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순종 반려동물만 찾으시나요? - 2부

칼럼 전문가에게 듣는 동물 이야기
아직도 순종 반려동물만 찾으시나요? - 2부
조회 963   8달전
손서영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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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쇼에서 우승한 견종은 혈통서를 가지게 되고, 계속 그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근친교배를 하게 된다. 도그쇼에서 우승한 개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때에 따라 유행하는 견종이 있다. 시츄였다가 닥스훈트였다가 최근에는 웰시코기와 시바견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런 집착은 다시 그 견종의 근친교배로 이어지고 결국 개의 선천적 질병, 유전적 장애로 귀결된다. 선천적 질병, 장애, 신체 이형성증 등은 심각한 반려동물 복지 문제 중 하나이다. 투견처럼 피비린내 나고, 강아지 공장처럼 학대가 명백하고, 안락사처럼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순종에 대한 집착은 다른 방식으로 개를 괴롭히는 심각한 문제이다.

 

유전적 장애를 가진 채 태어나는 많은 순종은 평생을 고통 속에서 보내다가 생을 일찍 마감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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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복지학 강의 자료. 단두종, 즉 시츄나 페키니즈와 같이 얼굴이 짧은 개들은 극심한 외형 변화로 인한 다양한 선천적 질병에 시달린다.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이 가족으로 인식되어 온 지도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보여주기 식의 반려견 선택과 외모에 대한 집착은 개에게 재앙이 되었다. 나의 반려견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원한다면 외모보다는 건강한 잡종견을 선택할 것을 권하는 바이다.

 

나의 이런 개인적인 성향 때문에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잡종견들에게 더 애정을 가졌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개를 혈통에 상관없이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충분한 사랑을 주고 있는 보호자를 보면 동질감이 들어서 더 마음이 갔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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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볼 수 있는 백구, 은복이. 몸매부터 눈, 코, 입, 귀 모두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나의 개와 고양이들은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로 모두 제멋대로 생긴, 그래서 더 매력적인 아이들이다. 적당하게 나온 코, 적당하게 자리잡은 눈, 적당하게 통풍이 잘 되는 귀로 인해 피부병이나 귓병, 호흡기 질병에서 자유롭다. 그 코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고, 그 눈으로 새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그 귀로 쥐가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짖어대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다.

 

동물은 일부 호사가가 보고 고집하는 외모에 맞춰 강박적으로 개조되어야 할 예술품이 아니다. 그들은 살아 있는 생명체이다. 단순히 유행 때문에 그들에게 만성적인 통증과 불편함을 강요하고,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도그쇼에서 우승한 개가 최고의 개가 아니라 진짜 최고의 개는 건강하고 행복하며 일체의 학대로부터 보호된 개이다.

 

나는 오늘도 오합지졸 나의 반려동물이 세상 최고의 개가 될 수 있도록 같이 운동도 하고 장난도 치며 지낼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힘껏 짖어대고, 힘껏 뛰어오르면서 행복을 우리 가족에게 전파할 것이다. 나는 혈통서 따위와는 전혀 무관한 나의 개와 고양이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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