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소플라즈마 바로알기

칼럼 전문가에게 듣는 동물 이야기
톡소플라즈마 바로알기
조회 4281   3년전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프린트 리스트보기


고양이 키워도 유산 안해요, 톡소플라즈마 바로알기



요즘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은 자신이 키우는 동물에 대한 지식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간혹 저에게 고양이 톡소플라즈마(톡소포자충)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으로 놀랍습니다. 어떻게 수의기생충학 공부를 안 한 사람들이 톡소플라즈마에 대해 알고 있는지, 정말 신기합니다. 많은 보호자분들이 톡소플라즈마에 관심이 있는 것은 톡소플라즈마가 인수공통질병이면서 동시에 유산(사람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저를 더 놀라게 하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톡소플라즈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임산부가 고양이를 키우면 다 유산하는 것 처럼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어요. 고양이를 키운다고 유산하는 게 아닙니다! 톡소플라즈마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잘못된 상식이 바로잡혔으면 합니다.


1. 톡소플라즈마란?
 
톡소플라즈마는 우리나라말로 톡소포자충이라는 원충입니다. 톡소플라즈마는 사람을 포함한 거의 모든 포유류와 조류에 존재할 수 있는데, 고양이를 제외한 모든 동물은 톡소플라즈마의 중간숙주이고 고양이과 동물은 종숙주입니다. 중간숙주는 단순 생존만 가능한 숙주를 의미하고, 종숙주는 이 원충이 가장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숙주로 번식까지 가능한 숙주를 뜻해요.

즉, 톡소플라즈마는 중간숙주인 돼지, 소, 개, 쥐, 사람 등 고양이를 제외한 다른 동물 몸속에서는 더 이상 증식하지 않고 다른 곳이나 다른 동물로 전달만 되는 반면, 종숙주인 고양이의 장관 내에서는 단순 생존 뿐 아니라 번식까지 합니다. 따라서 중간숙주인 개를 비롯한 다른 동물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2. 톡소플라즈마의 생활사

 

중간단계의 톡소플라즈마가 고양이에 감염되면 생식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자라며 감염 2주 뒤 부터 약 2주간 수백만개의 알을 배출하게 됩니다. 이렇게 배출된 알이 타액, 객담, 소변, 대변, 장 내용물 등에 섞여 다른 동물의 입, 코, 생식기 또는 창상을 통해 감염이 이루어집니다.  간혹 돼지 등의 동물에서 임신한 모돈의 태반을 통해 태아가 감염되는 경우도 존재해요. 

 

c2d835f17659b18c00387e561b1927c9_1433290 

 

 

3. 사람이 감염되는 경로

사람이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는 주요 경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육회
② 생선회
③ 기타 날고기
④ 육즙
⑤ 날달걀
⑥ 흙에 오염된 채소
⑦ 직접 톡소플라즈마에 오염된 흙을 만지고 그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경우

고양이의 분변을 통한 감염은 주요 감염경로에 속하지도 않습니다. 톡소플라즈마는 중간숙주(돼지, 소를 포함한 대부분의 포유류, 조류)의 근육내에서 무성생식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육회 등 날고기를 통해 톡소플라즈마가 감염될 확률이 높아요. 즉, 톡소플라즈마 감염이 무섭다면 고양이를 안 키울 것이 아니라 당장 육회, 생선회 등 날고기 섭취를 줄여야 해요.

 

4. 고양이로부터 톡소플라즈마가 감염된다?

분명 고양이는 톡소플라즈마의 종숙주기 때문에 일정기간 배변을 통해 톡소플라즈마를 배출합니다. 그리고 톡소플라즈마가 탯줄을 통과하여 임신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다른 대부분의 감염체가 탯줄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과 달리).

 

하지만 실제로 고양이 분변을 통해 사람이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는 경우는 매우 적어요. 위에서 알려드린 것처럼 고양이가 톡소플라즈마의 알을 배출하는 기간은 감염 후 2 주 뒤부터 단 2주 밖에 되지 않고, 우리나라는 원래 톡소플라즈마가 토양과 물에 거의 존재 하지 않는 나라 입니다. 

