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STORY | 2017-02-07 09:56:40
-
[STORY]
STORY | 2017-02-06 09:57:27
-
[STORY]
STORY | 2017-02-01 10:04:39
-
[STORY]
STORY | 2017-01-31 10:22:59
-
[STORY]
STORY | 2017-01-25 12:03:45
-
[STORY]
STORY | 2017-01-23 10:33:52
-
[STORY]
STORY | 2017-01-18 09:49:59
-
- 개와 늑대의 시간 | 가구 디자이너 문…
- 개와 늑대의 시간가구 디자이너 문승지 남자와 반려견. 와일드하거나 오붓하거나, 혹은 전혀 다른 무드로 맺어져 있을지 모른다. 행복을 짓는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의 반려 생활을 들여다봤다. | Mun design studio 대표 문승지 & 볼트 한국에 들어온 지 막 일주일 됐어요. 3년 전에 COS(H&M의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와 가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게 인연이 돼서 이번엔 네덜란드 비디오 아티스트와 ‘뮤지컬 체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왔죠. 전 세계 디자이너를 초대해서 스튜디오 안에 각자의 의자를 놓고, 음악이 나오다 멈추면 의자에 앉는 게임 있잖아요. 그걸 테마로 촬영했어요. 아시안 디자이너 중에 운 좋게 한 명으로 뽑혀 소개된 거고요. 여기 사무실에 들어온 지도 얼마 안 됐어요. 볼트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게 힘들었어요. 쉿~ 볼트! 인터뷰하잖아. 볼트는 두 살 반 정도 됐는데 저렇게 커요. 아메리칸 불리예요. 외국 흑인 래퍼들이 잘 데리고 다니는 근육질 강아지 있잖아요. 예전에 엠펍(m.pup)이라는 강아지 브랜드를 런칭했을 때 삼촌이 입양해 줬어요. ‘아기’ 강아지 한 마리를요. 그때는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클 줄은 몰랐어요. 몇 개월 지나더니 확 자라나서 이제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다 큰 거냐고요? 더 커질 거예요. 이젠 옆으로 불어날 차례예요. 일상이 강아지에 맞춰졌어요. 이사를 가게 되도 강아지와 함께 있는 곳, 사무실을 이전해도 이렇게 풀어놓을 수 있는 곳을 찾게 되고요. 그 전까지는 집 옥상에 볼트를 뛰어놀게 했는데 사람들이랑 같이 사는 곳이니까, (월!) 주민 신고도 많이 (월! 월!) 들어왔고요… 저렇게 어디서나 존재감이 커요. 이젠 맨날 같이 다닐 수 있어서 좋아요. 여러모로요. 반려동물 가구를 디자인할 때 볼트만 염두에 두고 제작하진 않아요. 일반적인 강아지의 입장이 될 필요가 있어요. 내가 강아지라면 이런 오브제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의자 아래를 가리키며) 이런 덴 우리한텐 그저 비어있는 공간인데 저 친구한테는 들어가고 싶은 안락한 장소가 될 수도 있고, 숨을 수 있는 동굴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게 강아지에게 이입하면서 영감을 얻곤 해요. 가구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스토리텔링이에요. 사람이 쓰는 소파에 강아지 집을 붙여 놓은 작품이 있어요. 이걸 만들었던 시기가 뉴스에서 강아지 목줄을 차에 매달고 달린 사건이 크게 이슈가 됐던 때예요. 아직도 강아지가 반려의 의미가 아니라 소모품처럼, 아주 가볍게 인식되고 있는 거죠.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소파에 강아지 집을 붙인다면 사람들은 분명 이런 말을 하겠지. 정말 개팔자가 상팔자구나! 전 오히려 그런 말들이 계속 나와 주길 바라요. 그 말처럼 이젠 강아지들이 대우를 받아야 하는 시대라는 메시지를, 세상에 던지고 싶었거든요. 제품으로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그런 인식을 고취시키는 게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에 이야기를 담는 목적인 거죠. 문승지의 디자인을 보고 싶다면www.munseungji.com CREDIT글 김기웅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2-07 09:56:40
-
- 우리동물병원 생명사회적협동조합
- SPECIAL모두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 우리동물병원 생명사회적협동조합 품앗이는 한 마을 내에서 남자들이 협력하여 농사를 짓거나, 부녀자들이 모여 길쌈을 나누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 자칫 동등한 수준의 노동을 상호 교환하는 단순 행위로만 이해되기 쉬우나 실제 품앗이는 주는 만큼 받는다는 식의 이해타산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의리, 이해, 배려 등 함께 살아가기 위해 서로를 품어 안은 상호 부조(相互扶助)의 따스하고 인간적인 공동체. 우리동생 사회적협동조합은 이 시대 새로운 형태의 품앗이를 떠 올리게 만든다. 마을 안, 동네 병원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는 2층짜리 일반 단독주택을 개조한 작지만 무게감 있는 동물병원이 있다. 국내 최초로 뜻이 맞는 시민들이 모여 출자해 만들어진 우리동물병원 생명사회적협동조합, 줄여서 ‘우리동생’이다. 드물게 마당이 딸린 1층에는 동물병원, 1.5층에는 미용실, 2층에는 널찍한 야외테라스와 이어지는 카페, 조합사무국 사무실이 위치한다. 누구나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독특한 곳이다. ‘우리동생’은 지역 시민단체인 ‘민중의 집’에서 모였던 사람들이 동물병원도 협동조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의견에서부터 출발했다. 사람처럼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반려동물들은 한 번 중대한 질병을 앓기라도 하면 의료수가가 폐지된 치료비에 부가세까지 붙어 입이 떡 벌어질만한 금액을 지불하기 일쑤다. 