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찌로고

사고 쳐도 괜찮아 건강하게만 지내줘

  • 승인 2019-06-03 10:57:00
  •  
  • 댓글 0

워 너 비 밤 요 남 매

사고 쳐도 괜찮아 건강하게만 지내줘

326facd7d9a6d0340d00c95e07a1f26b_1559526

326facd7d9a6d0340d00c95e07a1f26b_1559526

밤바요다가 1살 지날 무렵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슬슬 예측이 될 시기였다. 마트에 장보러 가는 내 발걸음 매우 바쁘고 빠르게 움직여지기 시작했다. 분명 집에 가면 장난감이 찢어져 있을 테니까…. 분명 집에 휴지나 장판이 뜯겨져 있을 테니까 하며 말이다.

마트를 다녀와서는 어김없이 나는 청소기를 들었다. 마구 집안에 테러한 행동을 하고선 뭐가 그리 신났는지 꼬리 흔들며 집안상태 초토화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말 어느 순간이었다. 집에 돌아왔는데 너무 가지런한 집안 상태를 보고선 매우 당황했다. 순간 찢어놓은 물건들을 먹었다 싶어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까지 찍어볼 정도였다.


철이 들 무렵 찾아온 그리움


처음엔 집안을 안 치워도 된다는 사실에 너무 좋고 밤바요다가 기특했다.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얌전하게 집을 지켜줘서 기분은 좋았지만 내심 녀석들의 상태도 걱정이 되었다.

집안을 마구 어지르며, 그 생활을 너무 즐겼던 녀석들이 그냥 공허하게 잠을 잔다던지 또는 엄마가 기분이 안 좋으니까, 하고 싶은데 일부러 참는 건 아닌지 하며 말이다.

녀석들이 철이 들어서 나와 우리 가족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 파괴를 멈춘 것일 수도 있지만 가끔은 정말 활기차게 파괴를 하고선 “엄마!! 이거 봐!!! 내가 했어!”

하며, 정말 열과 성을 다해 해냈다는 표정이 가끔은 그립기도 하다.?

326facd7d9a6d0340d00c95e07a1f26b_1559526

괜찮아. 사고를 쳐도 난 너희가 좋아


“골든 리트리버는 천사견 아니에요?”

천사는 맞지만 나는 분명 아기천사들도 개구쟁이일 것이라고 굳건하게 믿는다. 착하니까 장난을 안 치는 건 아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을 알기에 그게 나쁘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밤바는 너무너무 착한 세상에 내려온 천사 같은 아이다. 다만 녀석은 매우 활발하고,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기 때문에 호기 심이 어마어마하다. 날아다니는 새에게 인사도 하고 싶고, 동네 친구에게도 꼭 인사를 해야 하는 성격이 너무 좋은 녀석이 다. 정말 나쁜 게 아닌데 그 부분이 날 가끔은 힘들게 했다.

어느 날은 갑자기 새한테 인사를 하고 싶었나보다. 정말 신기 하게 목줄을 쏙 빼고 새한테 달려가느라 그날 공원에선 대형견 밤바가 날뛰었다. 무서워서 소리 지르시는 분도 계셨고, 밤바를 잡으려 길을 막아주신 분도 계셨다. 그걸 다 피해 밤바는 새한테 달려갔다. 그 모습이 너무 속상했다. 내 목소리도 안듣고 달려가는 밤바의 모습이 너무 얄밉고 미웠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개 잡을게요 죄송합니다!!” 그날 울면서 사과만 계속하며 달렸다. 운동도 못하는 나는 밤바를 쫓아가지도 못했고, 결국 내 시야에서 밤바가 사라져 버렸다. 밤바가 없어졌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다리에 힘이 풀려서 넘어졌다 일어서길 반복하면서 울고 있는데, 저 멀리 밤바가 해맑게 다시 나에게 달려왔다. 마치 ‘엄마! 새한테 인사하고 왔어!’하며 정말 순수하게 웃으면서 해냈다는 표정을 하고 말이다. 다행히도 사고로 인해 피해는 없었지만 꽤나 많이 놀라신 분도 계셨을 것이기에 밤바를 붙잡고 다시 공원을 돌며 연신 사과를 하며 돌아다녔다.

그 외에도 크나큰 사고를 많이 치던 녀석들은 나이가 들면서 사고치는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 예전엔 너무 속상하고 왜 이러나 싶어서 혼내기도 많이 혼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밤바요다가 ‘정말 성숙해졌구 나’ 라고 느껴지고, 가끔은 너무 얌전해진 녀석들이 살짝 안쓰 럽기도 하다. 체력이 없어서 안 움직이나 걱정하며 말이다. 다시 하라면 너무 힘들겠지만 가끔은 그 사고 치던 활발한 시기가 그립기도 하다.?

CREDIT???

글·사진 최소희

에디터 윤태리?

Tag #펫찌
저작권자 ⓒ 펫찌(Petzz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