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2건) [NEWS] 로트와일러에게 덤빈 작은 강아지의 운명은? NEWS | 2021-10-21 10:26:35 [STORY] MAGAZINE C. 군고구마, 유자차, 귤 그리고 망고 STORY | 2021-10-21 10:15:02 [STORY] MAGAZINE C. 먹고, 놀고, 사랑하라 STORY | 2021-10-19 08:39:21 [NEWS] 치킨은 못 참지!.. 취향 확고한 골든 리트리버 NEWS | 2021-10-19 08:35:33 [STORY] MAGAZINE C. 나의 라임 오렌지 고양이 STORY | 2021-10-15 11:26:14 [STORY] MAGAZINE C. 너에게 띄우는 진심 STORY | 2021-10-13 12:48:21 [STORY] MAGAZINE C. 4 SEASONS, FOR US STORY | 2021-10-12 10:30:32 로트와일러에게 덤빈 작은 강아지의 운명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을 모르고 거대한 상대에게 도전하는 경우에 쓰는 말인데요. 이 하룻강아지가 진짜 범 앞에 서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 비슷한 상황이 유튜브 채널 ‘ViralHog’에 공개되어 화제입니다. 여기는 미국 미시간, 로트와일러가 침대 위에서 쉬고 있는 평온한 오후인데요. 그런데 이 오후의 평화를 깨는 불청객이 있습니다. 로트와일러보다 몇 배는 작아보이는 강아지가 그 주인공인데요. 이 로트와일러의 이름은 ‘할리 퀸’이고, 작은 강아지의 이름은 ‘피넛 버터’라고 합니다. 나이는 할리 퀸이 더 많다고 하네요. 피넛 버터는 할리 퀸을 물어뜯으며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데요. 이러다 큰 사고가 나는 거 아닐까요? 할리 퀸이 한 번 움직이면 피넛 버터는 멀리 날아가 버릴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면, 피넛 버터처럼 깨물기라도 한다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처음에 무관심하던 할리 퀸도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피넛 버터의 공격이 점점 더 심해지고, 할리 퀸도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참을 만큼 참은 것 같죠. 그리고 입을 벌리는 할리 퀸! 하지만 놀랍게도 할리 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인내심이 엄청난 것 같죠. 이것이 어른의 침착함, 인내심일까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할리 퀸은 더 의연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격하다 지친 피넛 버터가 포기하고 가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죠. 이 집에서 이런 일은 자주 있다고 합니다. 그때마다 로트와일러 할리 퀸은 의젓한 자세로 동생의 장난을 받아준다고 하네요. 그래도 걱정은 되는데요. 피넛 버터가 조금 더 조심해주면 좋겠네요.CREDIT에디터 HI출처 유튜브 채널 ‘Viralhog’ NEWS | 2021-10-21 10:26:35 MAGAZINE C. 군고구마, 유자차, 귤 그리고 망고 고양이 보호자들은 비교적 다른 동물보다 고양이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은근하게 정을 주는 모습, 개인적인 성향을 지녔지만 무심한 듯 고양이를 쓰다듬고 장난감을 흔드는 모습. 뜨겁지도 않지만, 차갑지도 않다. 오늘은 내가 아는 고양이 보호자 중 그 이미지에 가장 잘 부합하는 집사와 그의 고양이 ‘망고’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한다. 내 인터뷰 요청에 그는 정말 많이도 거절했다. “나랑 망고는 뭐 별거 없어”라는 말 한마디로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더더욱 독자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다.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게 원래 별거 없지만, 그래서 더 따스하고 몽글한 법이니까.무심한 듯 따스하게 “망고는 뭐… 아비시니안치고 얼굴이 조금 뭉툭하고 둥글둥글해. 그래도 살이 잘 안 쪄서 3킬로 후반을 잘 유지하고 있고, 얼굴엔 갈색 줄무늬가 있고, 낯선 사람에게는 하악질도 하고, 목욕도 별로 안 좋아하고, 억지로 하는 스킨십도 안 좋아해. 