수많은 반려인들이 부당함과 의문을 동시에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동생’은 무엇이 기준인지, 어떤 말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워하는 반려인들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고자 한다. 이유 있는 참여와 근거 있는 배경 합리적이고 투명한 병원과 반려인 커뮤니티를 목표로 삼아 8명의 인원으로 조촐하게 시작했던 ‘우리동생’은 개원 준비 2~3개월 만에 조합원이 100여 명으로 단숨에 늘어났고, 개원 후 1년 반이 지난 현재 약 1300여 명이 그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참여 계기는 각자 다르지만 모두가 내 반려동물뿐만이 아닌 ‘우리의 반려동물’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처럼 조합원들이 조금씩 모은 출자금을 기본 바탕으로 조합원들이 병원이나 카페를 이용할 시 할인을 제공한다. 내가 낸 돈이 누군가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셈이다. 사업계획과 예산을 논하는 총회에도 참여가 가능한데, 이는 ‘우리동생’을 함께 이끌어 가는 조합원들이 구체적이고 명확한 재정상황을 파악하여 보다 더 신뢰감 있는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자, 협동조합 참여의 기본이다. 그러나 ‘우리동생’을 단순히 값싼 동물병원으로만 인식하면 곤란하다. 김현주 사무국장은 ‘우리동생’에게 비춰지는 잘못된 편견에 우려를 표했다. “무조건 값싼 병원만을 추구할 순 없어요. 다만 조합원들이 모여 합당한 진료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질 좋으면서도 지나치지 않은 치료를 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다른 동물병원과 비교해서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도 않아요. 누구나 부담 없는 진료비가 실현된다면 당연히 너무 좋겠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합원이 소비자로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조합원의 재정 참여와 경영 참여가 필요한 구조가 협동조합입니다.” 이 시대 공동체의 재조명 ‘우리동생’은 궁극적으로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바란다. 강아지가 즐겁게 산책할 수 있는 동네는 사람 역시 지내기 좋은 공간일 것이라 믿고 있는 덕분이다. 때문에‘우리동생’은 동물병원 외에도 강아지 뜨게 옷 만들기 모임, 동물행동 교육 강좌, 산책모임, 재난대피 매뉴얼, 동물권 공부 등 앞장서서 다양한 소모임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거기엔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의 따스한 온정이 스며든다. 모임에 참여하는 반려인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저마다 자기가 가진 지식이나 생각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그 범위는 반드시 강아지나 고양이에 국한되진 않는다. 깔깔깔 웃음을 자아내는 일상의 해프닝부터 진지하게 와인을 논하는 자리까지 지역 친목모임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렇듯 ‘우리동생’은 반려동물 문화 전반, 나아가 사람과 사람 간에 잊고 지냈던 공동체 의식을 되살리는 데에도 큰 의의를 두고 있다. “협동조합은 이름 그대로 사람들이 함께 협동하며 살아간다는 의미예요. 내가 집을 비울 때 우리 집 강아지를 돌봐 줄 수 있는 이웃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서로가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지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있어 ‘우리동생’이 무언가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면 기쁠 거예요.” 이렇듯 ‘우리동생’은 상부상조의 마을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우리동생’이 위치한 마포구 성미산 마을은 이미 공동육아로 유명하다. 협동조합이라는 제도가 생기기 이전부터 비슷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함께 어린이집이나 학교가 운영되어 온 이 마을에서 ‘우리동생’은 그 명성을 이어 또 다른 형태의 반려동물 커뮤니티 공동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적합한 의료를 통한 동물복지의 실현, 반려인들에게 필요한 교육의 제공, 풍요로운 삶을 위한 인간관계의 재정비. 마치 오래된 품앗이를 떠올리게 하는 ‘우리동생’의 활약은 그 언젠가 앞 집, 옆 집 사람들과 ‘공동육견’, ‘공동육묘’를 당연히 나누게 되는 사회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CREDIT글 장수연 사진 엄기태 자료협조 김현주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2-06 09:57:27
-
- 우린 문제없어! 판타스틱 듀오 젠과 호…
