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족 연 대 기
너의 시간이 보여?
시간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것
하루를 24시간 이상 또는 이하로 쓰는 사람은 지구상에 단한 사람도 없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다. 하지만 2011년에 개봉한 영화 <인타임>은 이 진리를 가볍게 무시한 다. 이 영화의 배경은 시간을 사고, 파는 세상이다. 시간이 최고의 가치이자 완벽한 불평등의 표본인 셈이다. 그러나 여기 현실에도 그 평등의 범주에 들어가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인간과 같은 ‘수명 시계’를 가지지 못한 존재들이다. 그중 하나가 나의 반려동물이다.
시간 반납
인간과 함께 살기를 택함 당한 동물은 자신의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권리 또한 박탈당한다. 먹을 것을 받지 못하면 굶어야 하고 마실 물을 얻지 못하면 갈증을 참아야만 한다. 목소리를 한번 내면 눈총을 받아야 하고, 그 흔한 햇빛, 공기조차 마음대로 누릴 수 없다. 입양되는 순간 반려동물의 시간과 생명, 더 나아가 삶의 질은 주인에게 철저히 귀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수명과 반려동물의 수명이 다르기에 그 시간의 속도 차이도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에 맞게 계산하며 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사람에게 반려동물의 시계는 자신의 것만큼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EBS에서 방영하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에서 반려동물의 기분을 느끼기 위해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방에 혼자 앉아 1시간 정도 있어 보기를 한 적이 있었다. 자거나, 멍하게 앉아있거나 지루해했다.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주인 없는 공간에 혼자 남겨진 강아지의 시간은 그렇게 지루하고 외로우며 고통스러운 것이다. 심지어 밥도, 물도 제한당하며 좁디좁은 곳에서 배설물과 함께 일주일간 혼자 갇혀있다고 생각해보자. 사람이 미치지 않고서야 배길 수 있을까? 그런데 우리의 반려동물들은 매주를 그렇게 보내고 있다.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서 말이다.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나의 ‘시간’
하루 15분씩 네 번의 산책이 강아지들에게 참 좋다고 한다.
당연히 대한민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 중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하루에 15분 만이라도 반려동물들을 위해 내어준다면 그들의 세상에선 내 생에 가장 행복한 반나절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강아지는 하루 18시간 정도를 자는데, 사람의 시간으로 계산한다면 깨어?있는 시간이 4시간 남짓이다. 나의 스케줄에 맞추어도 좋으니 그 4시간 중 단 15분 만이라도 선물해 보면 어떨까? 강아 지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주인과 함께하는 산책과 스킨십이 다. 나의 사랑스러운 강아지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나의 ‘시간’이다.
CREDIT??
글·사진 이재원
에디터 강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