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후루룩, 엉뚱함을 벌컥벌컥 만화 <고양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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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게으름을 후루룩, 엉뚱함을 벌컥벌컥 만화 <고양이라면>
조회2,086회   댓글0건   작성일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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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게으름을 후루룩, 
엉뚱함을 벌컥벌컥
만화 <고양이라면>

 

 

라면 가게를 운영하는 고양이 점장이 커다란 박스 안에 빠져서 바둥거린다. 곤란에 빠진 고양이 점장을 단골손님이 발견하고 꺼내주지만, 이번에는 커다란 종이봉투를 뒤집어 쓴 채로 발견된다. 누가 자꾸 괴롭히는 거야? 물론 범인은, 짐작하시는 대로다. 고양이 점장은 기껏 구해줬더니 다시 상자로 슬금슬금 들어가며 투덜거린다. 왜 그럴까, 도대체 고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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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안 해도 괜찮은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고양이가 느릿느릿 기지개를 쭉 펴며 마중을 나온다. 침대 위를 손바닥으로 만져보면 방금까지 누워있던 자리가 따끈따끈하다. 그 자리에 털썩 몸을 던지면, 고양이가 옆에 와서 또 자려고 몸을 둥글게 말고 눕는다. 그 모습을 보며 가끔은 감탄한다. 너 정말 팔자 좋다….

결혼 후 신랑이 고양이에게 '손'을 가르치려고 했다. 고양이는 듣는 둥 마는 둥 했고 나는 원래 집사로서의 본분을 다하고자 고양이님을 귀찮게 하지 말라고 했다. 알아서 모래에 알찬 감자를 생산해주고, 기특하게 물도 잘 마셔주고, 귀여운 자세로 잠자고, 밥 먹을 거냐고 물어보면 냐앙 대답도 야무지게 해주면 됐지 재롱까지 부릴 필요 있나. 그때 아마 신랑도 생각했던 것 같다. 뭘 해도 사랑받는, 팔자 좋은 생명체 같으니라고….

 

 

그냥 게으름이나 피우지 그래

 

<고양이라면>은 네 컷짜리 만화책이다. 왠지 콘셉트를 보면 심야식당의 고양이 버전쯤 될 것 같지만, 그보다는 집사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귀여운 만화로 고양이의 특성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 없이 만화를 본다면 뭐 이런 생명체가 있나 싶을지도 모르겠다. 점장인 주제에 손님들의 입장은 생각해본 적 없는 고양이 점장은 사람 손님이 화장실이 어디냐고 묻자 모래로 안내해준다. 뭔가 분명히 틀렸지만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

 

뭉툭하고 말랑말랑할 뿐 섬세함과는 거리가 먼 고양이 발로 가게에서 부지런히 주먹밥을 만들고 라면을 끓이는 장면을 상상하면 과연 요리가 제대로 되기는 할지 불안하긴 하다. 아니나 다를까, 기상천외한 레시피의 라면을 자꾸 선보이는 통에 일을 열심히 해도 걱정이다. 의외로 맛은 나쁘지 않은 것 같지만 역시 고양이는 그냥, 게으름이나 피우고 세계의 생산성을 낮춰 균형을 맞추는 게 나을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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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처방은 역시, 라면?

 

사실 요즘 내가 키우는 두 마리 고양이가 다 아프고, 치료비에 수술비에 등골도 휘고, 그러느라 꽤 울적했다. 집안의 평온과 화목은 온 가족 구성원의 건강에서 출발하는 법이다. 그래도 역시 기분이 우울할 때에는 고양이가 또 제법 괜찮은 처방이다. 선반에서 식탁 위로, 자신 있게 점프하다가 미끄러지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도도하게 걸어가는 걸 보면 아무튼 웃긴다. 어이가 없어서 웃긴 거지만 어쨌든….

이 청년실업 시대, 라면을 열심히 팔아도 모자랄 판에 장사는 언제 하려는지 툭 하면 잠이 들어 버리는 고양이의 습성을 깨알 같이 녹여낸 만화 <고양이라면>을 집사들의 항우울제로 추천해 본다. 거기에 새벽에 먹으면 더욱 꿀맛인 라면과의 콜라보도 썩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점장이 고양이인 라면 가게가 있다면, 맛은 어쨌거나 나도 단골손님이 되었을 테니까.

 

 

CREDIT

 지유

그림 우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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