- HOT DOG우린 문제없어!판타스틱 듀오 젠과 호시 미국의 워싱턴. 데니스와 폴린의 집에는 조금 특별한 두 강아지가 있다. 두 눈을 잃어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호시와 눈이 소복이 쌓인 거리에 버려진 경험이 있는 젠이다. 그들은 지난날의 그늘에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매일을 새롭고 풍요로운 경험들로 꾸며나가고 있다. 눈 내린 산을 하이킹하고, 도시 외곽으로 나가 캠핑도 하며, 여름이 되면 강가로 가 수영과 카누를 즐긴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순수히 받아들인 채 살아가는 이 네 가족의 유일한 관심사는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행복이다.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 순간 속에 영원을 보라”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처럼. 젠과 호시의 소개를 부탁드려요.젠은 호시에게 어둠 속의 빛과 같은 존재예요. 젠과 호시는 서로 베스트 프렌드이자 소울 메이트라고 볼 수 있죠. 둘은 마치 운명처럼 서로의 삶에 등장했어요. 호시의 눈이 안 좋아질 즈음 젠도 버려져 있던 상황이었죠. 호시는 젠에게 의지하고, 젠은 호시를 보호해요.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단단해요. “믿음이란 계단 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첫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위대한 마틴 루터 킹의 명언처럼요. 용변을 볼 때만 빼고 호시는 언제나 자연스럽게 젠을 따라다녀요. 외출할 때도 젠이 호시를 가이드해요. 젠과 호시를 줄로 이어놓으면 젠이 알아서 리드를 하죠. 둘의 첫 만남이 궁금해요.제가 호시를 12년 동안 키우다가 가족을 하나 더 만들고 싶어서 남자친구와 입양에 대해 상의했어요. 남자친구는 더 큰 강아지를 염두에 두었는데, 제가 보호소에서 젠을 보고 한눈에 반했죠. 젠이야말로 호시의 완벽한 동반자가 될 거라고 남자친구를 설득했고 결국 젠을 데려오게 되었어요. 저희가 지역 보호소에서 젠을 데려온 건 2014년 11월 18일이에요. 그때 호시와 젠이 처음으로 만났어요. 젠을 본 호시의 반응이 어떨지 처음에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호시가 짖지 않는 거예요. 젠이 집에 오니까 처음에는 코를 킁킁거리더니, 곧바로 젠을 따라 집 주변을 산책했어요. 젠을 입양하고 나서 몇 달 후에 호시의 눈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어요. 원래는 한쪽 시력만 잃은 상태였는데 나머지 한 쪽도 점점 시력을 잃어가고 있던 중이었어요. 감염과 염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호시를 간호할 때마다 젠이 호시의 곁을 계속 지켜주더라고요. 마치 호시가 아프다는 사실을 아는 것처럼, 자기가 호시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그저 호시의 곁에 있는 것뿐이라는 걸 깨달은 것처럼요. 호시가 완전히 시력을 잃기 전부터 젠과 호시는 사이가 좋았군요.젠과 호시에게는 각자 아픔이 있었어요. 호시는 시력을 잃어가고, 젠도 건강상의 문제를 비롯해 추운 겨울날 길거리에 버려졌다는 아픔까지 갖고 있었죠. 젠과 호시는 비로소 진정한 소울메이트를 찾게 된 것 같아요.특히 좁은 등산로를 따라 젠이 호시를 안내하는 사진이 참 인상 깊었어요.젠은 호시의 두 눈이 되어주었어요. 호시는 아주 활발한 성격인데, 젠 같이 모험을 즐기는 친구가 생긴 것은 정말 행운이에요. 이제 호시는 부모가 곁에 없어도 누군가와 함께 여행할 줄 알게 되었거든요. 젠과 호시는 콜롬비아 고지에서 오리건 해안에 이르는 북서 태평양과 대륙을 돌아다녔어요. 호시는 원래 시력이 온전했다고 들었는데요.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호시는 12살이에요. 저는 호시가 아주 어릴 때부터 키워왔고, 저의 진정한 첫사랑으로 여겼어요. 이제 호시는 시력을 잃어버렸어요. 녹내장으로 고통 받다가 나이가 들면서 만성 질환까지 겪게 되었어요. 아무 것도 먹지 못하거나 온 몸에 힘이 없는 모습이 마치 무지개다리를 건널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죠. 몇 번이나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고, 여러 수의사한테도 갔었어요. 호시가 앞으로 고통 없이 살기 위해서는 안구 적출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수술을 결정하는 일은 제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어요. 호시는 제 자식과도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수술을 한 지 이제 거의 1년이 지났는데 다행히 호시가 아주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이전의 생기도 되찾았고요. 식욕이 돌아온 것뿐만 아니라 젊음의 에너지까지 돌아 온 것 같아요. 당신을 만나기 전에 젠이 유기됐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떤 상태였죠?젠은 워싱턴에 있는 SCRAPS라는 지역 보호소에 있던 아이였어요. 버려진 채로 거리에 떠돌아다니고 있었대요. 어린 소년이 춥고 눈 내리는 겨울의 거리를 혼자 떠돌아다닌다고 상상해보세요. 덥수룩한 털에 딱딱한 변이 엉덩이에 덕지덕지 묻은 채로 그렇게 길거리를 떠돌아다니고 있었대요. 젠을 처음 본 순간 눈길이 갔어요. 그 애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였죠. 젠은 심장 비대증에 폐부종을 앓고 있었고, 기관지까지 좁아진 상태였어요 유기견 문제에 관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젠과 호시의 이야기는 사랑과 우정 그 이상이에요. 구조된 동물들, 나이든 동물들의 아름다운 새 출발에 관한 이야기죠. 사랑하고 사랑받는 동물들은 결코 늙지 않거든요. 젠은 곤경에 처했던 늙은 강아지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사랑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들고 버려진 동물들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젠을 만난11월을 ‘나이든 동물을 입양한 달’로 매년 기념하고 있어요. 버려지거나 혼자 남는 동물들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젠과 호시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젠과 호시가 둘 다 나이가 있지만, 아직까지도 저에겐 한없이 어린 강아지들이랍니다. 여행하고, 먹고, 자고, 놀고, 서로 껴안고, 그러면서 살아가는 아이들이요. 젠과 호시는 저희에게 동물 그 이상으로, 사랑하는 제 자식들이에요. 저희도 단순한 주인이 아니라 보호자이자 부모라고 생각해요. 젠과 호시가 행복하고 오래오래 안전하게 사는 것이 저희에게 언제나 가장 중요하죠. 저와 제 남자친구는 야외활동을 좋아하는데 항상 젠과 호시와 함께하길 원해요. 호시와 젠도 대단한 탐험가거든요. 하이킹, 카약, 캠핑, 수영, 카누, 이런 것들을 함께 해왔어요! 저희와 함께 북서 태평양과 북서부 지역을 트레킹하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 왔어요. 인스타그램에 오시면 저희의 여행 사진들을 보실 수 있답니다. 젠과 호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Instagram / the.fluffy.duo CREDIT글 우서진 번역 한란 편집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 ?
