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짜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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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짜장 이야기
조회480회   댓글0건   작성일3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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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족 하 며  사 는  방 법 

 

마린 짜장 이야기
 

마린이는 함께 산 지 8년 차 된 나의 강아지.
그리고 짜장이는 함께 산 지 4개월 된 나의 강아지다.
나는 오늘도 이 둘과 산책을 다녀오며 큰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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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알리는 존재
 

잘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다음을 위해 달리는 나에게 이 둘은 만족하며 사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내가 주는 간식 하나, 손짓 하나에 행복해하는 마린이와 짜장이의 모습을 보면 가끔 혼자 알록달록 어울리지 않는 과한 옷을 입고 군중 속에 있는 부끄러운 느낌을 받는다. 삶을 복잡하게 사는 내게 늘 간결하고 정직한 행복의 의미를 알려주는 이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위안이 된다. 우리는 어느덧 아주 잘 어울리는 한 팀의 가족이 되었지만, 여전히 마린이와 짜장이 둘은 아주 다르다. 마린이는 나의 과거, 그리고 짜장이는 나의 현재를 보여준다. 혼란스럽고 두려운 게 많았던 20대의 날들을 함께한 마린이는 그때 나의 정서를 받아들인 탓인지 늘 조심스럽고 겁이 많으며 예민하다. 여기서 마린이의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우린 옛날에 아주 작은 원룸 자취방에서부터 함께 했다. 풍족하지 못한 생활이었지만 함께 버텨냈다. 내가 힘들어할 때면 지금의 신랑이자 그때의 남자친구였던 남편이 나를 도와줬는데, 마린이와 남편 그리고 나까지 셋의 합동 플레이는 힘들었던 그 시기를 아주 성공적으로 버틸 수 있게 해주었다. 

 

개는 여유가 있을 때 키우는 게 맞다. 난 과거의 부족함에 대해 생각할 때면 마린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니까. 마린이와 함께한 지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내가 혼자 방에 앉아 울고 있었는데, 마린이가 나에게 다가와 얼굴에 흐르는 눈물 냄새를 맡고, 무릎 위에 올라와 온기를 나누어 주었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냥 함께 숨 쉬고 있는 누군가의 위로를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이었다. 그 날은 나에게 ‘우리가 이렇게 함께 살고 있는 거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느꼈던 특별한 날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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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두 마리라서


반면 짜장이는, 30대에 들어서 알게 된 나의 강한 자존감과 안정감을 받아들인 탓인지, 장난감을 모두 갈아서 먹어 버릴 듯 시끄럽게 놀다가도 이내 코를 골며 늘어지게 잠들어버리는데, 그런 짜장이의 하루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빵 터진다. 이렇게 너무 다른 두 마리라서, 이 둘을 향한 나의 마음도 조금씩 다르다. 나의 과거인 마린이를 볼 때는 마음이 저릿하면서 찡한 무언가가 차오르고, 나의 현재인 짜장이를 볼 때면 간지러운 달콤함이 차오른다. 느낌은 다르지만 둘 다 분명한 사랑이다. 내가 ‘집 밖의 삶’을 좀 더 멋지게 살아보고자 나를 잊어버릴 만큼 고군분투할 때면 마린이와 짜장이는 ‘집 안에서’ 나를 진정 시키고, 멋지게 사는 것보다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일깨워 줄 것이다. 그 행복 끝에 멋이 있다는 것도 말이다.

 

내가 이들을 보호하고 키워내는 처지긴 하지만, 동시에 이들이 나에게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좋은 기준이 되어 준다 는 믿음도 존재한다. 이 믿음은, 그리고 이 사실은 우리를 아주 견고하게 만들고 더욱더 사랑하게 한다. 마린이는 우 유 맛 껌, 짜장이는 황태포를 좋아하는데 간식을 하나씩 주고 아이들이 또 달라는 눈빛을 보낼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보면, 일분일초의 시간이 참 밀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 불필요한 고민을 하면서 보내버리는 시간보다 훨씬 진하고, 사는 것답게 사는 느낌이 드는 시간들이다. 모든 반려견과 함께 사는 분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겠지만. 우리 가족이 앞으로도 이렇게 밀도 있는 시간들로 가득 채워 살아가길 나는 깊게 바란다. 마린아 짜장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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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사진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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