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카페, 동물 귀여워도 한 번 더 생각해봐요

칼럼
동물카페, 동물 귀여워도 한 번 더 생각해봐요
조회 1149   5달전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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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야생동물카페의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서가 연이어 발간됐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대표 이형주)가 ‘야생동물카페 실태조사 보고서’를 지난해 11월 6일에 발간한데 이어, 이틀 뒤인 11월 9일에는 녹색당 동물권 모임이 ‘서울시내 야생동물카페 전수조사 보고서’를 발간한 것이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6조에 따르면 동물카페에서 동물을 사육하는 공간과 방문객이 음료를 마시는 공간인 영업장은 분리되어야 하나, 어웨어가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업소에서 이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시 동물의 복지 상태도 열악했다. 특히 성체가 되면 공격성을 보이는 라쿤을 좁은 철장에 무더기로 가둔 채 방치하고 있었다. 방문객의 접촉과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가 마련된 곳은 거의 없었으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정형 행동을 하거나 다른 동물의 공격으로 꼬리가 잘려 나간 동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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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역시 ▲카페 실내 환경이 소음, 환기, 바닥재, 채광, 은신처 등 야생 동물의 생태적 요구에 맞지 않는다 ▲인위적 환경에서 휴식할 장소와 시간조차 없이 체험에 동원되는 야생동물들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여러 형태의 정형 행동 또는 무기력증을 보이고 있다 ▲체험과 식음료 섭취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환경은 각종 인수공통 병균의 감염 가능성을 높이고 공중보건상 심각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등 현장 조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소개했다.

 

필자는 이 2개의 보고서를 본 뒤 야생동물카페의 현실이 궁금해졌다. 그런데 얼마 전 익명의 제보를 받고 제가 직접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와 함께 해당 동물카페를 방문하여 ‘코아티가 다른 동물에게 물려 죽을 정도로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기사화했다.

 

필자가 직접 야생동물카페에 가 본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우선 유명 대학이 있는 사거리에 딱 해당 카페가 위치하고 있어서 놀랐다. 왠지 골목 안 깊숙한 곳에 있을 줄 알았던 야생동물카페가 흔히 말하는 좋은 위치에 버젓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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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카페에는 원래 코아티가 2마리 있었는데, 한 마리는 은여우에게 물려서 크게 다쳐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필자가 카페에 방문했을 때 여전히 은여우가 그냥 돌아다니고 있었으며, 함께 있는 개들이 은여우 앞에 가서 짖고 위협하는 일이 많아 은여우가 심하게 위축되어 있었다. 심지어 은여우가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에는 태어난 지 2~3주밖에 되지 않은 어린 강아지들도 몇 마리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한 마리의 코아티가 죽었지만, 여전히 카페에는 또 다른 코아티가 살고 있었다. 문제는 이 코아티도 꼬리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동물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임의로 테이프만 감아놓은 상태였다. 이 카페에는 개, 은여우, 사막여우, 고양이, 코아티, 라쿤, 뱀, 프레리독 등 다양한 종류의 동물이 있었는데, 여러 종류의 동물이 한 데 돌아다니는 것도 문제였다. 고양이와 사막여우, 코아티가 한 공간에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번에 동물카페를 방문해보고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필자가 방문한 곳보다 더 열악하고 심각한 곳도 많다고 한다. 관련 법제정이나 관할 구청의 단속 강화도 필요하지만, 단순히 동물이 귀엽고 신기하다는 이유로 야생동물카페를 방문하는 손님들 스스로 ‘과연 괜찮을까?’라고 한 번만 자문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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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소개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소통하는 수의사 신문 <데일리벳>의 발행인입니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사회 인식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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