- STORY | 2017-02-01 10:04:39
-
- 천송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워라
- 견생 2막천송이, 그럼에도 불구하고자유로워라 세상에는 어둡고 차가운 기운을 내뿜는 것들이 많다. 억압, 폭력, 회피, 무관심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그것들을 희석시키는 밝은 기운을 품은 것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해, 나눔, 배려, 어울림. 천송이의 맑은 눈동자는 단언컨대, 그 중에서 가장 강한 빛을 띤다. 아픔을 넘어서 이제는 사랑과 자유를 상징하는 송이의 휠체어 바퀴 소리. 더는 어두움을 논하지 말자. 따스함을 전하기에도 부족하니까. 지워낼 수 없는 기억 작년 10월. 동물자유연대 학대제보 게시판에 반갑지 않은 글이 올라왔다. 길을 떠돌던 집 없는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부상을 당해 위급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내용이었다. 지역은 부산. 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에서 즉각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무언가가 지면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어요. 아, 강아지가 떨어졌구나 싶었죠." 당시 상황을 상기하자 태희 씨의 목소리에 물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발로 찬 건지, 집어던진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건물 3층 높이 정도의 축대 위에서 떨어진 아이는 태희 씨가 한걸음에 달려간 그곳에서 쓰러진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어떡해, 어떡해. 처음 대면하는 상황에 태희 씨의 머리 위로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이 폭포수처럼 마구 쏟아져 내렸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상이 없어 어딜 다쳤는지 가늠할 수 없었지만, 꿀렁이는 피를 토하며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고 고통스러워하는 그 모습은 세상 가장 견디기 힘든 슬픔으로 태희 씨의 가슴에 아로새겨졌다. 비극의 끝에서도 사랑스러운 하반신 마비. 참으로 간단명료하게 내려진 결론이었다. 태희 씨는 제 앞에 쑥 들이밀어진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상당한 높이에서 떨어진 충격으로 척추가 부서지고 눌린 강아지는 그 부분을 지탱하기 위해 철심을 여럿 박는 힘든 수술을 견뎠다. 수술은 오래 걸렸고, 그 후에도 췌장염, 쿠싱 증후군(부신 피질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의 과잉 분비로 전신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 등 잦은 병치레로 한동안 병원에 머물러야만 했다. 그동안 매일같이 찾아간 병원에서 강아지는 태희 씨를 반겼지만 상체만 살짝 들썩이며 반응할 뿐 여느 다른 강아지들처럼 꼬리를 흔들어 주지는 않았다. 그 이유가 하반신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니, 저절로 하늘도 무심하다는 원망이 들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아픈 걸 티를 잘 안 내는 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보통 아프면 예민해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애교가 많아서 병원 식구들 모두에게 예쁨을 받은 아이예요, 얘가." 태희 씨는 움직이지 못하는 하체를 끌고 자꾸 앞발로 기어 저에게 오려는 강아지에게 ‘천송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모 드라마의 아름다운 여주인공처럼 주변의 큰 사랑을 받으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라는 소망을 담아서. 그 어떤 거리를 넘어서라도 안타깝게도 부산에는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했다. 하반신이 마비된 송이는 하루에 네다섯 번씩 사람이 곁에 꼭 붙어서 배변활동을 도와주어야만 한다. 임보와 입양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태희 씨는 매일 밖에 나와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송이를 맡아 데리고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마음으로는 백 번이고 송이를 데려오고 싶었지만, 자칫 안일한 행동으로 송이가 상처 입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었다. 결국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보호하기 위해, 송이를 부산을 떠나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로 옮기게 되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데. 