같이 사는 여동생의 강아지 브라우니도 안 좋아하고.” 집사 못지않게, 망고도 내가 가진 고양이의 이미지에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래, 낯선 사람한테는 조금 까칠해야 고양이지. 집사만 좋아하면 되는 거지 뭐. “그래도, 내가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현관에서 야옹거리고 있고! 씻으려고 화장실 들 어가면 계속 그 앞에서 울어. 내가 샤워하는 걸 걱정하는 것 같달까? 음, 확실한 건 나를 좋아한다는 거지.” 호불호는 확실하게 “망고는 특정 회사의 캔 사료만 먹어. 츄르, 다른 습식 사료, 캣닙, 마따따비 등 내가 진짜 온갖 간식을 시도해봤는데, 씨알도 안 먹힌다. 오직 그 회사 캔 사료.” 단조로운 어투로 빠르게 말을 이어가면서도, 망고의 취향까지 세세하게 말해주는 집사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사실 호불호가 확실한 건 망고뿐만 아니라 집사도 마찬가지였으니까. 확고한 입맛으로 맛있는 음식점들을 꿰뚫고 있었으며, 소설과 영화에 있어서도 확실한 취향을 보여주곤 했으니까. 성격은 확실하게 닮은 둘이었다.강아지와 같이 살지만 망고는 브라우니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같이 산다. 갈색 푸들과 갈색 줄무늬 고양이. 함께 누워있는 예쁜 그림을 연상했지만, 전혀 아니란다. “망고는 브라우니 안 좋아해. 근데 뭐 그건 브라우니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쩌겠어. 보호자들이 남매라서 같이 살아야 하는데. 그래도 여동생은 망고 좋아해. 하지만 부모님은 항상 그런 건 아냐. 평소에는 예뻐하시는데, 망고는 종종 가구를 스크래쳐 대용으로 사용하니까. 그리고 남동생은 망고 덕에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 망고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만지지는 않아. 그래도 망고가 가족이라는 건 다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느낌이랄까? 심지어는 서로 앙숙인 브라우니조차 말야. 둘은 마치 남한과 북한의 관계 같아.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사이.” 극적인 요소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아 소설과 영화, 그리고 사진을 좋아하는 집사는 망고와 앞으로도 조용하고 잔잔하게 지냈으면 좋겠단다. 큰 사건은 처음 망고를 데려왔을 때, 짧고 굵게 지나갔던 허피스 정도면 충분하다고. 망고가 앞으로는 아프지 않고, 먹고 싶은 캔 마음껏 먹으며 집사를 데리고 살아줬으면 좋겠단다. 파격적인 연출은 없지만 주말을 채워주는 독립 영화처럼. 조용하지만 집안을 채워주는 재즈 음악처럼. 겨울날 마음을 따스히 덥혀주는 군고구마와 유자차의 향기처럼. 잘 익은 귤의 새콤달콤함처럼. 잔잔하게, 포근하게, 당연하게, 오래오래 함께하기를.글·사진 성예빈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1년 1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10-21 10:15:02 MAGAZINE C. 먹고, 놀고, 사랑하라 제철 귀여움 요소 핫! 지금 하니가 내 품속으로 파고들어 골골거리며 쉬고 있다. 딱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겨울이 오면 나는 껴입기 좋도록 크고 통이 넓은 니트를 많이 입는 편이다. 사람 품이 제일 안락하고 따뜻하다는 걸 알아버린 영리한 하니는 무릎도 성에 차지 않는지 이젠 아예 옷 속을 파고든다. 사실 처음 하니의 파고듦을 당(?)했을 때, 순간적으로 민망함이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품속에 들어온 아이의 편안한 골골 소리와 보드라움, 따뜻함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그 뒤로는 하니가 무릎 위에 올라오면 오히려 내가 먼저 옷을 벌려서 쏙 감싸버리는 쪽으로 바뀌었다. 실은 글을 쓰 고 있는 지금도 그렇지만, 으하하! 고양이의 귀여움이야 사시사철 변함이 없지만, 그 진가가 톡톡히 발휘되는 계절은 단연코 겨울이라 주장하고 싶다. 이불 파고들기(살짝 들췄을 때 보이는 보름달처럼 꽉 찬 눈동자와 ‘왜?’라고 묻는듯한 표정)나 무릎에 올라오기(방광이 터질 것 같지만 행복하다), 살 꼭 붙이고 자기(지각 당첨인 걸 알면서도 못 일어난다) 그리고 무방비 상태로 뜨끈한 온돌 위에 대자로 드러눕기(평소에 잘 허락하지 않으시는 뱃살과 젤리 조물거리기가 가능한 순간) 등등…. 