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행자의 일상여행기 #001

칼럼 전문가에게 듣는 동물 이야기
칼럼  l   고양이 여행자의 일상여행기 #001
조회 1192   2015-02-09
고경원 길고양이 통신

#001 친구네 집은 가까울수록 좋다

길고양이의 삶을 사진과 글로 담기 시작한지 올해로 13년째에 접어든다. 8년 전부터는 세계 고양이 명소와 애묘문화를 취재하는 ‘세계 고양이 여행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 국가를 비롯해 애묘문화가 발달한 일본이나 타이완의 고양이 명소를 우리나라에 꾸준히 소개하다 보니, 애묘인을 위한 ‘1박 2일 고양이 투어’ 프로그램쯤은 간단히 짤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 어떻게 하면 가는 곳마다 길고양이를 만날 수 있느냐고.

 

·사진 고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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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종로 빌딩가 화단에서 만난 길고양이의 후손들. 평소 동선과 가까운 곳이라 자주 찾게 되면서 길고양이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

 

국내외를 막론하고 낯선 지역에서 길고양이를 찾아야 할 때 내가 1순위로 꼽는 장소가 있다. 조성 역사가 오래된 원도심 지역이나 골목 많은 주택가다. 이런 곳에서는 길고양이를 만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도 하거니와, 만약 허탕을 친다 해도 낯선 골목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기에 길고양이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보상해준다. 그곳에는 길고양이뿐 아니라 그들에게 마음 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길고양이와 인간의 공존 사례를 다양하게 발굴하고 싶었던 내겐 딱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나의 ‘주 활동 무대’에서 길고양이를 찾아보자
하지만 이제 막 길고양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해돋이 명소 추천받듯 길고양이 출몰 지역을 콕 집어 다녀오는 것보다 권해주고 싶은 방법이 있다. 자신이 주로 활동하는 지역에서 길고양이를 찾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지켜보는 일이다. 길고양이의 삶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알지도 못하는 낯선 곳을 찾아가는 여행보다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관찰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고양이 여행’이란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 ‘길고양이 통신’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고양이 여행자의 일상여행기’라는 부제를 붙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일상 공간은 익숙해서 별 볼일 없는 곳이 아니라, 익숙하기에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내 경우를 생각해보면 2002년 7월에 만난 ‘행운의 삼색 고양이’가 살던 종로 빌딩가 화단이 그런 곳이었다. 녀석을 내 인생의 첫 길고양이로 삼기 전에도 스쳐지나가는 길고양이를 만난 적은 더러 있었다. 하지만 녀석이 내게 특별한 고양이가 된 건,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찰과 기록을 시작한 첫 길고양이였기 때문이다. 행운의 삼색 고양이가 살던 종로 빌딩가 화단은 당시 취재를 위해 매주 다니던 동선에 포함되어 있었다. 일부러 시간 내어 찾아가는 곳이 아니었기에 꾸준히 관찰할 수 있었고, 행운의 삼색 고양이가 어렸던 시절부터 어미 고양이가 되어 새끼를 돌보는 모습, 동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까지도 오랜 시간 지켜보며 길고양이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 사는 동네라면 길고양이는 어디든 있다. 다만 우리가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아서, 혹은 그만큼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서 쉽게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부담 없이 자주 찾을 수 있는 공간에서 ‘일상 여행자’의 마음으로 길고양이 관찰 활동을 시작해보자. 직장 근처도 좋고, 집 근처도 좋다. 익숙한 동네에서 충분히 길고양이의 삶을 지켜본 연후에 새로운 곳을 탐험한다 해도 늦지 않다. 마음을 나눌 친구가 사는 곳은 가까울수록 좋다. 그 친구가 길고양이라면 더더욱.

 

* 알림-2015년 2월부터 ‘고양이 여행자의 일상여행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음 연재분부터는 길고양이와 관련된 키워드를 한 가지씩 정해 사진과 함께 전할 예정입니다.

 

 

 

고경원_ 2002년부터 길고양이의 삶을 사진과 글로 전하면서 출판, 전시, 강연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저서로 국내 최초의 길고양이 사진에세이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2007), 일본 고양이 여행기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2010), 고양이 예술가들의 인터뷰집 <작업실의 고양이>(2011), 10년간의 길고양이 관찰기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2013)이 있습니다. 블로그 ‘길고양이 통신’(catstory.kr)에서 다양한 지역의 고양이 여행기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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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소개

고경원 길고양이 통신
2002년부터 길고양이의 삶을 사진과 글로 전하면서 출판, 전시, 강연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블로그 ‘길고양이 통신’(catstory.kr)에서 다양한 지역의 고양이 여행기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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