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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크리스를 나는 사랑해요

  • 승인 2019-11-21 16: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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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리 스 의 크 리 스 마 스

불완전한 크리스를 나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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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래, 오래 거예요

나는 항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딸에게 책을 읽어준다. 요즘 읽어 주는 건 꾸준히 필독 도서로 꼽히는 ‘탈무드 이야기’인데, 딸은 특히 크리스를 가족으로 맞은 이후부터 개와 관련된 이야기에 유독 더 관심을 보인다. 최근 딸에게 읽어준 건 ‘주인을 지킨 개’에 관한 이야기. 한 가족 이 집을 비운 사이 항아리에 있던 우유에 독사가 빠졌고, 독이 섞인 우유를 마시려는 주인을 지키기 위해 개가 우유를 대신 먹고 죽는다는 내용이다. 이야기가 끝나자 두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딸은 크리스를 끌어안으며 나에게 물었다. “엄마. 그럼 크리스도 우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겠지?” 어떤 대답을 해줄까 고민하다 말문이 막힌 나는 그 책임을 마침 옆에 있던 크리스에게 돌렸다. “크리스, 너 그럴 수 있겠니?” 그러자 크리스의 똘망똘망한 눈빛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뭐래, 전 오래오래 살 거예요.

기대와 실망

반려인구 1,000 시대라는 말이 나온 지도 어느덧 수년이 넘어, 이제는 TV 채널만 돌려도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방송에 나오는 반려동물들의 사연들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 그중 반려동물 행동교정에 관한 내용에 특히 눈길이 가곤 한다. 크리스도 고쳐지지 않는 행동이 있는데 혹시나 크리스와 같은 문제점을 가진 아이의 사연이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때가 많다. 언젠가부터 초인종이 울리면 크리스가 짖기 시작했다. 복도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한 크리스는 택배가 때마다 맹렬히 짖는다. 크리스의 행동을 고치기 위해 있는 모든 교육과 방법은 동원했지 전혀 소용없었다. 결국, ‘초인종 누르지 말고 물건은 앞에 놓아 주세요.’라고 적은 메모지를 크리스 때문에 처음 붙였다. 크리스의 짖는 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웠던 어느 , 인터넷에서 개의 행동을 분석한 카드뉴스를 보았다. 카드뉴스의 설명에 따르면, 택배나 손님들의 기척에 민감한 개는 주인을 지키려는 본능이 유독 강한 아이라는 . 정말일까? 크리스는 겁이 정말 많다. 산책하다가도 하면 뒤로 숨는 아이인데, 과연 나를 지키려고 그러는 걸까? 진짜 일까? 나를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는 크리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정말 지키려고 그렇게 짖는 거야?” 주인을 지키려는 본능이라는 것은반려견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기대가 만들어낸 해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과도한 기대는 언제나 그렇듯 실망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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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도한 기대와 실망을 거듭하며 가족이 되어가는 딸과 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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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해주면 그걸로 충분하다.



있는 그대로 사랑스러운 존재

오랫동안 반려견과 함께해온 친구에게 카드뉴스에서 내용을 말해주자 친구는우리 아이는 집에 낯선 사람이 오면 보호자인 자신을 버려둔 혼자 방에 뛰어들어가 숨는다 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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