또한 털도 방한용으로 길고 두꺼워지는데 특히 단모종인 우리 폴리와 하니의 경우 뭐랄까, 털이 더벅더벅하게 자라서 식빵을 굽는 바로 그 모습이 내겐 견딜 수 없이 귀여워 보인다. 무엇보다 털이 쪄서 군데군데 가르마처럼 쩍쩍 갈라진 사이로 ‘핑크빛 속살’이 살짝 보이는 게 가장 큰 매력 포인트! 너무 나만 아는 모습일까? 여름철에는 털이 솜털처럼 가볍고 빽빽해서 절대 볼 수 없기에, 그런 숨은 매력이 특히 희귀한 보물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모전냥전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잠이 많아지고 활동량이 줄어드는 계절, 겨울. 원래도 천성이 게으른 나는 겨울 특유의 처지는 분위기를 싫어한다. 오히려 일조량이 풍부해서 쨍하고 밝은 날을 훨씬 좋아하는 편이다.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핫초코 한잔~’ 같은 상상까지는 좋지만, 현실의 춥고 흐리기만 한 겨울은 내게 결코 로맨틱하지 않다. 신기하게도 세상 까불이였던 폴리 하니도 겨울에는 특유의 극성스러움이 조금 줄어든다. 나이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계절의 영향도 클 것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들도 햇볕을 적게 쬐면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바, 따라서 겨울철엔 아이들의 활동성이 최대한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특히 써주는 게 중요하다. 그에 대한 나의 방법은 ‘매일 일정 시간을 채워 놀아주는 것’이다. 한 번 처지면 끝이 없는 내게 정반대 성향의 뱅갈 고양이가 온 것은 신이 보낸 최고의 선물이라며, 그동안 철썩같이 믿어왔다. 그런데 만약 그런 아이들이 나를 닮게 된다면? 정말 싫다.주인님의 행복권 그런 이유로 놀이 시간은 가급적 지켜주려고 꽤 노력하는 편이다. 폴리 하니는 사냥 놀이를 너무 좋아해서 보통 30분은 거뜬하게 붕붕 날고뛰며 잘 놀아준다. 그러다 아이들의 반응이 영 시원찮으면, 잠깐 멈추고 내 할 일을 하기도 한다. 가끔은 아주 곡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놀아주느라 허리가 아플 때도 있지만, 하니는 기본 1시간은 놀아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라서 어쩔 수 없다. 힘은 들지만 하니 덕분에 나도 함께 운동한 것 같아서 내심 스스로 뿌듯할 때도 많다. 다 놀았다~ 싶으면 서열이 높은 폴리는 캣타워의 가장 높고 안락한 곳에 먼저 자리를 잡고, 하니는 만족스러웠다는 듯 크게 골골골 노래를 부르며 내게 다가온다. 우리 아이들을 보며, 고양이도 놀면 놀수록 흥미가 붙어서 더 열심히 놀게 된다는 걸 깨달았다. 고양이에게도 “운동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철칙은 통하는 것 같다. 물론 건강상의 이유만이 아니더라도, 고양이의 본성을 최대한 잃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집사인 내가 지켜드려야 할 ‘주인님 행복권’ 중 하나라 생각한다. 존재 자체로 복덩이들 신나게 놀고 제일 좋아하는 동결 간식까지 맛있게 먹은 뒤, 꾸벅꾸벅 졸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꼭 미소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 나까지 행복해진다. 너무 열심히 놀아서 귀 끝까지 붉어진 내 작고 소중한 아이들. 그래, 추울수록 가만히 웅크리고 있기보다는 힘을 내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몸이 따뜻해지고 기운이 나는구나! 오늘도 우리 복덩이들 덕분에 사소하고도 중요한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글·사진 장보영에디터 한소원해당 글은 MAGAZINE C 2021년 1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10-19 08:39:21 치킨은 못 참지!.. 취향 확고한 골든 리트리버 반려견들은 정말 똑똑합니다. 반려인과 연습한 구호를 듣고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죠. 반려인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건데요. 종종 이 영리함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반려견들은 종종 흥미가 있는 말에만 반응을 하기도 하는데요. 