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고양이] 옆집에 동물 학대자가 이사 왔다면? 마당고양이들의 평화가 깨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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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옆집에 동물 학대자가 이사 왔다면? 마당고양이들의 평화가 깨진 날
작성일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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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옆집에 동물 학대자가 이사 왔다면?

마당고양이들의 평화가 깨진 날

 

오르락내리락… 아기고양이 둘이서 건조대 등반에 나섰다. 또 다른 마당 한 편에선 앵자네 식구들이 황태를 맛나게 먹고 있고, 나뭇가지가 늘어진 그늘 밑에선 앵두가 화분을 베개 삼아 낮잠을 청하고 있다. 하루 24시간, 모든 시간이 평화로웠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2017년 7월, 경북 남천의 한 전원주택 마당에서 안전하게 살고 있던 마당고양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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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에 찍힌 그 남자

 

앵자는 수유 중이다. 혹여나 애들이 다칠 새라 꼭꼭 숨겨두고 밥엄마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만큼 모성본능이 강한 어미였다. 그런 앵자가 애들 곁으로 가질 못하고 마당을 이리저리 맴돌고 있었다. 전에 없던 이상한 일이었다. 

 

“거실에 앉아 있는데 대문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라고요. 고양이들인가 했지요. 목줄을 한 이웃 외출냥이들도 가끔 와서 마당냥이들 사료를 먹고 가곤 하거든요. 그런데 뭔가 퍽! 하는 소리가 크게 나고 창가에서 마당 고양이를 보고 있던 저희 집냥이 세 마리가 후다닥 방으로 도망가 버리더라고요. 그제야 내다봤는데 웬 남자가 담장 밖에서 서성이고 있어서 빠르게 CCTV를 돌려봤지요.”

 

화면 속 남자는 신애 씨의 마당에 한가로이 늘어져 있던 고양이들에게 새총처럼 보이는 물건으로 위해를 가하고 있었다. CCTV 사각지대를 찾아가며 교묘하게 몸을 숨기고 집요하게 고양이들을 향해 구슬을 발사했다. 그 때문에 모성애 강한 앵자는 아이들이 다칠까봐 곁으로 가지도 못한 채 쇠구슬을 피해 마당을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튕겨진 구슬들 중 일부가 대문에 맞아 큰소리가 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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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양이 앵자 가족)

 

 

서울에서 살다가 마당 있는 시골로 이사 온 이유 중 하나도 내 마당에서 눈치 보지 않고 안전하게 길고양이들 밥을 챙겨보자는 로망 때문이었는데 2017년 7월의 어느 날 무참히 깨어져 버렸다. 그 남자는 최근 이사 온 옆집 이웃이었다. 

 

“이곳 남천은 도심에서 좀 떨어진 한적한 시골마을이에요. 아랫마을 어르신들은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오신 분들이고 오르는 언덕길 위에 한 채, 두 채씩 뚝뚝 떨어져 지어진 전원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저처럼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마을 평균 연령대는 높은 편이고, 이제 막 사십대로 들어선 제가 어린 층에 속하지요. 살아온 방식과 세대 차이는 있어도 생각이 바르고 도리에 어긋나는 일 없이 서로 조용히 물에 물 스미듯 화목하게 어울리며 살아가던 동네였어요. 이사 온 지 3년이 되었지만 큰 소리 한 번 난 적이 없는 곳인데…….”

 

반려 인구 천만 시대라도 시골로 갈수록 개나 고양이를 여전히 가축이나 미물 수준으로 보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래도 경북 남천은 달랐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길고양이들을 위한 밥그릇이 하나씩 마당에 놓여 있었고 돌담길을 따라 걷는 고양이의 뒤태를 바라보는 시선도 따뜻한 동네였다. 고양이 몇 마리쯤은 논두렁 밭두렁 할 것 없이 편하게 늘어져 잠자기 일쑤였고 이들을 쫓아내는 어른들은 없었다. 

 

가장 안전한 내 마당이 어느 날 갑자기 지옥으로 변해버렸다면,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또 어디 있을까. 그날 일을 떠올리면 아직까지 손이 떨린다며 호흡을 한참이나 고르던 신애 씨의 입을 통해 들은 사건은 한층 더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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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고양이 불법 포획

 

새벽 2시 30분.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 너무나 구슬퍼서 창밖을 살펴보았지만 어둠이 너무 짙어 잘 보이지 않았다. 이미 잠은 달아나버렸고 울음소리는 계속 들려오고 애타는 마음에 커튼만 열었다 닫았다만 수십 번. 오가는 고양이가 있나 싶어 CCTV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옆집 이층에서 손전등으로 불빛을 비추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때 시각이 새벽 5시쯤. 

 

이후 곧바로 이어지는 총성. 공기총이 계속 발사되자 고양이 울음소리가 멎었다. 그리고 곧 옆집에서 포획틀을 들고 나온 사람의 모습이 비춰졌다.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심장에 구멍이 뻥 뚫리면서. TV에서나 봤지 실제로 이웃에 저런 사람이 이사 올 줄이야…. CCTV를 돌려보다가 맨발로 그냥 뛰어나갔어요. 무서움이고 뭐고 애부터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뛰어나갔던 것 같아요. 다행히 포획틀에만 넣고 집 안으로 가져가진 않았더라고요. 희미하게 우는 소리가 들려서 다가가니 그래도 움찔움찔 몸을 움직이고 있었어요. 얼굴은 피멍투성이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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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양이 노자. 지금은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다)

 

 

역시 아는 녀석이었어요. 이 동네 이사 와서 처음으로 밥 먹으러 온 노른이가 낳은 ‘노자’였어요.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포획틀을 열어주었습니다. 노자는 상처 입은 채로 미친 듯이 달아나더라고요. 녀석이 살아 있는 건 다행이지만 앞으로의 일이 캄캄하게 느껴졌어요. 불법포획에 공기총까지 쏘아대는 사람을 이웃으로 두고 고양이들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을까. 예전처럼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까. 많은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졌어요.”

