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을 잘 못보는 건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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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을 잘 못보는 건달이
조회3,422회   댓글0건   작성일1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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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VET

고양이 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소변을 잘 못보는 건달이

 

'심심하네…' 가끔 공주가 와서 애교를 피우기도 하지만, 맨날 골 려 먹던 건달이가 없어서 허전함이 느껴졌다. '그 놈이 이렇게 존 재감이 있었나?' 최근 우리 집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얼마 전부터 건달이가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렸다. 조금 전에 화장실에 갔다 나온 것 같은데 그새 또 화장실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야, 너 왜 그래? 똥 마려운 멍청한 멍멍이처럼!” 

“어? 아니, 그게 아니고… 그냥 쉬야 마려운데 잘 안 나오네… 아, 왜 이러지? 앗, 신호 왔다. 잠깐만, 나 화장실 좀…” 

“야, 얼른 싸라. 안 그럼 너 몇 년 전처럼 또 끌려간다.” 

“그러면 안 되는데… 싸야 되는데… 우씨, 그 남자가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 어떡하지…” 

“야, 너 뭐해! 오줌을 어디에 싸는 거야! 아, 이 자식 더럽게… 한두 살 먹은 애도 아니고. 으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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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을 여기저기 흘리던 건달이는, 결국 동그랗고 답답한 가방에 담겨진 채 남자에게 들려 사라졌다. 건달이는 내려달라고 울어댔지만 남자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건달이를 가방에 쳐 넣고는 데리고 나가버렸다. 건달이가 예전에 앓았던, 오줌 못 싸는 병이 도진 게 분명했다. 건달이는 좀 예민한 편이다. 요즘 몸집이 커진 공주가 건달이를 괴롭혀서 스트레스도 꽤 받았을 거라 생각된다. 내가 그렇게 스트레스 받지 말고, 물 많이 먹고, 다이어트도 꼭 해야 한다고 누누이 얘기 했건만. 

 

그날 남자는 혼자 돌아왔다. 건달이는 데려오지 않았다. 슬쩍 냄새를 맡아보니 동물병원이란 곳을 다녀온 게 틀림없다. 몇 년 전 건달이가 화장실에서 오줌을 못 싸고 이불에 몇 번 오줌을 쌌을 때도 남자는 건달이를 데리고 나갔다 혼자 돌아왔다. 그리고 그 때도 남자에게 이 냄새가 났었다.

 

남자가 돌아온 이후 갑자기 우리가 잘 먹던 딱딱한 밥을 치우고 깡통에서 물렁물렁한 밥을 줬다. 뭐, 이런 밥에 환장한 놈들도 있다는 얘긴 들어봤지만 어렸을 때 이런 밥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인지 난 이런 캔에 들어있는 물렁한 밥은 별로다. 이런 걸 무슨 맛으로 먹는지. 근데 어린 공주는 마냥 좋다고 허겁지겁 먹는다. 격 떨어지게. 공주가 잘 먹으니까 아예 거기다 물까지 부어준다. 그래도 좋다고 먹는다. 쟤는 어렸을 때부터 저 캔에 들어있는 밥을 먹어서 그런지 참 잘 먹는다. 그렇게 아무거나 넙죽넙죽 받아먹으면 그 녀석이 우리를 쉽게 보는지도 모르고.

 

남자는 화장실도 하나 더 가져왔다. 물을 담는 그릇도 늘어났다. 오~ 물이 계속 흐르는 그릇도 가져왔는데, 이건 좀 신기하고 재밌어 보인다. 분명 그놈의 동물병원에서 우리가 먹는 것에 대해서부터 시시콜콜 얘기를 했나 보다. 건달이는 지난 번에도 잘 나아서 돌아왔으니까 이번에도 금방 좋아져서 올 거라 믿는다. 이번에 오면 나도 신경 써서 재발하지 않도록 도울 생각이다. 일단 건달이가 하루에 먹어야할 물을 다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그리고 건달이가 온 후엔 공주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게 공주 정신 교육을 단단히 시켜놔야겠다.

 

건달이가 없어서 오늘 밤은 좀 심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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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

고양이 하부비뇨기계 질환(FLUTD) 중 가장 많은 비중(50~60%)을 차지하며 주로 2-6년령에서 호발한다. 이 질환에 걸린 고양이는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거나, 소변을 제대로 못 보는 등 배뇨 문제를 앓는다. 비폐색형과 폐색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폐색형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응급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스트레스, 요로상피 이상, 신경내분비 질환 등 여러 학설이 제시되고 있다. 원인이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대증 치료를 하며, 스트레스 줄이기, 환경관리, 체중관리, 음수량 관리와 함께 진통제, 스트레스 완화제, 방광벽 보호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CREDIT

용강동물병원 박원근 원장   

그림 지오니   

편집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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