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손길 모아


 

반려문화 문화 속 반려동물 이야기
고양이 | 조그만 손길 모아
조회1,833회   댓글1건   작성일6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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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쪼개진 햇살이 소담한 도자기 그릇에 내려앉는다. 골목 한쪽에 오밀조밀 무심하게 자리한 듯 보이는 그릇들은 하나하나가 소중한 생명을 담고 있다. 일명 ‘생명그릇’은 생명에 대한 마음과 재능을 담은 작가 연합 모임이다. 20명이 넘는 작가들이 이번 ‘동물보호기획전’에 참여하여 동물들을 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성북동 갤러리에서 열린 ‘동물보호기획전’은 2006년을 시작으로 벌써 8번째가 되었다. 매년 10월 무렵에 한 마음으로 모이는 작가들은, 전시된 작품이나 소품을 바자회로 판매하여 수익금은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하거나 유기동물을 위해 사용한다. 작품은 동물을 소재로 하는 것도 있지만 일반 도예 작품들이 많다.
“동물을 작품에 직접 그려 넣을 때도 있지만, 이번 기획전은 동물을 위한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모두들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생명그릇 작가들 중 타칭 비주얼 담당이라는 김수령 작가가 해사하게 웃으며 또박또박 설명한다. 김수령 작가는 3년 전부터 이 기획전에 참여했다. “지인 작가분의 소개를 받아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어요. 동물을 워낙 좋아하는데, 반려견 뽀뽀는 벌써 12살이에요. 큰 수술을 한 번 받고 나서 아주 오만해졌죠. 지금은 다 나아서 건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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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령 작가 뿐 아니라 참여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단다. 색깔 고운 도자기 액세서리를 소개한 이상림 작가의 반려견은 코카 스파니엘 종이다. 느닷없이 말썽을 부리기도 하지만 가족이니 그것도 일상이 되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보니 동물에 대한 시선도 달라졌다. 길고양이를 보더라도 밥은 먹었는지 궁금하고, 길에 묶인 강아지의 물그릇이 비어 있으면 내 물을 꺼내 따라주고 가는 건 반려동물이 주는 위안을 알기 때문에 생긴 변화다.
“사람이 늘 베풀고 주기만 할 수도, 받기만 할 수도 없는 거지요. 평소에 항상 하는 건 쉽지 않더라도, 이렇게 일 년에 한 번은 의식적으로 동물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게 기분 좋아요. 내가 할 줄 아는 게 도자기니까, 그걸로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주고 동물들에게도 도움을 준다면 뿌듯하죠. 거창하게 말하기보다는, 그냥 그런 나눔이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싹을 틔운다고 생각해요.”
소외된 생명들 하나하나와 소중히 눈을 맞추는 마음으로 정성껏 빚어낸 작품들은 나눔의 싹을 품고 있어 더 곱다. 이렇듯 곳곳에서 꾸준히 가꿔온 소중한 싹이 자라 세상을 눈부시게 수놓는 풍경, 그 자연스러운 결실을 상상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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