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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배낭을 싣고, 제주의 사계

  • 승인 2017-12-11 10: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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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MY DOG

두 개의 배낭을 싣고

제주의 사계

나의 둘도 없는 단짝이자 가족이 되어버린 너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 나중에 후회하고 슬퍼하기보다, 가장 예쁘고 행복했던 때를 담아 평생 추억하기 위해 시작한 사계절 제주 여행. 부디 너도 먼 훗날 이 시간을 돌이켜 보았을 때, 소중하고 행복했던 추억이 되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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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동반 여행은 사람의 여행 코스에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강아지의 건강과 편의에 맞춰 반려인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반려견을 위한 여행이라면 내 여행을 어느 정도 양보하고 포기할 수 있어야 하며, 반려견도 평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만큼 기본적인 교육과 사회화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반려인 본인도 기본적인 에티켓을 숙지하고 떠나야 한다.

나는 한 번 제주 여행을 떠나면 보통 5박 이상 일정을 잡고, 내가 꼭 가보고 싶은 관광지는 그 기간 동안 두세 개만 넣었다. 나머지 시간은 모두 숙소 근처의 카페와 해변에서 설이와 산책하며 즐겼다. 그리고 비상시를 대비해 숙소나 코스 근처에 동물병원을 파악해뒀다. 동물병원은 대부분 제주 시내, 서귀포 시내에 몰려 있고 연중무휴인 곳은 찾기 힘드니 미리 알아놓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쉽다. 제주는 서울 도심처럼 집약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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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는 북방견이라 더위를 많이 탄다. 그래서 여름 여행을 행복하게 즐겨줄지 걱정이 앞섰다. 설이를 위해 나는 일정을 평소보다 더 여유롭게 잡았다. 일정 중간마다 비는 시간도 많이 마련했다.

자침 심심할 수 있었지만 여행의 묘미는 역시 우연한 만남에서 온다. 뚜벅이인 나와 설이를 보고 선뜻 먼저 차를 태워준 어느 커플, 딸 생각이 난다며 커피도 사 주시고 돌아갈 때 귤까지 손에 들려 주신 아크하우스 사장님, 제대로 밥도 못 챙겨먹었을까 봐 아침과 저녁밥을 손수 준비해 준 미지하우스의 미지 언니에게 다시금 감사하다. 설이도 재미있는 만남을 경험했다. 이틀 동안 설이의 친구가 되어 준 아기 푸들과, 음료 하나 주문했을 뿐인데 설이를 위해 물과 간식까지 내어준 고즈넉한 카페가 여전히 생생히 떠오른다. 스케줄을 꽉 채웠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인연들이다.

설이와 사계절 제주 여행을 하는 동안 1년 사이 반려동물과 여행을 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음을 느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분명 애견을 동반하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애견을 동반할 수 있는 장소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지난 계절에 출입 가능했던 곳들이 '노펫(No pet)존'으로 바뀌어 있기도 했다. 아마 사회화 교육이 안 되어 있고, 에티켓을 지키지 않은 일부 반려인들이 다른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끼쳤기 때문일 것이다. 피해는 돌고 돌아 다른 견주와 강아지에게 간다. 만약 반려견과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우리의 행동이 애견 문화 전체에 끼칠 영향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

여긴 꼭! 애견 동반하기 좋은 제주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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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약이오름

오름에 오르면 평소 도시의 풀과 흙냄새와는 다른 자연의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설이가 신나게 노즈워크하며 즐거워했다. 오름에 오를 계획이라면 미리 사상충 예방을 하고 스프레이 형 해충 방지제도 지참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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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월한담산책로

애견 동반 카페인 '봄날'부터 곽지 과물해변까지 쭉 이어져 있는 산책로다.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반려견과 산책하다가 함께 바위에 앉아 노을을 보며 파도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단, 성수기 주말엔 사람이 많아 되도록이면 평일에 가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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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창풍차해안도로, 싱계물공원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다. 해질녘 풍차 사이로 비치는 노을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저녁식사 전 마무리 일정으로 들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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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멜리아 힐, 노리매 공원

반려견과 인생샷을 남기고 싶다면 예쁜 포토존이 가득한 카멜리아 힐과 노리매공원을 추천한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일반 관광객들이 많으니 목줄과 배변 봉투를 꼭 챙기고, 에티켓에 더 신경 써야 한다.

CREDIT

글 사진 홍단비 (instagram /pom_hongseol)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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