 

잠시 후 옆집 남자가 찾아왔다. CCTV로 고양이 풀어주는 거 봤다면서. 심지어 도둑 취급까지 받아야 했다. 고양이 불법포획에 동물학대까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걸까.

 

“왜 남의 집에 와서 도둑질해갔냐는 소리를 듣고 참았던 화가 터져 나왔어요. 남의 집 땅이긴 하지만 옆집은 울타리도 담장도 없는 집이어서 그 앞길로 마을 사람들이 다 지나다녀요. 물론 오랜 시간 이 땅에서 살아온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지요. 무단침입은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자꾸 도둑질이라고 언급하기에 불법 포획도, 총을 쏘는 일도 신고감이라고 강조했지요. 그랬더니 ‘어디 여자가 건방지게!’라고 쏘아붙이더라고요.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로 말이 안 통할 줄이야.”

 

불법포획은 물론 갇혀 있는 상태의 고양이에게 공기총을 쏘아대는 행위는 분명 동물학대에 해당된다. 계획적이면서 의도적인 이 행동에 대해 이웃은 책임을 져야 하며, 더불어 신애 씨 집 마당 안으로 총을 쏘아댄 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이다. 이후 신고는 이루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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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사건, 그 이후

 

신고를 위해 경찰서로 향했던 신애 씨는 그곳에서 이웃이자 전직 파출소장님이셨던(이하 소장님)분을 만나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소장님은 중간자의 입장에서 꼼꼼히 들으시곤 현명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도심과 달리 고양이 관련 민원이 자주 접수되지 않아서인지 경찰서에서는 당황하더라고요. 이웃 간에 정답게 살아가던 조용한 마을인데 갑자기 고소, 고발이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으니 그분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요. 당장 법적으로 해봤자 벌금 몇 푼 내고 더 심하게 고양이들에게 분풀이 할 것이 자명하니, 이번 기회에 다시는 힘없는 생명에게 화풀이하지 못하도록 따끔하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그래서 소장님의 도움을 받아 이장님께도 마을 내에서 학대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과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점을 강조했고요. 인근 사람들에게 알려 살피는 눈을 넓혔지요. 이제 고양이들에게 일이 생기면 이웃이 한 일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조금 잠잠한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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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CCTV자료, 돌멩이를 던지고 총을 쏘아댄 걸 본 이웃들의 증언까지 증거는 차곡차곡 모아둔 상태다. 소장님의 충고대로 일지 쓰듯 그날 사건부터 현재까지 기록화 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마당이 생기면 눈치 보지 않고 길고양이들 밥을 챙길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의외의 복병을 만난 셈이다. 하지만 신애 씨는 그 누구보다 지혜롭게 사건을 헤쳐 나가는 중이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이 마을이 더 좋아졌어요. 혹시 그깟 고양이 한 마리 가지고, 라는 말을 듣게 될까봐 걱정했는데 모두 한마음으로 다친 녀석을 걱정해주시고 안부를 물어주시더라고요. 집 근처에서 똥을 좀 눈다고, 울타리도 경계도 없이 펼쳐진 마당에 덩그러니 연못을 파놓고 그 속에 잉어를 풀어둔 걸 오가는 고양이들이 손사레질 한다고 돌 던지고 총 쏘고 포획하는 일에 저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 분들도 놀라신 듯 해요. 오가며 고양이 괜찮냐고 물어봐 주시는 따뜻한 동네여서 이사 오기 참 잘했다 싶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신애 씨는 국민 신문고에 민원을 넣으며, TNR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문의한 상태다. 해당 시 담당부서에서 다수의 민원이 있어야 TNR 예산을 신청할 수 있다는 답변을 해왔기 때문이다. 행정구역상 경산시에 속하는 남천 고양이들의 TNR 및 학대사건이 평화롭게 마무리 지어질 때까지 신애 씨는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  



CREDIT

박수현 객원기자

사진 최신애

에디터 김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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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4
Aileen  
요새 학대 특히 길고양이의 학대가 너무 심합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30606?navigation=petitions
동물학대 처벌 강화 청원입니다. 꼭 많이 참여해주세요..
답글 0
샤르민  
말못하는 동물이라고 학대하는 인간들 똑같이 당할겁니다!
공기총이 말이 되나요?

마을 주민들이 참 고맙내요...
힘내시고 앞으로도 고양이들 잘 부탁드려요.
답글 0
헬레나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갇혀있는  애한테  공기총을 쏘다니  .님  응원합니다.!!!!!
답글 0
김은정  
제 경우도 이웃에 학대자들이 넘쳐납니다. ㅜ
저희는 담을 조금씩 높이는 수동적 대응뿐이지요.
마당안 느긋한 길고양이 일가족..바라만봐도 기쁨입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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