유튜브 채널 ‘ViralHog’에 공개된 ‘Elton’도 그랬습니다. 영국 리즈에 사는 ‘Elton’은 골든 리트리버로 자기주장이 확실한 편입니다. 사람처럼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리액션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표현하죠. 어떻게 하는지 한 번 볼까요? Elton의 반려인은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반려견이 뭔가 원하는 게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 단어를 하나씩 말하기 시작하죠. 브로콜리, 사과, 배, 바나나, 당근에는 미동조차 없는 Elton. 사과, 배, 바나나 같은 과일이 얼마나 맛있는데… 대체 이 친구가 원하는 게 무엇일지 점점 더 궁금해지는데요. 고민하던 반려인은 이 친구가 거부할 수 없는 마법의 단어를 꺼냅니다. ‘치킨’? 그제야 전광석화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Elton! 지금 치킨이 무척 먹고 싶었던 거네요. 과일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고기반찬이 더 좋은 거겠죠? 그런데 Elton은 이런 표현을 자주 한다고 하는데요. 이번에도 반려인에겐 관심조차 없는 Elton. 그저 창밖만 바라보고 있네요.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아니면,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반려인은 이 친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 다시 대화를 시도합니다. 브로콜리, 양배추, 당근… 역시 Elton의 반응은 없는데요. 확실히 채소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네요. 결국, 다시 마법의 단어 ‘치킨’을 말하게 되죠. 그러자 거짓말처럼 반려인을 바라보는 Elton! 이쯤 되면 얼른 치킨을 줘야겠는데요? 반견들은 이렇게 특정 단어에 빠르게 반응하고는 합니다. 간식, 산책 등의 단어가 대표적이죠. 여러분의 반려견은 어떤 단어에 반응하나요? CREDIT에디터 HI출처 유튜브 채널 ‘VrialHog’ NEWS | 2021-10-19 08:35:33 MAGAZINE C. 나의 라임 오렌지 고양이 학창 시절, 학원이나 야자를 마치고 텅 빈 집에 돌아올 때면 참 슬펐다. 하루의 끝에서 바라본 우리 집 창문은 늘 검은색이었다. 불 꺼진 집에 돌아와 괜히 온 방에 불을 켜고 돌아다니던 나는 강아지를 간절히 바랐다. 내가 아무리 늦게 돌아와도 언제나 문 앞까지 꼬리를 흔들며 뛰쳐나와 나를 반겨줄 강아지. 나를 붙든 사진 한 장 대학교 입시가 끝난 어느 날, 나는 무작정 강아지 입양 카페를 뒤지기 시작했다. 털이 보송한 포메라니안을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그 털이 보송한 작은 강아지는 너무 ‘비쌌다’. 요즘도 동물의 값을 따지는 문화가 남아 있긴 하지만, 그때는 그런 것들이 지금보다 더 당연히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내 동물권 감수성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무조건 예쁘고 작고 어리고 건강할 것. 하지만 몇 날 며칠을 뒤져도 작고 어리고 건강한데 가격도 적당한 포메라니안은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하루아침에 강아지를 포기하고 고양이 게시판에 발을 들였다. 이유는 정말 단순했다.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저렴한 데도 예쁜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창피해서 입 밖으로 꺼낼 수조차 없는 말이지만, 그때는 정말 그랬다. 때마침 내가 좋아하던 아이돌 가수가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나는 원래 이유 없이 고양이를 싫어해 고양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안에서 차츰 낮아진 고양이에 대한 벽은, 입양 카페의 고양이 게시판에서 잔뜩 흔들린 어느 새끼 고양이의 사진을 발견한 순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고양이란 이런 것이구나 팔뚝만 한 크기의 노란 새끼 고양이었다. 짤막한 글이 사진 아래에 적혀 있었다. “너무 빠르게 움직여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네요.” 