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아빠를 만나다, 명지대학교 김종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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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길냥이 아빠를 만나다, 명지대학교 김종환 교수
조회2,600회   댓글4건   작성일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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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와 함께한 10년, 길냥이 아빠를 만나다

명지대학교 김종환 교수

 

원래 고양이를 좋아하셨나요? 길고양이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신 이유가 있다면?  10년 가까이 길고양이를 돌보아 온 '길냥이 아빠'에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질문이었다.그런데 "고양이를..."이라 말문을 열자마자,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라는 대답이 질문을 가로막는다.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그 긴 시간 동안 길고양이들을 돌봐 온 걸까. 나무 계단이 있어 더 운치 있는 디자인조형센터에서, 길고양이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산고양이를 돌보는 김종환 교수의 이야기를 마저 들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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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반어법

 

김종환 교수와 만나자마자 알게 된 사실은 '예전부터 고양이를 좋아했기 때문에' 명지대의 길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특별히 동물을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밖에 나가면 어린아이들이나 동물들이 유난히 저를 따랐지요. 신기하다 생각했어요."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어느 날,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발견한 노란 새끼고양이 한 마리. 당시엔 정기적으로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줄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끔씩 사료를 주며 고양이를 돌봤다. 그러던 중 고양이는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몇 달 후 겨울방학, 그는 캠퍼스에 다시 나타난 고양이를 발견했다. 사람들이 먹다 버린 짬뽕 국물을 먹고 있는 고양이를.


그때부터 김종환 교수는 '길냥이 아빠'가 됐고 '깐돌이'라 이름까지 지은 고양이를지금까지 보살피고 있다.현재 캠퍼스에 상주하는 고양이들만 6~7마리에다가 가끔씩 먹이를 찾아서 디자인조형센터 건물까지 찾아오는 고양이들까지, 합치면 10마리를 돌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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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먹이를 주기 시작했을 때, 무리에 속해있지 않던 깐돌이는 고양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상처투성이인 얼굴에 앞발이 접힌 깐돌이를 발견한 김종환 교수는 깐돌이를 담요에 싸서 근처 병원으로 달려갔다.

 

"딱 봐도 길고양이를, 그것도 남자가 데려와서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달라고 하니 이상하게 볼 수밖에요. 치료비도 줄 수 있는 건지 의심하는 눈치였어요. 순간 울컥해서 원하는 대로 다 줄 테니 살려내기만 하라고 했죠."


치료가 끝난 후 깐돌이가 영역싸움에서 부상을 입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고양이를 돌보기에는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고양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면 책도 사다 읽고 수의학과 교수에게 전화로 모르는 것도 물어봤죠. 영역싸움에서 밀려난 깐돌이가 혹시나 굶을까 걱정 돼 어디서든 마주치면 바로 주려고 차에도 사료를 싣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는 연구실과 자가용뿐만 아니라 실기실에도 사료를 한 포대씩 놔두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학생들도 수시로 먹이를 줄 수 있도록 했다. 연구실 비밀번호도 학생들이 외우기 쉬운 것으로 정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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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먹고 난 후 싹 사라져버릴 때의 허탈함. 고양이들의 냉정함이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던 그가지금은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걱정하게 됐다. 집고양이와는 달리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길고양이들에게 그는 "살아서 내일 다시 보자"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해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면 명지대의 고양이들은 이제 차 엔진소리만 듣고도 김종환 교수를 알아본다. 자신을 알아보고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길고양이들을 볼 때의 기쁨은 세상의 모든 '캣맘'과 '캣대디'들만이 알 것이다.그 기쁨만큼 견뎌내야 하는 것은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들. 김종환 교수도 그런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고양이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올 때가 가끔 있는데청소부 아주머니들에게 들켜서 빗자루로 맞은 적도 있지요. 그래서 한번은 고양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단단히 얘기했어요. 사람 말을 정말 알아들을까 싶었지만 그 후부터 건물에 들어오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더군요. 고양이들에게 계속해서 먹이를 줄 수 있으려면 저도 그렇지만 고양이들도 어느 정도의 선은 지켜야 한다는 것.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아주머니들께 제발 고양이들을 때려서 쫓아내진 말아달라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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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에는 매년 봄이 되면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이 엄마 고양이를 따라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양이를 기르고 싶어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김종환 교수는 무엇보다 책임감을 강조한다.

 

"새끼 때 잠시 예쁨 받다가 버려져 또 다른 길고양이로 살아가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질 마음가짐이 없는 사람들 때문에 유기동물이 생겨난 것이니까요. 유기동물을 위해 좋은 일을 한 사람들의 기사에는 부정적인 댓글이 수없이 달립니다. 불우이웃을 도울 수 있는 돈을 개나 고양이에게 쓸데없이 쓴다는 거죠. 하지만 불우이웃돕기와 유기동물보호 중에서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생명 그 자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더 많이 퍼질 때 유기동물 문제도 답이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유기동물을 위한 활동도 지나치게 감정이 개입되면 꾸준하게 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길고양이들을 돌보면서 늘 마음을 다잡는다는 김종환 교수. 청소아주머니들에게 구박받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고, 추위에 떠는 깐돌이가 안쓰러워 연구실에서 몸을 녹이게 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깐돌이를 반려묘로 맞아들일까 갈등도 많이 했던 그였지만 현재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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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사랑을 보내며

 

눈앞에 길고양이가 나타났기 때문에 길냥이 아빠가 됐다는 김종환 교수는 지금 보이는 아이들에게만이라도 충분히 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일정한 수입이 없다면 이 일을 할 수 없겠지요. 누구든 길고양이를 도우려는 마음이 있다면,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엄청난 부자라면 더 많은 길고양이들을 돌보고 싶어요. 책임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조금씩 사랑을 나눈다면 우리나라도 길고양이들이 살만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순간의 동정심으로 길고양이를 돌보려 하지 말라는 그의 말을 들으며 가슴에 묵직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그는 누구보다도 고양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길냥이 아빠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는 모 일간지에도 보도된 바 있다.

 

"연구업적으로 신문에 난 것도 아니고 길고양이한테 밥 준다고 신문에 났다면서 어머니께서 웃으시더군요. 앞으로 신문에 날 일이 또 있을 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기사가 가장 뿌듯할 것 같아요."​ 

 

     좋아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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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4
응더  
마음이 따뜻해지네요ㅠㅠ
답글 0
koko100  
교수님 짱 !
답글 0
안농레이  
멋진분이시군요..ㅎ
답글 0
wowwow  
좋은일 하시네요!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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