태희 씨는 이 말이 무색하게 하루에도 몇 번씩 송이가 눈에 밟힌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그 먼 길도 마다않고 한걸음에 달려온다. 그 뿐만 아니라 한 아이에게만 오롯이 후원을 할 수 있는 1:1결연을 맺어, 든든한 버팀목의 역할까지도 자처하고 있다. 모처럼 송이를 품에 안은 태희 씨가 금세 또 눈물을 글썽인다. 이윽고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에 이번엔 송이가 반응했다. 울지 마, 괜찮아, 고마워. 말보다 더 따뜻한 혓바닥으로 송이는 다정하게 태희 씨의 볼을, 코를, 그리고 눈물이 맺힌 속눈썹을 연신 핥아 주었다. 남은 것은 행복해지는 일 "송이가 여기 대장 먹으려고 하는 중이에요. 아주 얼마나 여기저기 참견하기 좋아하는지 몰라요!" 복지센터 직원 분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웃음보가 터졌다.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뿔 난다는데 송이는 엉덩이에 뿔 날 새가 없다. 휠체어를 선물 받아 날아다닐 듯 신나있기 때문이다. 끼릭끼릭, 뒷다리를 받쳐주는 휠체어 바퀴 소리는 경쾌하다 못해 개성적이다. 다만 휠체어를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앞다리에 무리가 가 편히 쉴 수 없기 때문에 두어 시간마다 휠체어에서 내려 휴식을 취해야만 한다. 태희 씨는 송이의 곁에 누군가가 상주해야 하는 숙제를 어서 풀고 싶다. 기분이 좋으면 휠체어를 타고 내달리기까지 한다는 송이. 반짝반짝, 세상 가장 해맑은 표정 앞에 그 어떤 어려운 문제인들 못 풀까. 송이를 입양 및 임시보호 해주실 분을 찾습니다.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 <입양신청> 게시판에 연락처와 함께 글을 올려주세요. 담당자가 연락을 드립니다. CREDIT글 장수연사진 엄기태자료협조 조성진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
- STORY | 2017-01-31 10:22:59
-
- 모란의 봄
- ISSUE모란의 봄 모란시장은 3월에서 5월까지 가장 성황이다. 4일, 9일마다 열리는 5일장이 주말에 서면 그야말로 발 딛을 틈 없다. 모란의 봄은 오래 전부터 마을에 내리는 축복이자 도시의 경사였다. 겨우내 한파에 몸을 떨며 상인들은 봄을 기다렸다. 그런데 올 봄 모란의 풍경은 예년과 사뭇 다를 것 같다. 모란의 상징이었던 개고기 취급 업소가 전면 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성남은 어떻게 모란을 바꿨나 모란시장 내 스물 두 개의 업소에서 한 해 8만 마리의 식용견이 거래된다. 개고기의 메카라 할 만하다. 그래서 모란시장은 오랫동안 동물보호 운동의 집결지이자 개식용 문화를 지키는 세력들의 든든한 벙커였다. 성남시는 혐오 시설로 질타 받는 이 지역을 탈바꿈하기 위해 단속과 협의를 거듭해 왔으나 실효는 크지 않았다. 2012년엔 5개부서 합동으로 집중 지도 단속을 벌였지만 도로를 점유한 우리를 철거하거나 소음을 방지하는 설비를 갖추는 등의 소극적 정비만 이끌어냈다. 아직 개식용을 긍정하는 사회적 인식이 무엇보다 넘기 힘든 장벽이었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작년 7월, 성남시는 11개 부서로 이뤄진 이른바 ‘개고기 문제 해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재차 해법을 찾기로 했다. 반려 인구가 천만 명을 넘어서고, 동물에 대한 인식과 고민이 더 깊어진 사회의 분위기를 감지한 것이다. 정계도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도구나 열 등을 사용해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면 안 된다는 내용을, 한정애 의원은 동물 관련 영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아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결국 상인들이 한 발 물러섰다. 지난 12월 성남시와 가축상인회는 10여 차례 협의 끝에 <모란시장 환경정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장 내에서 판매 목적으로 개를 가두거나 도살하지 않기로 한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이제 모란시장에서 개 도살뿐 아니라 살아있는 개를 진열하는 행위까지 근절되는 것이다. 상인들이 자진 철거하는 대신 시는 업종 전환을 대폭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 같은 대타협에 외신들이 즉각 반응했다. 한국의 개식용 철폐를 강력히 요구하던 영국 언론 ‘미러’는 이 합의가 “역사적 협약”이라고 특필하기도 했다. 지금 모란에서는 그러나 현장에는 아직도 냉랭한 공기가 흐른다. 모란시장의 주차장에 들어서니 한쪽 벽엔 시정에 반발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들이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개 유통장 내 상인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유통장 앞마다 도열한 거대한 철제 우리 안에는 수십 마리의 누렁이들과 듬성듬성 품종견까지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풍문대로 짖음을 막기 위해 청력을 강제로 잃게 한 것인지, 아님 정말 짖을 기력조차 없어서인지 외지인을 보고도 조용한 녀석들이었다. 소리가 날아든 건 오히려 상인들 쪽에서였다. 경계심을 풀지 않던 그들은 조금 다가가려고 하자 곧바로 “사진 찍으면 안 돼요”라 외치며 취재진을 막아 세웠다. 자세히 보니 매장마다 ‘촬영 금지’ 문구가 큼직하게 박혀 있었다. 모란 시장은 장날이면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활기를 띤다. 수많은 유동 인구가 활보하는 길목에 버젓이 위치했으나, 유통장의 풍경을 온전히 담은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외부 노출을 극도로 막아서며 외딴 섬처럼 명맥을 이어온 ‘전통’이었다. 