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를 찾아서, 고양이 보호소 ‘파랑새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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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를 찾아서, 고양이 보호소 ‘파랑새 쉼터’
작성일1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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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를 찾아서, 

고양이 보호소 ‘파랑새 쉼터’

 

 

“나만 아는 비밀 장소라고 생각하고 오세요.” 문을 밀고 들어가면 따뜻한 바람이 몸을 감싸고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고양이가 사랑스럽게 야옹거리며 몰려들 것만 같은 동화 속 나라로 초대하는 듯한 이 말이 ‘파랑새 쉼터’가 방문객에게 건네는 첫 메시지다. 

 

파랑새 쉼터는 서울 하늘 아래 창동과 이문동 두 곳에 있다. 이곳에서 140여 마리의 고양이가 아픈 몸을 누이고 다친 마음을 돌보며 시간을 보낸다. 여느 동화가 늘 그렇듯 그곳에는 동화 속 마녀처럼 괴팍하다는 평을 듣는 깡마른 할머니, 딱히 바라는 것도 없이 열심히 이것저것을 만들어 팔고 그 수익금을 주는 난쟁이와 쉼터에 필요한 물품을 사다주거나 보내주는 요정 같은 입양자와 봉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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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방문객이 오면 호기심어린 눈으로 나와 보는 파랑새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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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랑새 쉼터의 중심, 아리 소장님

 

 

힘없고 약한 생명, 너희는 사랑이어라

 

보호소보다는 쉼터라고 불리고 싶다는 파랑새 쉼터의 소장은 사람이 아닌 아리라는 3살짜리 카오스 고양이다. 3개월 된 새끼 고양이로 쉼터에 입성했던 아리는 현재 쉼터 고양이 사이의 균형과 꼬물이들 돌봄을 담당하고 있다. 쉼터의 터줏대감으로 텃세를 부릴 수도 있지만, 새 식구에게 아리가 보여주는 것은 배려나 희생, 사랑이다. 아깽이의 그루밍과 배변 유도 및 처리도 아리가 맡고 있다. 구조되는 새끼고양이의 수가 많을 때면 눈은 때꾼해지고 털마저 푸석해질 정도로 아리는 식구 돌보기에 열심이다. 

 

아리가 파랑새의 정신으로서 중심을 잡고 있다면, 파랑새의 살림과 관리를 맡고 있는 이는 ‘보배 할매’라 불리는 조천사 씨다. 개인봉사자로 버려진 동물을 만나기 시작했고, 20여 년째 그들을 돌보고 있다. 봉사자에서 구조자로 그녀를 이끈 것은 보호소 한쪽 구석에서 외로이 앓고 있던 고양이 여덟 마리였다. 이들을 집으로 데려가 돌본 뒤로는 봉사를 가는 보호소마다 눈에 밟히는 생명이 있었다. 대단한 일을 한다는 생각 없이, 아프고 힘든 생명을 데려와 치료하고 잠시라도 편히 쉬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 그것이 출발점이자 지금도 진행 중인 이 일의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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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랑새 쉼터의 보배 할매, 조천사 씨

 

 

파랑새의 정신, 고양이 중심주의

 

파랑새 쉼터의 소장이 아리라고 하는 것은 빈 말이 아니다. 임대계약서에도 아리의 이름이 당당히 쓰여 있다. 인간의 법으로야 유명무실하지만, 쉼터 사람들은 아리를 비롯한 쉼터의 고양이 모두가 이곳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월요일과 병원 가는 날을 제외하면, 오전 11시에서 오후 10시까지 파랑새 쉼터는 누구에게나 활짝 문을 열어놓고 있다. 특히 고양이를 진심으로 아끼고 진정으로 가족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환영한다. 그러나 단순 호기심이나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파랑새 쉼터에 들어섰다간 괴팍한 할머니에게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이곳은 철저하게 ‘고양이 중심주의’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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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이다옹! 방문객 소리에 일제히 고개와 귀가 돌아간다.

 

 

고양이 중심주의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입양 절차에서다. 파랑새 쉼터에서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다면, 먼저 쉼터로 가서 고양이와 교감하고 입양하고 싶은 아이 둘 정도를 정해야 한다. 이때 두 아이를 선택하는 것은 최종 확정 때 한 아이가 아프거나 약을 먹어야 할 경우 입양이 보류되기 때문이다. 

 

그 이후 신청서를 작성하고, 입양 담당자와 전화 인터뷰를 한다. 단순 호기심이나 일단 키워보자는 옳지 못한 신청을 거르기 위해서이다. 이 심사를 통과하면 예비 입양자는 고양이와 함께 살 집‧현관 출입구‧창문 등을 찍어서 운영진에게 전송한 뒤 구비해야 할 필요물품을 전달받는다. 대개는 방묘창이나 방묘문 같은 것이다. 그사이 쉼터에서는 확정된 고양이를 병원으로 데려가 최종 건강 검진 및 접종 체크를 한다. 예비 입양자가 쉼터의 요청을 모두 완료했다는 인증 사진을 보내주면, 입주 날짜를 정하고 아이를 입양자의 집에 데려다 준다. 

 

흔히 동물 입양에는 ‘책임비’라는 것이 있다. 보통 3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에서 책정되는데, 파랑새는 책임비가 없다. 그 대신에 입양 확정 후 1년간 입양 간 고양이의 소유는 쉼터와 입양자 공동의 것이라는 조건이 있다. 1년 동안은 고양이의 생활 외 다양한 것을 쉼터에 알려주어야 하며, 파랑새의 지정 항목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고양이를 반환해야 한다. 