나는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보자마자 생각했다. ‘얘를 데려와야겠다’. 그저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을 수 없을 정도로 활동적인 저 고양이가 건강한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바로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았다. 엄마를 겨우 설득해 입양비를 챙겨 들고 혼자 버스에 올랐다. 보호자를 기다린 지 몇 분쯤 지났을까. 고양이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나타났다. 곧 군대에 가야 한다며, 그는 자신의 까까머리를 머쓱하게 만졌다. 작은 가방에 담겨 나온 고양이는 연신 삐약삐약 울어댔다. 아, 새끼 고양이란 이런 것이구나. 야옹야옹 울지 않고 삐약삐약 우는구나. 고양이를 조심스레 안아 들고 이름과 생일을 물었다. 그런데 그는 이름도 새로 지어주라며 생일도 모른다고 했다. 아마 얼떨결에 고양이를 떠맡게 돼 어 쩔줄 모른 채 데리고만 있었던 것 같다. 그는 내게 딱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집에 가면 몇 시간, 며칠 동안 구석에 숨어 나오 지 않을 수도 있는데 괜찮다고. 적응되면 알아서 나올 거라고. 한 순간 가족이 되다 그렇게 보호자와 헤어진 후, 나는 택시에 고양이 화장실과 사료를 싣고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고양이는 가는 내내 쉬지 않고 울었다. 먕먕. 매옹매옹. 고양이를 무릎에 올려놓고 가는 내내 기쁘면서도 두려웠다. 그제야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나쁜 일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고양이가 어디로 숨어버리진 않을까? 나를 싫어 하진 않을까? 고양이는 우리 집에 도착하자마자 삐약거리며 온 집안을 탐험했다. 느릿하고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로 세상의 모든 것을 경계하며 집안 곳곳을 살폈다. 그렇게 5분이나 지났을까? 경계하는 발걸음도 잦아들고 울음소리도 멎었다. 전에 길렀던 햄스터가 두루마리 휴지심을 좋아했던 게 기억이 나, 고양이에게 휴지심을 굴려주자 녀석은 바로 그걸 껴안고 데구루루 굴렀다. 그러다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어버리는 그 모습을 엄마와 함께 바라보며 한없이 웃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이지만 전부 기억난다. 가족이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작은 새끼 고양이가 내 방에서 뜀박질하며 놀기 시작했을 때, 그 모습을 보며 엄마와 내가 웃었을 때, 단지 그 한순간,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2010년 1월 2일의 일이었다.글·사진 오분나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1년 1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10-15 11:26:14 MAGAZINE C. 너에게 띄우는 진심 사랑스런 털복숭이들에게 안녕, 나의 사랑스런 털복숭이들. 나의 일상을 바꿔버린 따뜻한 존재들. 항상 뒤돌아서면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나의 고양이 모카, 두부. 드릉드릉 너희의 코 고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발끝을 세워 걷고, 너희에게 폭신한 방석을 기꺼이 내어주며 나는 딱딱한 바닥에 앉곤 하지. 하지만 나는 너희에게는 언제까지나, 그게 어떤 것이든 양보해 줄 거야. 너희를 만나기 전에 예전 살던 집 건물에서 작은 불이 나서 모두 급히 대피한 적이 있었어. 겨울이라 무지 추웠던 날이었는데, 집에 혼자 있었던 나는 소중한 물건들만 대충 챙겨 허둥지둥 밖으로 나왔지. 배낭 속에는 노트북이나 카메라 같은 장비들-그래, 그 당시 내게 소중한 건 그런 것들이었으니까-만 가득했어. 그런데 말야, 글쎄 꽤 많은 사람들이 수면 바지 차림으로 헐레벌떡 자신의 강아지와 고양이만 급히 데리고 나왔더라구. 난 순간 마음이 울컥할 수 밖에 없었어. 서로 의지하듯 강아지, 고양이를 꼬옥 껴안고 건물을 바라보는 모습은 불안해 보였지만 함께라 든든해 보였거든. 만약 그때 내가 너희와 함께 있었다면, 나도 고민없이 너희 둘을 안고 나왔을 거야. 