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복지를 위해 영국으로 떠나다

칼럼 전문가에게 듣는 동물 이야기
동물 복지를 위해 영국으로 떠나다
조회 1662   11달전
손서영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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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떠나기까지

 

나는 소동물 내과 수의사다. 이런 내가 갑자기 동물 복지를 공부하기 위해 영국으로 떠나게 된 이유는 수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와 동물 보호 단체에서 일한 경험 때문이었다. 

 

나는 말 못하는 동물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자 수의사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막상 수의사가 되자 초심을 잊고 그저 수입을 창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또한 짧은 기간 동안 동물 보호 단체에서 일을 하며 개인 간, 단체 간의 갈등을 직접 겪게 되었다. 동물을 돕고 싶은 마음은 같으나 그 방법론적인 면에서 너무 다양한 의견충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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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진정으로 동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길은 무엇일까? 나는 동물 복지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늦은 나이였지만 평생을 통틀어 한번쯤은 동물 복지를 내가 직접 공부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한 유학생활은 학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동물 복지와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마트에서 프리덤 푸드(Freedom food) 인증 마크가 붙은 제품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이는 RSPCA(Royal Society for the Preventio of Cruelty to Animal)에서 인증한 동물 복지를 고려한 관리 방식으로 생산된 상품이라는 것을 뜻한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 동물 복지는 품질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구매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드디어 실체가 있는 동물 복지를 보는 기분이었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추어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동물 복지 농장 인증이나 동물 복지 달걀과 같은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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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복지와 동물 권리

 

그렇다면 동물 복지란 무엇일까? 흔히 동물 권리(Animal Right)와 동물 복지(Animal welfare) 개념을 혼돈하여 생각하기 쉬운데, 동물 복지는 동물 권리보다 좀 더 유연한 개념이다. 동물 권리란, 사람에게 인권이 있듯이 동물에게도 마땅히 누릴 권리가 있다는 철학적 개념이다. 따라서 인간을 위해 동물을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동물 복지는 동물을 이용하되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그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좋은 동물 복지를 ‘건강하고, 편안하고 영향상태가 양호하고, 안전하고,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고, 통증, 두려움, 고통과 같은 불쾌한 상태를 겪지 않는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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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복지에 대한 관심은 새롭거나 생소한 것이 아니다. 반려동물 보호자, 축산업자, 수의사는 그들의 보살핌 안에서 동물의 상태가 양호한지에 대한 염려를 항상 가지고 있었다. 또한 동물의 신체적, 정신적 안녕을 보장하고자 노력해왔다. 하지만 동물 복지라는 개념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루스 해리슨의 동물 기계(1964)라는 책이 발간되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공장식 축산’이라는 용어가 소개되었으며 이러한 방식이 파생한 많은 문제점들이 제시되었다. 

 

이 책으로 인해 대중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고통 받는 수많은 동물에 대해 자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방법으로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식인 동물 복지가 대중의 각광을 받게 되었다. 

내가 영국에서 접한 동물 복지는 모든 접근방법이 매우 과학적이었다. 동물 복지 상태를 측정하는 방법에서부터 동물 복지를 증진시키는 방법까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철저하게 연구되고 있었다. 언론과 사람들에게 뜨거운 이슈가 된 동물 복지는 우리나라와는 굉장히 대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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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공존하는 사회, 복지는?

 

영국의 동물 복지는 단순히 동물이 불쌍하다는 이유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방식으로써 접근하고 있었다. 동물 복지가 단순히 동물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 나에게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렇다고 아예 윤리적인 부분이 배제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이를 위해 나의 목숨을 내어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동물은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준다. 이런 동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 복지는 인간을 돕고,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 것이다. 이것이 내가 먼 이국의 땅에서 배우고 체득한 동물 복지이다.

 

최재천 교수는 알아야 사랑하고 사랑해야 행동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동물 복지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우리와 함께 이 지구를 공유하고 있는 동물들의 삶에도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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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1
 
동물 복지를 공부하고 오셨다니 너무 반갑네요. 앞으로 좋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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