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순종 반려동물만 찾으시나요? - 1부

칼럼 전문가에게 듣는 동물 이야기
아직도 순종 반려동물만 찾으시나요? - 1부
조회 1063   8달전
손서영 수의사
프린트 리스트보기

 

나는 서울과 시골을 오가며 산다.
하지만 시골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서울에서는 거의 일만 보고 서둘러 시골로 돌아오곤 한다. 시골 생활의 좋은 점은 맑은 공기, 고요함, 새소리, 낮의 따뜻한 햇살과 밤의 쏟아질 것 같은 별빛 등 전부 나열하기 힘들 정도이다. 서울에서 나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나를 기다리는 사랑스런 충견들이 시골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 있는 개들은 모두 유기견으로 순종이 거의 없다. 말리노이드와 푸들이 있지만 순종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확신하건대 잡종개는 영리하고 충직하며 쾌활하여 함께하는 내내 큰 기쁨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잡종을 더 선호한다.

  

b64f9543cbb4b7d03547a1f185d53170_1524116
 

| 진순이와 행복이는 모녀 사이이며, 뗄 수 없는 단짝 친구이다.


모든 개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집 개들은 나를 진정으로 웃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나의 개들을 보고 있으면 우울한 기분이 오래 가기 힘들다. 너무나 짧은 다리를 가졌지만 마구 뛰어오르려고 하는 소복이, 흙장난을 하고 돌아와서 까맣게 변한 얼굴을 비스듬히 기울인 채 나를 보는 행복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축복이 모두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잡종견들이다.

 


b64f9543cbb4b7d03547a1f185d53170_1524116

| 흙장난을 하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온 행복이. 유독 땅파기를 좋아해서 우리 집 마당에 구멍이 몇 개나 나있다.


이런 기쁨을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다른 나라에서도 순종인지 아닌지를 따지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유독 심하다. 순종이 아니란 이유로 버려지거나, 입양이나 분양 시 잡종견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늘 선택에서 밀리는 일이 흔하다.
 
우선 순종은 동종 교배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며 이로 인해 쉽게 질병에 노출된다. 그래서 종마다 다발하는 질병이 수의학 책에는 늘 나열되어 있다. 사실, 영국에서 반려동물 복지를 공부할 때 가장 많이 다뤘던 부분이 순종이 가진 다양한 선천적 질환이었다. 예를 들어, 한때 우리나라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시츄나 퍼그는 눈이 크고 튀어나와 있을수록 좋은 혈통으로 인식되는데, 이런 눈은 쉽게 안질환에 걸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선천성 질환의 대표적인 예로 '단두종(주둥이가 납작하게 눌린 종을 통틀어 이렇게 지칭) 증후군'이 있는데, 외형상 좁아진 기도로 인한 호흡곤란, 운동 부전, 코골이 등의 증상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난다. 또한 닥스훈트는 긴 허리로 인해 디스크로 심한 고통을 당하기 일쑤이며, 샤페이는 접힌 피부로 인해 피부병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흔하다.

동물 복지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동물의 외형을 극도로 변화시켜 발생하게 된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b64f9543cbb4b7d03547a1f185d53170_1524116

| 전형적인 잡종견, 축복이. 잡종견이지만 인물이 뛰어나고 애교도 많아 나에게 온 것이 축복 같다.

 
최근 세계 3대 명견 대회 중 하나인 '크러프츠 도그쇼'에서 동물보호단체인 'PETA'의 회원 2명이 난입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들의 주장은 인간이 순종에 집착하는 바람에 근친교배가 성행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애꿎은 개만 유전학적 질병에 고통받게 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실제로 이런 근친교배로 인해 질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그쇼에서 우승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을 본다면, 단순히 외형적인 부분만 평가하는 도그쇼의 문제점을 되짚어 볼 만하다. ​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좋아요 4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1004&sca=%EC%B9%BC%EB%9F%BC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0

이 글에 첫 번째 의견을 남겨 주세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문화/행사 더보기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0951호
(c) 2002-2018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