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E C O M P A N I O N S
보고 싶었어널 보러 갈게?
지옥 같은 곳에서 구조된 개들이 있다. 오물이 뒤섞인 뜬장에서 태어나 노견이 될 때까지 땅 한 번 디뎌보지 못한 개들, 그리고 쓰레기더미 에서 구조된 개들. 다행스럽게도 구조 후에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얼마 전, 삶의 그늘이 되어준 대부모를 처음으로 만났다.?
처음 만나는 순간, 마음은 두근두근
대한이와의 첫 눈맞춤. 노견 대한이는 사교성이 좋다
간식의 유혹이 강하지만 아직은 낯설어서 서성서성 경계하는 또치
한쪽 눈이 없는 민국이는 씩씩하고 발랄하게 간식을 먹는다
간식 먹은 또치 얼굴이 활짝!
활동가 누나가 마냥 마음에 들어 쫓아다니는 대한이
이제는 산책하러 가는 길, 생전 처음 하는 산책이 무서워 일단 끌려간다
미순이는 무서웠던 산책길이 즐겁다는 걸 오늘 대부모 덕분에 알게 됐다
열심히 뛴 끝에 이제는 여유 있게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게 된 아이
함께 걷는 아이의 시간을 배려해 웃음으로 기다려주는 대부모
돌아오는 길, 지친 아이들은 대부모 품에 안겨 돌아왔다
개들은 구조 후 대부모를 얻었다. 대부모란, 1:1 결연으로 특정 동물의 복지를 위해서 후원하는 이들을 말한다. 서로 얼굴 한 번본 적 없으나, 대부모들은 아이들의 사연을 알고 기꺼이 마음을 품었다. 나이가 너무 들었거나 사람을 무서워해 입양을 못 가는 아이들이었으나, 그들은 그렇게 부모를 얻었다.
개들은 카라가 구조했으나 보호소가 없는 카라의 여건 상 위탁처 에서 지내고 있는 상태다. 아이들과 대부모들을 만나게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워낙 손이 모자란 곳이라 차일피일 못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어 서둘러 대부모 행사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를 마음으로 품는다는 데는 어떤 빛깔의 용기가 필요할까 싶었는데, 대부모 행사 날에 만난 이들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고 따뜻해 보였다.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고, 산책하고, 서로를 기다리고 손을 내밀며 마음 여문 하루를 보냈다. 개들도 낯선 이들이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들인 줄 아는 것 같았다.?
CREDIT???
글 동물권행동 카라 김나연 활동가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
에디터 강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