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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과 채식은 유의어" 케어 박소연 …

  • 승인 2018-02-23 15: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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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ETARIAN‘S TALK

"공존과 채식은 유의어" 케어 박소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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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단체 케어에는 다소 독특한 자격조건이 존재한다.

비건(완전한 채식주의자)이면 두 팔 벌려 환영,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유제품이나 달걀을 허용하는 채식주의자)은 대체로 환영, 페스코 베지테리언(어류까지 허용하는 채식주의자)은 약간 환영.

특이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개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을 ‘별종’ 취급하던 과거를 떠올려보자. 10년 뒤 베지테리언과 비건에 대한 시선은 지금과 사뭇 다를 것이다. 그래서 케어가, 케어를 이끄는 리더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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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 대표는 어린 시절 고기를 좋아하는 동시에 동물도 무척 좋아했다. 정확히는 정육점에 걸려있던 돼지다리를 보기 전까지. 그녀는 그전까지 고기와 동물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마침내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세상 떠나갈 듯 눈물을 흘렸다. 곧바로 그날부터 채식을 시작했다.?

이후 박 대표는 줄곧 동물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살다가 자연스레 동물운동가로서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의 이야기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종을 가리지 않고 동물의 권익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가 주로 하는 일은 동물 보호법 개정, 동물 실태조사, 동물 학대 법적 고발, 동물 구호활동 등이다. 그 가운데서도 요즘 가장 주력하고 있는 일은 동물권 교육과 캠페인 활동이다. 알아야 바꿀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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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동물운동가로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사건을 맞닥뜨렸다. 순창에서 아사당하고 있는 소를 극적으로 구조하고, 경주 꽃마차를 몰던 말을 학대한 사건을 해결하며 분투했다. 10년 동안 개정되지 못했던 동물보호법을 장수동 개 지옥 사건과 관련시켜 개정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또한 대공원 동물들을 도살장에 팔아버리는 사건을 이슈화시키기 위해 단식 투쟁까지 벌인 이력도 있다.

박 대표의 가슴 한 편에는 철거촌에서 구조한 발바리가 자리 잡고 있다. 당시 그녀와 일행은 철거촌에 있는 새끼 강아지를 구조해달라는 제보를 받고 그곳으로 출동했다. 지옥도가 펼쳐져 있었다. 철거촌 바닥에는 철근과 농약들이 여기저기 깔려있었고, 곳곳에는 농약을 먹고 죽은 개 사체들이 널려있었다.

피폐한 철거촌에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 새끼 강아지는 철거되다만 벽에 붙어서 오가는 사람들이 주는 밥을 얻어먹으며 간신히 생활하고 있었다. (구조한 새끼 강아지는 임시보호를 받고 지금은 미국으로 입양을 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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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포부를 물었다. ‘개식용 종식’에 대해 결론을 냈으면 한단다. 박 대표는 이번 정권 내에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기적으로는 케어의 성장도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다.

당찬 그녀의 면모 뒤에는 동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돈이 없어 폐가에 살던 과거, 식사도 못할 정도로 곤궁했던 시절도 존재한다. 그녀는 동물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운 시선을 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누구나 동물권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는 그녀. “정의의 영역이 사람에 국한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말이 오래 여운을 남겼다.

CREDIT

글·사진 박상진

에디터 박고운?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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