건강한 사람이 톡소플라즈마에 감염이 되면 별 증상없이 가벼운 발열정도로 넘어가게 되고,
이때 항체라는 것이 몸 속에 생깁니다. 미국, 프랑스 같은 나라는 톡소플라즈마가 토양과 물에 많이 상재되어 있어 항체 양성률이 90%에 육박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항체 양성률은 0.8%로 굉장히 낮은 편이에요. 즉, '톡소플라즈마가 우리나라에 거의 존재 하지 않아, 그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사람도 굉장히 적고, 따라서 톡소플라즈마 항체를 갖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다' 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톡소플라즈마 자체가 우리나라에 거의 없기 때문에,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고양이도 거의 없다라는 결론이 나오죠? 게다가 고양이는 대부분 집에서만 키우기 때문에 고양이가 토양으로 부터 혹은 다른 동물로부터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될 확률도 거의 없습니다. 실제 최근 2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톡소플라즈마가 임신태아에게 까지 영향을 줬다고 확진 된 경우는 단 2건이었으며, 둘 다 원인은 고양이가 아니었습니다. (출처 :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

결국 우리나라는 톡소플라즈마가 거의 없는 지역이며, 고양이가 톡소플라즈마 감염의 주요 원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톡소플라즈마 감염 사례가 많은 외국 통계와 고양이가 톡소플라즈마의 종숙주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고양이를 키우냐 안키우냐가 톡소플라즈마의 감염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흙이나 물 등 환경이 톡소플라즈마에 오염되어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합니다.


5. 톡소플라즈마 예방법

지금까지 고양이가 톡소플라즈마의 주요 감염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봤습니다. 이제는 톡소플라즈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예방 방법 몇 가지를 알아볼게요!

① 돼지고기, 소고기 등 식육을 생식하거나 육즙을 생식하지 않는다.
② 육회, 생선회, 생조개류, 날달걀도 생식하지 않고 야채도 되도록 익혀서 먹는다.
③ 특히 임산부는 위의 사항을 철저히 지키고 임신전에 톡소플라즈마 항체 검사를 받아본다.
④ 항체검사에서 톡소플라즈마 항체가 있는 것으로 나오면, 이미 톡소플라즈마에 감염이 됐다가 회복이 된 것이므로 다시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될 확률이 없으니, 톡소플라즈마 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태아도 감염될 확률이 없으니 걱정않는다.
⑤ 고양이의 항체여부를 검사한다. 고양이 역시 항체가 있다면 더 이상 톡소플라즈마 감염원이 될 수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⑥ 임산부와 고양이 모두 항체가 없다면 고양이의 분변으로부터 임산부가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될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가능성은 낮다.
⑦ 돈사, 우사 주변에 고양이의 접근을 막는다.
⑧ 임신(사람)기간 동안은 고양이에게 생식 주는 것을 삼간다.
⑨ 고양이 배설물은 임산부가 치우지 않도록 한다.
⑩ 임산부가 고양이 배설물을 치우는 경우는 반드시 일회용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다.
⑪ 임산부는 야외에서 개울물, 시냇물을 먹지 않는다.
⑫ 흙을 만졌을 경우 반드시 손을 씻고 음식을 먹는다.
⑬ 임신기간 동안은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나 다른 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한다.


임산부가 고양이를 키운다고 유산 하지 않습니다. 의사들도 임산부에게 고양이를 갖다 버리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수의사와 의사도 정확한 수의학적 배경지식을 가지고, 임산부와 고양이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줘야 해요.


저는 고양이가 주는 기쁨은 임산부에게도 크나큰 행복이며, 고양이를 키우면 임신 전 후 겪는 우울증도 많이 줄어들거라 확신합니다(가끔 저희 집 식구가 아플 때 저희 집 고양이 루리가 그 옆을 지키는 걸 저는 많이 봤어요). 미국은 반려동물과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함께 키우는 문화가 널리 퍼져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은 정서발달과 사회성발달이 다른 아이들 보다 우수하고,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어린 아이를 키운다고 반려동물을 버리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지 맙시다. 우리나라도 아이들과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성숙한 문화가 빨리 정착했으면 좋겠습니다.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좋아요 3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356&sca=%EC%B9%BC%EB%9F%BC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칼럼니스트 소개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소통하는 수의사 신문 <데일리벳>의 발행인입니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사회 인식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려인의 의견   총 0

이 글에 첫 번째 의견을 남겨 주세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문화/행사 더보기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0951호
(c) 2002-2018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