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양이 축제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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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양이 축제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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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 길고양이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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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행자의 일상여행기                      

#023 복고양이 축제를 찾아서

 

2월 22일은 일본 고양이의 날, 8월 8일은 세계 고양이의 날, 9월 9일은 한국 고양이의 날로 불린다. 그럼 9월 29일은 무슨 날일까? 일본에서는 ‘쿠루후쿠 마네키네코 마츠리’(来る福招き猫まつり), 즉 복을 불러오는 복고양이 인형 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이 날은 1995년 일본 마네키네코클럽에서 제정한 기념일로, 사람들을 위해 앞발을 흔들며 밤낮 가리지 않고 복과 재물을 불러준 복고양이(마네키네코)들을 기리는 날이다. 9월 29일이 복고양이의 날로 제정된 이유는 복고양이 인형이 오른쪽 앞발을 치켜들어 돈을 긁어모으고, 왼쪽 앞발로는 손님을 부르는 모습이 숫자 929의 모양과 흡사하기 때문이라 한다. 이 날짜의 일본어 발음이 ‘쿠루후쿠’(来る福)와 비슷하게 들린다는 점도 한몫했다.

 

매년 9월 29일과 가장 가까운 토·일요일 이틀간 복고양이 축제가 열리는데, 아이치 현(愛知県) 세토 시(瀬戸市)와 미에 현(三重県) 이세 시(伊勢市)가 복고양이 축제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중 오카게요코초는 2009년 출간한 일본 고양이 여행기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에도 소개한 바 있다. 2008년 취재 시 가보지 못한 세토 시의 복고양이 축제를 늘 궁금해하다가, 나고야 고양이 여행을 떠났던 2012년에 들러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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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네키네코 박물관 앞 주차장은 축제 장소로 활용되어 다양한 노점이 들어선다. 마네키네코 모양을 본뜬 박물관 소유 자동차 번호판이 9.29인 것이 흥미롭다.


세토 시가 복고양이의 도시로 자리 잡게 된 건 아이치 현 도코나메 시(常滑市)와 더불어 마네키네코의 초창기 산지로 널리 알려진 도자기 마을이기 때문이다. 도자기 기념품 중에서도 복을 불러다주는 고양이 인형은 일본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는 선물이다. 게다가 고양이 사진가로 유명한 반도 간지(板東寛司)와 아라카와 치히로(荒川千尋) 부부의 소장품 수천 점을 보유한 마네키네코 뮤지엄이 세토 시로 옮겨오면서, 이곳에서 지속 가능한 복고양이 축제가 열리게 됐다.

 

메이테츠 세토 선 오와리세토 역 관광안내소 앞에 마련된 이벤트장에서부터 축제는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고양이 모습의 페이스 페인팅을 무료로 해볼 수 있다. 초행자라면 관광안내소에서 나눠주는 스탬프 랠리 지도를 참고해 곳곳을 돌아보는 게 좋겠다.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은 도자기 박물관인 세토 구라 뮤지엄. 일본 전역에서 참여한 작가들이 만든 창작 마네키네코를 전시하는 ‘일본 마네키네코 100인전’이 열리고, 1층 체험장에서는 백자를 알록달록 채색해 나만의 마네키네코를 만들 수도 있다. 축제 기간 동안 메인 축제 장소인 세토 구라 뮤지엄과 마네키네코 뮤지엄 일대는 온통 고양이 테마의 물건과 볼거리로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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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루후쿠 마네키네코 마츠리의 메인 전시장 중 하나인 세토 구라 뮤지엄. 1층에는 마네키네코 인형 만들기 체험객으로 붐빈다.

 

 

축제를 구경하다 출출해지면 고양이 모양의 도자기 그릇에 다양한 음식물을 담아 파는 도시락을 사 먹어도 좋겠다. 가격은 일반 도시락보다 약간 비싼 편이지만, 그 해의 복고양이 축제에만 제작해 한정판매하는 도자기 도시락을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축제장 인근의 몇 군데 식당이 동참하는데, 인기 있는 도시락은 금세 매진된다.

 

축제장 일대를 돌며 얼굴에 고양이 분장을 한 어린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슬며시 웃게 됐다. 비록 인형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고양이를 행운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며 친근하게 느끼는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고양이를 함부로 대할 수 없지 않을까? 요물 같은 모습으로 왜곡된 고양이가 아닌, 긍정적인 시각으로 고양이를 보여주는 다양한 시도들이 늘어날 때 고양이에 대한 편견도 조금씩 걷혀갈 것이라고 믿는다. 복고양이 축제의 힘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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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토 구라 뮤지엄 1층의 ‘나만의 마네키네코 만들기 체험’에서 완성된 복고양이 도자기 인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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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와리세토 역 관광안내소 앞 이벤트장에서 어린이에게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는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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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타마 전철 속에 들어가 기념 사진을 찍는 아이들. 복고양이 축제에 행운의 역장 고양이 타마가 빠질 수 없다.​


올해 세토 시에서 열리는 제20회 ‘쿠루후쿠 마네키네코 마츠리’는 9월 26일과 27일 이틀간 진행된다. 일본 복고양이 축제에 가보지 못해 아쉽다면 한국 고양이의 날 기획전에 들러보시길. 9월 9일부터 30일까지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 카페 본주르에서 제7회 고양이의 날 전시가 열린다. 마침 올해 주제도 ‘행운고양이’다. 일본에서든 한국에서든 고양이가 안겨주는 행운을 한껏 받아 가시기를.


CREDIT

글·사진 고경원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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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소개

고경원 길고양이 통신
2002년부터 길고양이의 삶을 사진과 글로 전하면서 출판, 전시, 강연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블로그 ‘길고양이 통신’(catstory.kr)에서 다양한 지역의 고양이 여행기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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