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반려동물 행사..부작용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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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반려동물 행사..부작용 속출
조회 212   6일전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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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금)부터 21일(일)까지 3일간 서울에서 2개의 펫박람회가 개최됐다. 약 4km, 차로 10분 거리에서 동시에 열린 반려동물 행사.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한쪽 박람회는 관람객이 넘쳐났고, 다른 박람회는 썰렁했다. 물론 단순히 반려동물용품을 싸게 구매하는 기존 박람회 형태를 벗어나 다양한 체험행사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했다고는 하지만, 적은 관람객은 참가 업체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은 약 570만 가구 1400여만 명. 반려동물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반려동물 동반 인구도 점점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행사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개최된 반려동물 행사는 무려 60여개, 앞으로 개최 예정인 행사도 필자가 파악한 것만 10개 이상이다. 박람회/전시회는 물론, 문화행사, 교육행사, 체험행사, 캠페인 활동 등 그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행사가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당장, 흥행에 실패하는 행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반려동물 보호자는 물론, 업체의 실망도 크다. 올해 부산에서 진행된 한 펫박람회에 참가한 업체 중 일부는 “다시는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실망을 표했고,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 협찬사로 참여한 한 업체는 행사 주최 측에 환불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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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늘어나는데, 주말에 행사를 개최해야 하니 ‘겹치기 행사’가 되고 참가자들도 당연히 분산된다.

 

행사 날짜가 겹치면서 행사 주최 측 사이에 갈등도 생긴다. 같은 날짜에 개최되는 행사 주최 측이 다른 행사 주최 측에 행사 날짜를 옮겨줄 수 없는지 문의하거나, 누가 먼저 날짜를 선점했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업체의 부담도 늘어난다. 주요 업체의 행사 참여가 행사의 흥행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업체 모시기’ 전쟁도 벌어진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 행사도 가야 하고, 저 행사도 가야 해서 부담이 크다”며 “관계 때문에 쉽게 거절하기도 어렵다”고 말한다. 행사에 참여하려면 부스 설치비, 직원 인건비, 증정하는 샘플 등 비용이 든다. 주말에 직원들이 쉬지 못하는 부작용도 있다. 따라서, 행사가 늘어날수록 일부 ‘업체’의 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

 

행사의 질 저하도 문제다.

 

반려동물 시장이 뜬다 뜬다 하니까 갑자기 반려동물 분야로 뛰어든 업체에서 우선 행사부터 개최하고 본다. 이 때문에 행사의 내실을 다질 시간이 부족해 엉성한 행사가 되거나, 아예 기획되어 있던 행사가 취소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런 실패 사례들이 ‘반려동물 산업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프라인 매출 감소도 큰 문제다.

 

대부분의 반려동물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보호자들에게 펫박람회가 아예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어 버린 것 같다. 필요한 제품 구매를 미루다가 박람회 때 한 번에 사고 샘플을 받아가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펫박람회가 2~3개월에 한 번 정도 열린다면, 박람회에서 제품 홍보가 되고 이 같은 홍보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지만, 펫박람회 숫자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로서는 평상시에 제품 구매를 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업체 오프라인 매출이 타격을 입는다.

 

제2의 육아 박람회가 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베이비페어 등 육아 박람회가 하도 많이 열리니까 젊은 부모들이 박람회에서만 쇼핑하게 되는 기현상이 반려동물 산업 분야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다. 실제 육아 박람회는 그 숫자가 엄청나게 증가했었지만, 현재는 많이 정리된 상황이고, 육아 박람회 주관사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반려동물 행사를 기획하는 예도 종종 볼 수 있다.

아예 모든 제품을 오프라인으로만 유통하는 일부 업체의 고민도 있다. 행사에 참여한 업체 중 상당수는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고,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지키는 곳이다. 반려동물 행사 현장에서도 제품을 홍보만 할 뿐 판매는 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소비자들은 “제품을 팔지 않을 거면 박람회에 왜 나왔나?”라고 불만을 제기한다. 그럴 경우, ‘박람회 현장 판매’와 ‘온라인 유통’이라는 유혹에 빠진다.

 

반려동물 산업 분야가 앞으로도 성장세를 유지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산업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준과 정도가 중요하다. 반려동물 시장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제2의 육아 박람회 전철을 밟지 않도록 업계 관계자들의 소통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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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소개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소통하는 수의사 신문 <데일리벳>의 발행인입니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사회 인식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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