 개인전으로 끝나겠지만, 다른 작가들의 시선으로 묘사된 고양이의 다양한 모습이 함께하기에 ‘고양이의 날’ 전시는 더욱 풍성해진다.

 

이런 행사를 시작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이다. 그리고 “고양이의 날 기획전은 보러갈 만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이다. 1년에 단 하루, 그날을 기다리는 분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이 전시의 취지에 공감하는 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막바지 준비에 바쁘다. 올해 전시 주제는 ‘행운고양이’. 7회를 맞이한 ‘고양이의 날’ 전시에 걸맞게, 행운의 숫자 ‘7’에 담긴 행운을 고양이와 접목시켜 각자의 시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참여 작가도, 전시 공간도 정해진 지금 한 가지 과제가 남았다. 전시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토대로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것. 지금까지 줄곧 기획자의 사비로 진행해온 전시이다 보니, 제작비가 많이 드는 작품집이나 인쇄물 등은 엄두를 못 내다가, 2013년 5주년 기념전 때 처음으로 독립출판물 제작을 시도했다. 2013년 9월 출간된 <고양이를 여행하다>가 그 결과물이다. 국내 출판시장에서 ‘최초의 세계 고양이 여행 사진집’이 된 이 책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세를 몰아 이듬해 고양이의 날 전시에는 한‧일 섬고양이 사진집 <고양이, 섬을 걷다>를 출간했다. 출판물 제작과 전시장 대관 등에 적잖은 금액이 들다 보니 순수익은 거의 없지만, 적으나마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수익금 기부도 하고 책자도 기증할 수 있어 해볼 만한 일이다 싶었다. 또 전시를 직접 보러 오지 못하는 분들께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 수 있다는 게 좋았다.

 

2013년과 2014년 제작한 독립출판물이 사진집 형식을 갖췄다면, 제7회 고양이의 날 기념 독립출판물은 ‘행운’이라는 테마와 어울리는 선물 같은 형식의 책으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서울문화재단의 ‘소소한 기부’ 프로젝트에 ‘고양이의 날 기획전’ 프로젝트가 선정되면서, 7월 27일까지 크라우드펀딩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이번 크라우드펀딩은 소액 후원자들이 사전구매 형식으로 원하는 금액을 선택해 후원하면, 펀딩 종료 후 후원금에 해당하는 선물을 보내드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혹시 관심이 있다면 들러주시길.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서울문화재단의 ‘제7회 고양이의 날 기획전-행운고양이’ 안내 페이지로 접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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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행자’에게 가장 큰 행운은 여행지에서 만난 고양이다. 고양이 전문기자 고경원은 우연하지만 특별한 그 만남에서 여행을 이어갈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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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 김대영은 불교의 무재칠시(無財七施)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고양이 사진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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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가 박경란(animal.K)은 미국 유학 시절 입양한 젖소무늬 고양이 보코의 세계여행을 유머러스한 그림으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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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여행 작가 박용준은 서일본(간사이) 지역에 행운을 가져다준 고양이들의 사진을 전시한다. 일본의 ‘네코 로드(고양이 길)’를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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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화가 이은규는 옛 그림인 듯 보이지만 현재진행형인 그림을 통해, 행복은 예나 지금이나 소소한 일상의 소동에서 온다는 걸 보여주고자 한다.

 

   

글·사진 고경원 (<길고양이 통신>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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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소개

고경원 길고양이 통신
2002년부터 길고양이의 삶을 사진과 글로 전하면서 출판, 전시, 강연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블로그 ‘길고양이 통신’(catstory.kr)에서 다양한 지역의 고양이 여행기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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