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축산물, 돈 더 내고 사 먹을 준비 되셨나요?

칼럼 전문가에게 듣는 동물 이야기
동물복지 축산물, 돈 더 내고 사 먹을 준비 되셨나요?
조회 1661   1년전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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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이 남긴 것

 

살충제 계란 파동이 나자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 우리가 자주 먹는 계란에 살충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니 난리가 난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동물복지 농장과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아졌다.

 

그런데 여기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구제역, 고병원성 AI로 가축이 수천만 마리 살처분되어 땅에 묻힐 때는 동물복지 축산물에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다가 사람이 먹는 달걀에서 살충제가 나오자 전 국민이 동물복지 축산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필자는 “이렇게라도 동물복지 농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충제 계란 이슈 역시 채 몇 달도 가지 않고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살충제 계란 이슈는 사라졌지만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관심을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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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축산물은 왜 안 만들어질까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란 게 있다.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 대해 '동물복지축산농가 인증'을 하고 인증 마크를 정부가 부여하는 제도다. 2012년 산란계 농장을 시작으로 현재 돼지, 육계, 한우·육우, 젖소, 염소, 오리 농장에서 시행 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증 받은 농장은 138개뿐이다(산란계 94, 돼지 13, 육계 23, 젖소 8). 가장 많이 인증된 산란계 농장만 보더라도 전체 농가 중 동물복지 농장 비율은 8%도 채 안 된다.

 

돼지고기나 소고기에 동물복지 축산물 인증 표시를 하기 위해서는 동물복지 농장에서 키워진 동물을 동물복지 인증 차량으로 도축장까지 운송한 뒤 동물복지 인증 도축장에서 도축해야만 한다. 과정이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계란과 우유의 경우에는 동물복지 농장 인증만 받으면 동물복지 축산물 표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결 수월하다. 그러나 동물복지 산란계 농장 비율은 낮다. 이유는 오로지 ‘가격’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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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BS 지식채널 e)

 

 

동물복지 농장 인증을 받기 위해 많은 시설 투자를 하고, 높은 관리 비용도 지불한다. 따라서 동물복지 축산물은 일반 축산물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다. "계란 하나 사 먹는데 왜 몇 백 원 더 내야 돼?"라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농장에서 아무리 열심히 생산해도 가격 때문에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 결국 농장주도 동물복지 축산물 생산을 포기하게 된다.

 

결국 동물복지 농장과 동물복지 축산물 성공은 소비자의 손에 달려 있다. 소비자가 조금 더 비싼 돈을 내더라도 동물복지 축산물을 소비해야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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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할 의향이 있습니까

 

"도심에 있는 마트에서 고기를 사먹는 사람들에게 농장에 있는 동물의 복지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 한 수의과대학 교수의 말이다.

 

"동물복지라는 말을 모르는 소비자는 없다. 동물복지 축산물에도 관심이 많다. 그런데 축산물 가격이 올라갈 경우 비싼 동물복지 축산물을 구입하겠다는 의지는 매우 낮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의 말이다.

 

"과연 한국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축산물을 살 여력이 있나요?" 동물복지 축산물 소비가 활발한 네덜란드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과연 한국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동물복지 축산물을 구입할 만큼 인식이 발전했는지 의문"이라며 "네덜란드 소비자들은 적극적으로 동물복지 축산물을 구입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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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동물복지 축산물을 이용하는 이른바 '윤리적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고, 이런 윤리적 소비가 퍼져나갈 때 농장동물의 복지도 향상될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이 살충제 달걀 사태를 계기로 동물복지 축산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 전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과연 우리는 비싼 돈을 지불하고 동물복지 축산물을 구입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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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소개

이학범 데일리벳 편집장
소통하는 수의사 신문 <데일리벳>의 발행인입니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사회 인식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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