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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키와 바다 | 5화 진짜 가족

  • 승인 2017-10-17 10: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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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키와 바다

5화 진짜 가족

아침에 일어나면 날 보는 동그란 눈망울이 네 개. 캬키와 바다는 2년지기 단짝이 되었다. 유리병에 담아 봉해두고 싶을 만큼 보석 같은 하루하루. 우리는 매일 한 발자국씩 가까워져 ‘진짜 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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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세상에 나온 지 2년

얼마 전, 바다의 두 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캬키와 바다가 함께한 지 2년이 지났다. 아무 탈 없이 잘 지내온 캬키와 바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바다가 제법 말이 늘었고, 이제는 캬키와 상황극을 펼친다. 몇 달 전부터 잔디를 먹기 시작한 캬키에게 산책할 때마다 주의를 주고 있는데 나 대신에 "캬키 - 안대. 조띰해!" 라고 엄마 앵무새가 되어서 캬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리고 캬키 리드줄을 잡고 산책하는 것을 즐기는데 바다보다 앞장서는 캬키에게 "천천히!" 라고 주의를 준다.

바다는 소유욕도 커졌다. 캬키와 함께 걷다 보면 사람들이 캬키를 좋아해주고는 하는데 그럴 때면 "내 거야!" 소리치며 캬키 리드줄을 확 잡아 당긴다. 바다에게 캬키란 어떤 존재일까. 아직은 캬키에게 발로 꼼지락대면서 터치를 하거나 장난칠 때도 많지만, 길을 가다가도 갑자기 꼭 껴안아 준다거나 캬키가 없을 때면 애타게 찾는 모습을 보면 바다에게도 캬키가 진짜 가족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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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키는 나와 바다의 버팀목

몇 주 전, 육아 서적 판매하는 분을 통해서 간단히 바다의 적성 검사를 받게 되었다. 나는 아직까지 바다에게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교육시키지 않고 있다. 캬키와의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날을 보내면서 자연을 느끼고, 걷는 법을 익히고, 함께 발맞춰 가는 법을 배우면 그게 제일 좋은 환경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바다는 인지 능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자주 능력(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이 높은 편이라는 특이한 결과가 나왔다. 바다는 아직 어떤 도형인지 어떤 색상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하늘이 파랗고 잎이 푸르르고 꽃이 아름답고 물이 반짝거린다는 표현을 한다. 그 모습이 가슴 벅차오르도록 신비하고 아름다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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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 처음이고, 반려견과 함께 하는 육아도 처음이다. 2년 동안 캬키와 바다와 함께 살아오면서 그들 사이에 아무 탈이 없었던 걸로 나는 만족한다. 반려견과 함께 육아를 한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가족이 생겼다는 것. 그것이다. 2년이라는 시간을 캬키와 바다의 진짜 엄마로 살아냈고, 우리는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가끔 캬키에게 말을 걸지 않고 바라만 보고 있어도 의지가 되는 날이 있다. 엄마에게 혼이 나거나 마음이 울적할 때 캬키를 끌어안고 있는 바다의 모습을 볼 때면, 바다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그렇게 의지하고 사랑하고 있다. 캬키도 그렇게 생각할까? 바다가 태어나고 캬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많지만 나의 눈을 똑바로, 한참을 바라보는 캬키를 볼 때면 캬키도 우리처럼 진짜 가족이라고 - 그렇게 생각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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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사진 김현주 (@badakaki)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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