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I IN NEWYORK
비밀스러운 사이??
뉴욕의 흔한 거리 풍경
뉴욕의 거리를 걷다보면 수많은 개들과 마주치게 되는데, 그 모습들이 각양각색이다. 그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것이 그들의 행동인데 그중에서도 자주 눈에 띄는 행동을 세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첫째, 나무에 오줌 싸기. 둘째, 카페에 들어간 주인 기다리기. 셋째, 다른 반려동물과 인사 나누기. 이 세 가지 중에서도 유난히 자주 보이는 광경은 다름 아닌 ‘다른 반려동물과 인사 나누기’이다.
길에서 만난 두 개들이 서로 짖거나 냄새를 맡는 모습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장면이지만, 뉴욕은 아무래도 반려인이 많은 도시다보니 그 광경이 더욱 자주 눈에 띄는 것 같다. 뉴욕에 산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 삼삼오오 모여 있는 반려인들 서로가 모두 친구인 줄 알았다. 알고 보면 모두 초면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개들이 서로의 체취를 맡으며 인사를 나누는 동안, 견주들도 덩달아 안면을 트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혼자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 본 사람과 통성명을 하며 금세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는 이곳의 문화를 생각해보면, 내가 그렇게 오해한 것도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 속엔 여러 사이가 있다. 개와 개 사이, 반려동물이 이어준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간간이 겹쳐지는 가볍지만 좋은 사이들. 이를테면 지나가던 행인과 반려동물의 사이인데, 행인들이 반려동물의 사진을 찍고 가거나 잠시 그 자리에 머물다 지나갈 때가 바로 그렇다. 이렇게 한두 명씩 여러 사이가 모이고 모이게 되면 어느새 그 자리엔 어떤 그룹이 하나 만들어지곤 한다. 아마 뉴욕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겐 꽤나 진기한 장면일 것이다. 왠지 모르겠지만 바라보고만 있어도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광경이다.
사람들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개들도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 사이에서 어떤 좋은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 같다. 흡사 어린 아이들의 생일파티에서 느낄 수 있는 밝고 즐거운 기운이랄까.
CREDIT?
글 사진 박모리
에디터 김지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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