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견 사랑이의 행복찾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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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 시각장애견 사랑이의 행복찾기 프로젝트
조회1,837회   댓글3건   작성일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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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줄게

시각장애견 사랑이의 행복찾기 프로젝트

 

춥고 배고픈 개농장. 며칠에 한번씩 친구들이 사라지고는 돌아오지 않는다. 컹컹거리며 불안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은 사랑이가 살았던 집이다. 다행히 개농장에서 구출된 사랑이는 한 동물보호단체의 보호소로 이송됐다. 하지만 언제까지 보호소에 있을 수만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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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이야기

 

사랑이는 선천적으로 눈이 안 보인다. 아래턱은 부정교합으로 반밖에 남아있지 않다. 진돗개로 추정되지만 몸도 꼬리도 일반 진돗개보다 몹시 작다.

 

추측하건대, 열악한 개농장에서 어미개가 사랑이를 낳을 당시 충격을 받아 세포분열이 원활치 않았던 것 같다. 어미개가 임신을 했을 때 개농장 측에서 열선을 깔았을 가능성이다. 뜨거운 고열에 노출된 사랑이는 정상적으로 세포분열을 하지 못해 곳곳에 선천적 장애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사랑이에게 세상은 무섭고 아득한 곳이었다. 어두컴컴한 암흑 속에서 매질이라도 당했다면 사랑이는 세상에 대한 더 큰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런 사랑이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보호소에 이송되었다는 점이다.그러나 보호소에 있는 동안 장애가 있는 사랑이를 입양하는 사람은 없었다. 임시보호 기간 2년이 끝난 뒤 안락사를 시키는 그곳의 정책상 사랑이는 더 이상 보호소에도 머물 수 없었다.

 

그 때 사랑이에게 다가온 손이 있었다.동물훈련사 한준우씨다. 만약 한준우 훈련사가 갈 곳 없는 사랑이를 키우기로 결심하지 않았다면 사랑이의 운명은 무섭고 외로운 기억으로만 끝났을 것이다.

 

한준우 훈련사는 같은 보호소에 있던 예고 없이 사람을 무는 버릇이 있어 안락사 대상이었던 렉스까지, 소중한 두 생명을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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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순 없지만, 들을 순 있잖니

 

사랑이를 돌보는 한준우 훈련사는 사랑이가 다른 강아지들처럼 당당하게 지냈으면 하고 바란다. 덧붙여 사람들에게 눈이 보이지 않는 개도다른 개들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그는 훈련에 도가 튼 전문가다. 한준우 훈련사는 이런 자신의 재능을 통해 사랑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주기로 다짐했다.


일반적으로 강아지는 사람의 명령을 이해할 때 수신호를 먼저 인지한다.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부르는 손짓을 하면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다.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서 움직이는 건 그 이후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랑이에게는 이런 수신호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훈련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한준우 훈련사는 믿고 있었다. 수신호라는 중간 매개를 넣지 않아도 음성으로 사랑이를 훈련시키고, 같이 산책도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우리가 소통하는 소리, 클릭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사랑이를 위한 훈련방식으로 클리커를 선택했다. 클리커는 강아지가 잘했다는 신호를 소리로 보내는 도구다. 클리커의 장점은 소통의 도구라는 것이다. '클릭' 하고 소리가 들렸을 때 아이가 이를 칭찬의 으미로 인식하고, 클리커 소리에 신뢰가 쌓이기 시작하면 이를 통해 교감할 수 있다.

 

특히 눈이 안 보여 소리에 민감한 사랑이에게는 최적의 훈련 방법이었다. 수신호 대신 클리커로 잘한 행동을 알려주고, 그 행동의 명칭을 '음성'으로 각인시켜주면 사랑이는 그 누구 못지않은 명견으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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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두드리다

 

사랑이와 한준우 훈련사를 가로막는 큰 문제는 닫힌 마음이었다.사랑이는 사람의 손이 자신의 몸에 조금만 닿아도 소스라치게 놀라고 경계했다. 준우씨가 다가와도 꼬리를 흔들거나 반기지 않았다. 사랑이는 오히려 동물들과 잘 지냈다. 같이 온 렉스나 집에 있는 다른 강아지들을 몹시 따랐다. 하지만 이 점이 준우씨와의 관계엔 악영향을 끼쳤다. 의지할 곳이 있으니 사람에겐 아쉬울 게 없었던 것이다.


한준우 훈련사는 사랑이에게 매일 사료를 한 알 한 알 손으로 주기 시작했다. 턱이 짧아 사료를 흘리면서 먹는 사랑이를 배려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렇게라도 사람의 체온을 느끼길 바랐기 때문이다. 동시에 사료를 먹이며 조금씩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며칠... 사랑이는 준우씨가 자신의 머리와 발을 만지는 걸 허락했다.


"처음엔 많이 조급했어요. 생각만큼 성과가 나오질 않았거든요. 사람들에게 사랑이가 변화한 모습을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죠. 그러다 문득 제가 잘못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이를 기다려 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 거예요. 그래서 마음을 비웠어요. 천천히 나아가려고요. 언젠가 사랑이가 저를 믿고 따라와 주는 날이 올 거예요. 지금은 한 90퍼센트? 100퍼센트의 믿음이 아니에요. 사랑이가 저를 전적으로 신뢰할 때, 그때가 이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시점이에요.

 

사랑이가 제 말을 알아들었으면 좋겠어요.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면 교감이 생기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힘들겠죠. 그래도 많이 좋아졌어요. 이젠 제가 렉스한테 밥을 주면 일어서서 자기도 달라고 하고 그래요. 질투야말로 관심의 표현이죠. 마당 정도는 제가 안내해주지 않아도 혼자 내려갔다 올 수 있고, 제 옆에 붙어 산책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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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가 사랑이를 마음으로 보듬어 안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한준우 훈련사는 자신이 조급한 마음을 버리게 되었던 생각을 들려줬다.

 

"사랑이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이죠. 태어나서 처음 있었던 공간이 개농장이었으니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누군가 자신을 함부로 다루고...마음이 짠해요. 사실 저도 몇 년 전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었어요. 유일하게 보이는 한쪽 눈을 가리면 눈을 뜨고 있지만 아무것도 안보여요. 그러면 참 무서워요. 그런데 인간세상에서 이 아이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은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한준우 훈련사는 그것을 깨달았고, 깨달은 순간 사랑이 마음의 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그래서 준우씨는 사랑이에게도 언제나 말을 건다.

 

"사랑아, 나를 믿어줬으면 좋겠다.믿고 따라와주면 언젠가는 힘든 과거를 다 털고 이 세상을 행복하게 느낄 수 있게 도와줄게. 나를 믿어주렴, 사랑하는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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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3
유타  
기적이네요 감사합니다. 하느님  사랑이에게 천사를 보내셨네요!
답글 0
phmlay  
정말 맑은 눈을 가졌어요 ..
답글 0
tantan  
다행이예요. ㅜㅜ 끝까지 사랑이 지켜주시길... 감사합니다..ㅠㅠ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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