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찌로고

다녀왔습니다~

  • 승인 2018-12-03 12:23:37
  •  
  • 댓글 0

T W O , C a t s & D o g

다녀왔습니다~

발바닥 고소한 향기에 코를 묻으며 매일 또다시 사랑에 빠지지만,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콩깍지가 벗겨지는, 사랑의 호르몬 도파민의 유효기 간은 보통 3년이라고 합니다. 그렇담 우리 사랑의 유효기간은 얼마일까요? 홍콩영화 <화양연화>의 한 장면에서 금성무는 말합니다.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면 나의 사랑은 만년이었으면 좋겠다고.

1c794c4b83d00840db4a22d3667f8805_1543807

가끔은 함께하는 시간만큼이나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1c794c4b83d00840db4a22d3667f8805_1543807?



거리를 떠돌다 많이 다쳤었던 ‘튼튼이’와 백번의 고민 끝에 가족이 되었습니다. 하나에서 둘, 가족이 늘어난 만큼 행복의 두께는 도톰해졌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함께하는 시간만큼이나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태풍이 불어온 날 산책을 가야 했을 때, 인도에서 사 온 아끼던 천이 찢겼을 때, 외박 한번, 외출 한번이 참 어려웠을 때, 때론 권태로움을 느꼈고, 종종 부침을 느끼기도 했었죠.

1c794c4b83d00840db4a22d3667f8805_1543807

조금은 홀가분해지고 싶은 마음으로 찾아온 이국의 땅, ‘교토’ 그런데 이상합니다. 거니는 강아지들을 보며왜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는 걸까요?

여느 사랑이 그러하듯이 강아지와 우리 사이에도 마냥 분홍빛 행복만이 가득하지는 않았죠. 보통 사랑의 유효기간이 900일, 3년쯤 된다고 합니다. 그렇담 사랑의 호르몬, 도파민이 사라진 그 이후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사랑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리는 걸까요?

어쩌면 진짜 사랑은 그때부터 시작되는 걸지도 모릅니다.

흔히 ‘사랑’이라고 불리는 것을 넘어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시간이 찾아오는 거죠.

그러고 보면 콩깍지는 꼭 한 번쯤은 벗겨져야만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진짜 얼굴을 볼 수 있고, ‘사랑’이라 불리는 것을 넘어 진짜 사랑을 찾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반짝, 번개 같은 사랑은 너무 눈이 부십니다. 아마 잘못 찾 아온다면 시리도록 아플지도 모르죠. 그러니 번개 같은 사랑보다는 쌀쌀한 날, 따뜻한 머그잔처럼 은은한 온기가 감도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코트 속에 넣어둔 따뜻한캔 커피의 온기처럼, 마치 나의 강아지와 맞닿은 살결처럼 말이죠.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뜻의 홍콩영화 <화양연화>에서 주인공 금성무는 말합니다.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면 나의 사랑은 만년으로 하겠소.

만년은 우리 강아지들에겐 너무 긴 시간일 테니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면, 무지개다리 그 너머까지였으면 좋겠 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나를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반겨주기 위해 현관에 나와 있을 강아지들을 생각하며 바쁘게 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탑니다.

덜컹이는 기차에 앉아 졸린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 ‘다녀왔습니다~’

1c794c4b83d00840db4a22d3667f8805_1543807

Credit

글·사진 김지은

에디터 이제원?

Tag #펫찌
저작권자 ⓒ 펫찌(Petzz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