이러한 상인들의 경계와 위협에는, 머지않아 내몰리듯 가게를 닫고 업종을 바꿔야 하는 처분에 억울한 심경 또한 담겨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모란의 강아지들에겐 좋은 일이 아닌가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언론에서 주의 깊게 다루지 못한 점이 있다. 성남시와 상인회의 업무협약을 살펴보면 시장에서 살아있는 개의 진열과 도살 행위는 중단되지만 개고기 판매를 금지하는 부분은 없다. 개고기 거래 금지에 대한 합의까지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곳에서 도살된 개고기는 여전히 모란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 미관을 해치는 개 진열과 도살 시설은 사라지겠지만, 잘 가공되어 포장된 개고기는 여전히 유통될 수 있다. 개들이 이제와 같은 잔혹한 방법으로 도살되는 것은 변함없다. 다만 가려질 뿐이다. 혹자는 혐오 시설의 셔터만 내리고 보는, 성남과 모란 시장의 ‘화장술’이라 여길 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개를 먹지도 팔지도 않는 세상을 위한 위대한 첫 걸음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어떤 입장이든 이제 중요한 것은 다음 행보다. 작년 12월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단체는 공동논평을 내어 성남 모란시장의 변화를 환영하며 전시 행정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시설 철폐 이후의 움직임을 주시하겠다는 뜻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유통 근절·불매 운동 여론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모란시장의 유통장 업종 전환은 2월까지 이뤄지며, 5월까지 시설 환경 정비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모란 시장이 가장 번성하는 딱 그 시기다. 그러나 올해에는 봄날의 여유를 만끽하기보다 더 뜨겁고 치열해질 여름을 대비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모란의 봄, 그 다음 라운드를 말이다.CREDIT?글 김기웅 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1-25 12:03:45
-
- 대한민국 모든 동물의 대변인, 카라 대…
- INTERVIEW대한민국 모든 동물의 대변인카라 대표 임순례 감독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동물인권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메마른 땅을 일구고 작은 씨앗들을 심으며 소중히 가꾸어 왔다. 탈무드의 나무 심는 노인처럼 당장의 결실을 바라기보다 시간이 지난 뒤에 누군가가 보다 나은 오늘을 맞이할 수 있도록 그 터전을 미리 마련해 놓는 것이다. 카라의 대표 임순례는 동물에게 척박한 한국의 땅을 풍요로운 숲으로 바꾸고자 노력한다. 한 사람이라도 더 모여, 한 그루라도 더 심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과정 속에 비료와 물, 햇볕을 잊지 않고 마련해 주기 위해서 우리의 손길이 필요하다. 동물들의 고통을 대변하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2009년부터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임순례라고 합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보자> 등의 영화를 만드는 영화감독이기도 하고요. 현재는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 준비에 한창이에요. 카라는 어떤 단체인가요?2002년도에 ‘아름품’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활동을 시작한 동물보호단체예요. 2005년에 카라(KARA:Korea Animal Rights Advocates)로 개명을 했고 2010년에 사단법인으로 등록되어 보다 본격적으로 동물보호 활동을 펼치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동물복지 증진, 동물권리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학대에 대한 일시적인 대응보다 정책이나 캠페인을 통해 사회와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어요. ?영화 활동을 하시면서 카라 대표까지 맡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예전에 기르던 백구를 잃어버려서 그 아이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전단지를 붙이고 인터넷 공고를 올렸던 적이 있어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같은 지역에서 아름품의 활동가 한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떠돌이 백구 한 마리를 구조하려고 노력하던 중이었죠. 진돗개 외모는 다들 비슷비슷하니까 하얀 백구가 나타났다고 하면 저는 제가 잃어버린 아이인가 가 보고, 그 분도 구조하려는 개인가 가 보고. 그러다보니 자주 만나게 되었어요. 나중에 그 분이 카라의 명예이사직 자리가 비었는데 단체 홍보를 위해 인지도가 있는 제가 맡아줄 수 없겠느냐고 묻더군요. 당시 동물보호에 대한 지식도 많지 않고, 영화에 전념해야 할 때여서 몇 번이나 거절을 했죠. 그러다 우연히 달라이라마 존자님의 “아무리 깊은 깨달음도 실천이 동반되지 않으면 진정한 깨달음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듣게 됐어요. 365일 중 단 하루만이라도 카라를 위해서 할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렇게 대표직을 맡았어요. 저를 필요로 해주는 것도 고마웠고요. 여전히 논란의 중심, 개고기 식용 문제 카라하면 최근 개식용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네, 맞아요. 요즘 카라는 개식용 철폐에 관련해서 조금 더 구체적인 활동을 매진하고 있는 편이에요. 