 

이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까다로운 절차는 보내고 끝나는 입양이 아니라 가서 사고 없이 사랑받고 사는 행복한 입양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오해를 받을 때도 많았지만, 덕분에 파랑새의 입양자들은 쉼터와 매우 단단하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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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의, 고양이를 위한,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 중심주의

 

 

파랑새의 꿈

 

파랑새 쉼터는 지방 시보호소나 환경이 열악한 사설보호소에서 치료받지 못한 채 공고에 올라가 있는, 사실상 구조 포기 상태에 놓인 고양이를 우선으로 한다. 그런 아이들은 대부분이 몸 어딘가가 고장 나 있거나 터지고 부러져 있다. 마음 역시 깊이 다쳐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체계적인 병원 치료와 퇴원 후 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파랑새의 경우, 구조 결정 후에는 바로 병원으로 고양이를 이송해 필요한 검사나 치료‧수술을 받게 하고, 그 후에 쉼터로 옮겨 휴식이나 재활‧순화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면서 새 가족 만날 준비를 한다. 또한 쉼터에 온 뒤라도 아픈 기색이 있으면, 24시간 언제든 병원으로 향한다.  

 

파랑새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오래 인연을 맺어온 연계 병원이 있어 언제고 아픈 고양이는 병원으로 데려갈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항상 묵직한 짐이다. 그 외에도 두 곳의 임대료에 140여 마리 고양이의 사료와 화장실, 관리물품, 죽은 아이의 장례비용까지 대단한 자산 없이는 운영하기 어려운 규모다. 그래서인지 곧잘 “부자 보호소”라는 소리를 듣는다. 처음에는 그런 소문에 상처도 받았지만, 이제는 “우리 파랑새가 그렇게 좋아 보이나 봐요. 우리가 잘 운영하고 있다는 칭찬으로 듣죠.”라며 담담히 넘길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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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고 힘든 아이가 마음 편히 쉴 수 있기를….

 

 

만일 파랑새 쉼터가 부자라면, 그것은 돈보다는 사람일 것이다.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서주는 입양자와 봉사자,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구조자나 보호소 관계자들은 파랑새의 든든한 양쪽 날개가 되어 준다. 그들 덕분에 파랑새는 모금이나 후원보다는 스스로의 능력을 키워 운영할 수 있는 자립형 쉼터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입양자나 봉사자, 재능후원 예술가들과 힘을 모아 제품을 만들고 열심히 판매한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는 1년 중 200일 이상을 쉼터에 상주하며 고양이를 돌보는 보배 할매 조천사 씨가 있다. 

 

그녀에게 파랑새 쉼터의 미래와 꿈에 대해서 물었다. “작더라도 사랑이 넘치는 밝은 쉼터, 아프고 힘든 생명이 쉬어갈 수 있는 곳, 봉사자와 입양자 모두가 참여해 체계적인 구조 및 입양 시스템을 가지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보호 시설, 진심으로 생명을 귀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 늘 문이 열려 있는 사람과 동물을 위한 공동체가 파랑새 쉼터이기를 꿈꿉니다.” 그녀의 대답이다. 

 

긴 여행 끝에 파랑새를 만난 틸틸과 미틸처럼, 이 소박하고 이타적인 꿈이 꼭 이루어지길, 그리고 꿈으로 가는 길이 고단하고 척박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 역시 그들이 꿈꾸는 동화처럼 이상적인 쉼터가 현실이 되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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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인간이 할게, 너희는 그저 즐거이 놀렴

 

 

CREDIT

김바다 | 《이 많은 고양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필자

사진 행복한 야옹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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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5
하딸강  
어머나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쉬는 곳이 있는거 저는 왜 몰랐을까요?
그런데 어쩌면 저렇게 하나같이 다 귀티가 나는지 보배할매라는 분께서
얼마나 잘 돌보아주시는지 알것같아요
참 많이 고맙습니다
답글 0
우주까망  
너무 예쁜 파랑새 친구들ㅜㅜ 새해에는 모든 고양이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ㅠㅜ
답글 0
정선주  
아이들이 모두 입양가서 쉼터가 문을 닫았으면.....보배할매 아플일이 없길.....너무 간절히 바라는곳이예요.더 잘 알려져서 보배할매의 짐이 좀 덜어졌음합니다
답글 0
미스테리마녀  
파랑새쉼터에 가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이러니 저러니 무슨 긴말이 필요하겠습니까 ...
늘 쉼터와 아이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보배할미 말마따나
너희는 사랑이어라 ...  이 한마디면 되지않을까요?
이런 쉼터가 좀더 여유롭고 풍족해져서 아이들도 더 편하게
지낼수있게되고 정말 좋은 새 가족을 만나 평생 행복해졌으면하고 바래봅니다 .
답글 0
까미엄마요  
파랑새는 다른 쉼터와 달리 아픈아가들 사진을 걸고 후원모금을 한 적도 한번도 없는,스스로 자립하려는 노력을 하는 곳입니다.쉼터는 오직 고양이를 기준으로 운영돼요~넉넉하진 않지만 콩 한쪽도 나누고,고양이만 생각하는 점! 많은 분들이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시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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