아침에 일어나면 너희의 사료를 먼저 챙겨준 뒤 깨끗한 물로 갈아주고, 곧바로 화장실을 치우며 하루를 시작하지. 혹시 너희에게 무엇인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체크하고 또 체크하면서 말이야. 나는, 어느 순간 그렇게 되어 버린 거야. 평화로운 오후, 너희가 낮잠 자는 모습을 구경하고 드릉드릉 코고는 소리에 안심하면서, 가만히 등을 토닥여 더 편히 잘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의 행복이 되어버렸어. 또 종일 울적했던 기분도 너희의 작은 숨소리와 그르릉 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나아지기도 해. 침대의 가장 좋은 자리를 양보하고 정작 나는 좁게 잠들더라도 아무렴 상관 없어. 언제까지고 우리가 지금처럼 함께하기를 늘 바라고 또 바라. 우리 셋, 오롯이 함께 한 달 여의 시간을 보냈던 걸 기억하니? 출장이 길어지는 남편을 대신해 내 곁을 든든하게 지켜줬던 너희 둘. 혼자였다면 정말 외로웠을 거야. 이따금씩 울적해 하는 날 물끄러미 바라보며 마치 내 맘을 안다는 듯 위로해줘서 고마워. 너희를 내가 키운다고 생각했지만, 언젠가부터 오히려 너희가 나를 돌보고 보살펴주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응석받이인 울보 캔따개 집사이지만 앞으로도 잘 돌봐 줄 거지? 언제까지고 너희의 든든한 캔따개로 있을게. 든든한 언니에게 안녕, 나 모카야. 두부 대신 내가 이야기를 전할게. 어쩐지 처음 봤을 때부터 나는 집사 네가 참 좋았어. 사실 고양이 나이로는 내가 한참 많은데도 자꾸 스스로를 언니라고 하는 너. 나보다 어린 네가 든든한 체를 할 때면 가끔 가소로울 때도 있어. 아, 가끔은 네가 그런 날 눈치 챌 때도 있는 것 같아. 그치만 나도 못 이긴 척 동생이 돼주고 싶어. 내가 더 나이가 들어도 언제까지고 너의 동생으로 남고 싶어. 너와 나의 속도가 너무 달라서, 내 시간이 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빨리 흘러서, 너랑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아쉬워. 매일 실컷 놀고 싶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싶어. 매일 들여다보는 네모난 창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해. 얼른 끝내고 나랑 놀면 좋은데, 너는 매일 크고 작은 네모 모양만 쳐다보고 있지. 그래도 난 기다릴게. 어디라도 다녀와. 나는 나의 세상에서 너를 기다릴게. 언제든, 네가 뒤돌아보면 그 자리에 늘 있을 테니까.글 이수현사진 최상원에디터 한소원해당 글은 MAGAZINE C 2021년 1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10-13 12:48:21 MAGAZINE C. 4 SEASONS, FOR US 생각지도 못한 첫 재택근무. 그리고 그 즈음, 우리는 작은 조단이를 만났다. 봄 평소 동물을 워낙 좋아했던 우리 부부지만, 고양이를 키워본 적은 없었다. 사료는 어떤 걸 줘야 하지? 간식은? 아플 땐? 하나부터 열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서점에 가서 책도 사서 보고 각종 영상, 인터넷 사이트도 찾아보면서 ‘집사로서 준비되었는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시간이 지나 마침내 조단이와 만나게 됐다. 잔뜩 긴장됐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조단이는 아무 거리낌 없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녀석이 고양이가 맞는가 싶을 정도였다. 정말 아무 데서나 먹고, 자고, 놀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녀서 검은색 러그 위에 엎드린 조단이를 보지 못하고 그만 밟을 뻔했던 아찔한 상황도 몇 번 있었다. 몸무게 500g.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았던 우리 아가. 그리고 지금, 처음 만났을 때 성격 그대로 잘 먹고 잘 자고 응가도 잘해서 결국 6kg에 이르는 건강한 성묘가 된 우리 아가, 조단.여름 한 번은 강원도 홍천에서 1박을 해야했던 적이 있다. 고민이 됐지만 지난번 차 안에서도, 병원에서도 편안히 잘 있던 것을 생각하니 함께 데리고 가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약간의 걱정을 안고 우리는 조단이 짐을 한 아름 챙겨 첫여행길에 나섰다. 모래, 화장실 박스, 이동장, 밥그릇, 물그릇 등등…. 