개고기 농장의 열악한 환경, 비인간적인 대우 등을 고발하고 이를 반대하는 서명운동, 광고 집행, 교육, 국제 컨퍼런스, 실태조사 연구보고서 발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물인권이 워낙 전반적으로 낙후되어 있어서 어느 한 분야만 콕 집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요. 그중 왜 개인가요?개는 많은 동물들 중에서도 유독 인간에게 굉장히 깊은 유대감과 의존감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에요. 한 마리, 한 마리의 성격이 아니라 개라는 동물 자체의 특성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식용으로 먹는 동물들 중에서도 개는 다른 동물들보다 사람들과 조금 더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개를 잡으려고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었는데 거기서 뛰쳐나온 개가 온 몸에 화상을 입고도 자기를 물 속에 집어넣은 사람에게 다시 꼬리를 흔들었다는 얘기는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에요. 고칠 것은 고치고, 지킬 것은 지켜야 개고기 문화는 우리의 전통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우리 조상들이 개고기를 먹었다는 건 사실이지만, 너무나 가난하여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마지막의 마지막에 먹었던 것이지, 지금처럼 이렇게 상품화하여 집단으로 사육해 잔인하게 잡아먹지는 않았어요. 사회가 많이 발전하고 풍족해져서 선택할 수 있는 음식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과거보다 훨씬 더 잔혹하게 개들을 사육하고 도살하여 오직 식용만을 위한 개고기를 생산하는 것에 의문을 느껴요. 과거에 조상들이 먹던 음식이라고 해도 사회와 생활이 바뀌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요. 과거에 행해졌던 모든 것들이 반드시 기준이 되어야 하거나 옳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 인간들이 오랫동안 많은 것을 발전시켜 왔듯이 살아가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고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식문화에 있어서 우리는 너무나 풍족합니다. 선택해서 먹는 기쁨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먹을 것을 먹더라도 먹는 양, 종류 등을 줄여가는 것은 꼭 필요하지요. 다 똑같은 생명인데 왜 개식용만 문제냐는 의견은 어떻게 보시나요?저희의 주장은 개식용만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에요. 사람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개식용 문제부터 인식하고 해결하는 것이 결국 동물복지 개선으로 이어지는 첫 걸음이라고 보는 거예요. 한 번에 모든 동물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는 없잖아요. 개식용의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모든 동물들의 보다 더 동물다운 삶, 동물과 사람의 올바른 관계까지 떠올리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도 제공하길 원하는 거죠. 개부터 ‘시작’을 하자는 뜻이에요. 개고기 식용 반대 컨퍼런스까지 열렸다고 들었어요.국회의원, 수의학자, 생태학자, 국내외 시민사회단체 등 전문가 분들을 모시고 개식용 금지에 대한 본격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했어요. 우리나라의 개식용 문제를 비단 한국만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동물학대 범주로 보고 공개적으로 물 밖으로 끌어낸 거죠. 개고기가 이렇게 공개적인 장으로 공론화되어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았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이미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서양의 동물보호단체에서 동양의 개고기 문제에 가지는 관심은 정말 커요. 서양에서는 동물을 정말로 사람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기르는 개와 먹는 개가 따로 나뉘어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거든요. 그들에게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죠. 현재 법적으로 개식용이 금지되지 않은 곳은 한국, 중국, 베트남 세 나라밖에 없어요. 정기적으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형식의 국제간 정보 공유는 지속적으로 하고 싶어요. 컨퍼런스 이후로 다른 외국 단체에서도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 주시고 연락이 오가는 경우가 늘었거든요. 앞으로 카라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반려동물뿐만이 아니라 야생동물, 동물원 동물, 식용동물, 실험동물 등 정말 많은 동물들이 사람들의 삶과 밀접해 있어요. 동물들의 이야기를 하는 건 우리 사람의 삶을 논하는 것과 같아요. 결국 동물들의 복지는 우리 인간들의 복지 향상으로도 이어집니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능을 가졌다고 해서 동물들을 우리 밑에 있는 존재로 보고 지배하려 들어서는 안 돼요. 오히려 동물들을 돌보고 지켜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상호공존하면서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죠. 동물과 인간은 서로를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카라는 이 상호작용을 이끌어 내고 싶습니다. CREDIT글 장수연 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7-01-23 10:33:52
