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며 만나다
너와 나의 바다 이야기
매년 이맘때쯤이면 ‘반려견 해수욕장 동반 입장’ 이슈가 수면위로 떠오른다. 하와이에서 지내는 동안 참 많은 바다를 갔다. 당당하게 산책을 하고 수영을 즐기는 반려견을 마주했다. 언제부터 바다가 사람들만의 것이 되었을까. 우리는 정말 공존할 수 없는 것인지 아쉬움을 곱씹어본다.
꽤나 이른 아침부터 산책을 나온 아주머니와 푸들. 그림 같은 바다를 배경으로 공 물어오기 놀이가 한창이다. 사진을 찍자 더 열심히 공을 던지는 아주머니 덕분에 웃음꽃이 피었다.
몸집이 나보다도 큰데 하는 짓은 영락없는 강아지다. 함께 수영을 하던 주인이 깊은 곳으로 헤엄쳐가자 따라 가지는 못하고 낑낑거리더니 곧 텐트로 돌아와 기다린다. 영특해라!
대롱대롱 해먹에 누워 즐기는 망중한이라니. 부러움에 눈을 떼지 못하는데 빼꼼 귀여운 요크셔테리어 한 마리가 얼굴을 내민다. 자세히 보니 잔디에도 한 마리가 더 있다.
여자 셋 리트리버 셋. 시선강탈 당할 수 밖에 없는 멋진 조합이다. 한 마리는 모래 구멍을 파서 들어가고 두 마리는 엎치락 뒤치락 혼을 쏙 빼놓는다. 그만큼 웃음도 늘어난다.
같은 방향을 향해 보폭을 맞춘다. 가끔씩 눈을 마주치며 서로를 살핀다. 조깅 파트너로도 손색없던 너였는데... 언제부턴가 걷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 따스함이 오래도록 함께 하기를. 한 걸음 한 걸음에 빌어본다.
CREDIT
글 사진 박애진
에디터 이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