오 마이 갓! 아이들과 나가려면 짐이 트렁크에 한가득 꽉 찬다는 말이 그때서야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 자동차 뒷좌석 트렁크 쪽은 조단이 전용석. 창문을 살짝 열어주니 조단이는 코를 킁킁거리며 바람 냄새를 맡고 경치를 구경했다. 그러다 잠이 오면 세상 편하게 쿨쿨 낮잠도 자고, 출출하면 츄르도 냠냠. 잠시 들른 카페나 음식점에서도 조단이는 ‘나 신경 쓰지 말아요’ 하듯 이동장 안에서 우리를 잠잠히 기다려줬다. 마지막으로 숙소! 탁 트인 방 안에 발을 사뿐히 디딘 조단이는 이곳저곳 냄새를 맡으며 활동 구역을 파악했다. 그러더니 이내 밥도 먹고 쉬야도 멋지게 하고, 사람들과도 잘 어울렸다. 사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낯선 곳에서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는 말이 있어 걱정을 했다. 하지만 역시 조단이는 조단이였달까? 낯선 공간임에도 마치 처음 만났던 날처럼 단숨에 완벽 적응을 마친 녀석. 2020년 여름, 우리들의 첫 여행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가을 두 번째 재택근무가 시작됐다. 동시에 우리 부부에게 고민이 생겼다. 조단이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그해 광복절, 진한 호박색 눈동자를 지닌 조니는 우리에게 왔다. 이동장 안에 있던 울보 조니는 빽빽거리며 울어댔고, 난생처음 동생을 마주한 조단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조단이는 천천히 조니를 동생으로 받아들여 주기 시작했고, 형제가 많은 곳에서 막둥이로 태어난 조니 역시 조단이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전생에 착한 일을 많이 한 덕분일까? 그토록 어렵다는 합사는 너무나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하나부터 열까지 동생에게 다 양보하는 멋진 형, 조단! 하지만 다른 건 다 양보해도 밥만큼은 양보가 안 되나 보다. 반면 조니는 사료보다 장난감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취향이 달라서 정말 다행이다. 허허. 겨울, 그리고 또 누군가를 제대로 알려면 사계절을 함께 지내봐야 한다고 하던가? 2020년 시작된 우리의 동거. 조단, 조니 덕분의 우리의 삶은 이전보다 훨씬 풍성해졌다. 매일이 행복하고 기쁘다. 조단이와 조니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다. 먼저 조단이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준다. 조단이를 안고 있으면 그 누구라도 금세 마음이 따뜻해진다. 저도 그걸 아는지, 조단이는 그 누구에게도 이빨도 발톱도 세우지 않는다. 그저 순둥순둥 복슬복슬한 곰인형처럼 사람들에게 몸을 맡긴다. 다만 아주 약간의 무거움은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할 것. 또 조니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엉뚱하고 놀아줄 맛이 나는 고양이라고나 할까. 어디선가 방울 소리만 들리면 우다다다 달려와 낮은 포복 자세로 딱 준비를 한다. 낚싯대를 흔드는 순간 조니의 눈빛은 날카롭게 변하고, 우리는 긴장을 해야 한다. 조니 고양이님을 기쁘게 해드려야하기 때문이다. 손목 스냅도 중요하다. 어떻게 흔드냐에 따라 조니의 몸짓이 달라진다. 빠르지만 천천히 긴장감을 주어야만 조니는 즐거워한다. 지금 글을 쓰는 순간에도 조니는 내 팔 사이에 자리를 잡고 모니터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 부담스럽게…. 마우스를 움직일 때마다 눈동자도 휙휙 재빨리 움직인다. 재미있나 보다. 오늘도, 내일도, 함께 보낼 새로운 사계절도 조단 조니가 있어 늘 따스한 행복이 가득하길.글·사진 조원석에디터 이혜수해당 글은 MAGAZINE C 2021년 1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1-10-12 10:30:32 로트와일러에게 덤빈 작은 강아지의 운명은? MAGAZINE C. 군고구마, 유자차, 귤 그리고 망고 MAGAZINE C. 먹고, 놀고, 사랑하라 치킨은 못 참지!.. 취향 확고한 골든 리트리버 MAGAZINE C. 나의 라임 오렌지 고양이 MAGAZINE C. 너에게 띄우는 진심 MAGAZINE C. 4 SEASONS, FOR US 1 2 3 4 5 6 7 8 9 1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