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AI 감염, 너무 걱정 말고 조금만 주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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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AI 감염, 너무 걱정 말고 조금만 주의합시다
조회 2979   1년전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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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AI 감염, 불안하신가요?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야생 조류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철새의 이동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100%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대 최악의 고병원성 AI 피해’라는 수식어와 함께 3천 2백만 수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피해 금액은 최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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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AI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고병원성 AI와 달리 그 어느 때보다 인체감염 위험이 높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AI 바이러스의 인체감염이 단 한 건도 없었으나, 이번 바이러스는 병원성이 강하고, 이미 중국 등 해외에서 인체감염을 통해 사망자를 발생시킨 혈청형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신종플루가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형되어 사람에게까지 전파된 것처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형이 심하고 종간 전파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AI 바이러스 역시 Avian(조류)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개, 고양이 등 포유류에도 감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혹시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AI에 감염되고, 더 나아가 사람에게까지 전파될까 걱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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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1건도 없는 ‘고양이->인간’ AI 전염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30일 경기도 포천 AI 발생 지역에서 폐사한 고양이가 AI에 감염됐던 것으로 판명되면서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은 AI로부터 안전한가?”라는 우려는 더 커지고 말았다.

 

필자도 “개, 고양이도 AI 감염돼? 나는 어떻게 해야 돼?” 등 이와 관련된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결론부터 짧게 얘기하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최소한의 주의는 기울여주세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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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H5 혈청형의 AI 바이러스가 고양이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단 한 건도 없다. 그저 H7형의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고양이로부터 사람에게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단 1건 있을 뿐이다. 

 

이 사례는 미국에서 발생한 사례였는데, 감염된 사람의 직업이 수의사였다. 지난 2015년 12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동물보호센터(ACC)가 보호 중인 고양이 45마리에서 H7N2형 AI 감염이 확인됐고, 이들과 접촉한 수의사, 입양가정 등을 대상으로 추적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양이를 돌보던 수의사 1명이 H7N2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었다. 하지만 이 수의사는 별다른 문제없이 금세 회복했다.

 

미국질병관리본부는 “이 수의사는 바이러스 전염을 막을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감염 고양이의 호흡기 분비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며 “미미한 증상을 보인 후 정상적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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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 해석과 언론 선동이 고양이를 죽인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죽은 고양이들의 폐사 원인이 AI 때문이라고 밝혀진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그저 죽은 고양이의 사체에서 AI 바이러스 항원이 검출됐을 뿐 이 이상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는 이미 고양이와 관련된 사건의 확대 해석과 언론의 선동의 얼마나 무서운지 확인한 바 있다. 지난해 가을 한 수의과대학 연구진이 “우리나라 길고양이 일부에서 일명 살인진드기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단순히 일부 고양이의 혈액에서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연구결과일 뿐인데,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살인진드기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보도해 큰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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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작은소참진드기(살인진드기의 정식명칭) 중 단지 0.5%만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고, 동물을 통해 사람에게 SFTS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시청자들에게 괜한 우려를 안겨준 것이다. 이 보도 때문에 길고양이들과 캣맘들이 무차별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우리나라는 가뜩이나 고양이, 특히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유독 나쁜 나라이기 때문에, 이 같은 보도는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며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한다.

 

이번 ‘고양이 AI 감염’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고양이에게서 AI 감염이 확인됐을 뿐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를 마치 고양이가 AI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전파시키는 원흉이라는 식의 보도와 오해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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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안하다면? 주의사항을 숙지하자

 

그렇지만, 최소한의 대비는 필요하다. ‘만에 하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농림축산식품부가 반려동물 보호자들을 위해 발표한 주의사항을 살펴보자.

 

1. 가정에서 고양이나 개를 키우는 경우는 AI에 감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2. 다만, AI 발생 인근지역에 거주할 경우 반려동물과 동반 외출을 삼가라. 

3. 발생 인근지역이 아니더라도 철새도래지 등 야생조류 출몰지역 방문을 자제하라.

 

반려동물이 AI에 걸릴 확률은 거의 없고, 반려동물로부터 사람이 AI에 걸릴 확률도 낮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위의 사항들만 잘 지킨다면 이번 AI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계속해서 반려동물과 행복한 생활을 즐기자.

 


CREDIT

이학범 수의사 | 데일리벳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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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소개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소통하는 수의사 신문 <데일리벳>의 발행인입니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사회 인식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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