-
- 캬키와 바다 | 1화 오늘도 산책
- 캬키와 바다1화 오늘도 산책 오전 10시쯤 될 무렵이면 캬키는 문 앞을 서성인다. 산책할 시간이 된 것이다. 아침식사를 마치면 세수를 하고 나갈 차림을 단단히 한다. 겨울이어서 외출을 하려면 꽤나 준비를 해야 한다. 처음에는 버겁고 귀찮았지만 지금은 익숙해져서 꽤 자연스럽다. 그렇더라도 바다는 아직 걸음이 좀 서툴러서 공원까지는 힙시트에 앉혀서 가는 게 좋다. 그렇게 오손도손 산책길에 나선다. 아침의 공원을 걸으며 두 달 전에 이사 온 이 동네엔 가까운 공원이 있어서 참 좋다. 가볍게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킁킁 이곳저곳 냄새를 맡고 낙엽이 쌓인 곳에서 볼 일을 치른다. 잔디가 있는 곳으로 가면 캬키의 리드줄을 놓고 바다와 함께 땅에 내려준다. “캬키야, 바다야! 이제 뛸 시간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둘은 헐레벌떡 뛰어간다. 캬키는 나뭇가지나 솔방울을 물고 오는 놀이를 하고, 바다는 캬키를 쳐다보거나 하늘에 날아가는 새를 구경하다가 자주 넘어지곤 한다. 겨울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는 공원은 우리만의 세상이다.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캬키의 발을 씻기는 동안 바다는 화장실 문지방에 서서 우리를 구경한다. 이것이 우리 집의 아침 풍경이다. 첫째 아들 캬키, 둘째 딸 바다 2013년 6월 내 생일. 이전에 운영하던 작은 작업실 ‘돗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음식을 대접했다. 촛불을 부니 한 친구가 눈을 가렸다. 짜자잔- 내 손에 솜뭉치가 잡혔다. 눈을 떠보니, 겁을 먹어서인지 목을 꼿꼿이 펴고 축 쳐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가 있었다. 강아지를 안으며 ‘선물이야? 짐이야?’라고 중얼거렸다. 만감이 교차했다. 부모님이 15년 동안 복실이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며 반려견에 대한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알았기 때문이다.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동물을 좋아했기에 그 이상의 고민 없이, 그리고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강아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캬키’라 이름 붙였다. 평소에 좋아하던 색이 'khaki'이자, 언젠가 반려견이 생기면 꼭 지어주고 싶었던 이름이었다. 그 후 출근할 때도, 여행을 갈 때에도, 부모님 댁에 갈 때에도 늘 캬키는 나와 함께했다. 캬키와 가족이 되고 일 년 뒤 결혼을 했다. 그리고 2015년 8월 여름의 끝에 바다가 태어났다. 지방에 내려가 부모님 댁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 친구 부부네가 캬키를 돌봐주었다. 평소에도 캬키를 많이 사랑해주고 가끔 돌봐주던 친구들이라서 걱정 없이 맡길 수 있었고, 그 고마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10월 중순이 되어서 캬키와 바다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바다의 탄생과는 상관없이 캬키는 여전히 얌전하고 의젓하다. 하지만, 아주 조금 애교가 늘었다. 남편이 퇴근하면 머리를 만져달라고 얼굴을 남편의 다리 사이에 묻는다. ‘아빠, 나도 더 예뻐해 주세요’라는 걸까. 그 모습이 왠지 짠하다. 듬직한 오빠가 되어줄게 용변은 무조건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캬키 덕분에 하루에 두 번 이상 하는 산책은 일상이 되었다. 캬키와의 산책 덕분에 나와 바다도 건강하게 만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바다가 태어나고 나서는 매우 신속하고 짧은 산책을 해야 했다. 바다가 잠시 잠을 청하는 사이 감행해야 했던 외출. 캬키에게도 바다에게도 각기 다른 이유로 미안한 산책을 하고 돌아오면 바다는 곤히 잠을 자고 있었고, 나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위험했을지도 모르지만 캬키도 내 아들이니까. 우리는 나름대로의 균형을 잡아야 했으니까. 그리고 캬키와의 짧은 산책이 육아로 지친 심신을 달래주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미안함과 불안감, 안심과 위로가 복잡하게 엉킨 산책길을 걸었다. 그리고 곧 바다가 산책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아기띠를 매야 하지만, 대부분 바다는 유모차에 태운 채 카키의 리드줄을 잡고 산책을 한다. 캬키는 늘 내 옆을 잘 따라와 주었고, 그건 바다와 함께할 때에도 예외는 아니다. 돌발행동 없이 쭉 걷는 캬키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캬키의 의젓함에 놀라고는 했다. 한편, 바다는 점차 캬키의 존재를 알아가기 시작해, 유모차 너머로 동행하는 캬키를 보며 이것저것 웅얼거렸다. 유모차에서의 시간을 지루해 하지 않은 것은 카키 덕분일 것이다. 바다가 걷기 시작하고서, 그리고 공원의 놀이터에 앉아 노는 것을 시작하고서 캬키는 가만히 유모차 옆에 앉아 바다가 노는 것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볼 때면 캬키가 바다의 ‘든든한 오빠’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동생이 노는 것을 지켜주며 경계태세를 갖춘 영특한 오빠. 우리는 이렇게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자연스럽게. 내일은 어떤 산책이 기다리고 있을까. CREDIT글·사진 김현주 | 프리랜서 디자이너(@zoooukh)편집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 STORY | 2017-01-18 09:4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