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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풀숲 사이
개장수의 뜬장?
귀를 기울여야 알 수 있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풀숲, 자세히 봐도 폐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희미한 울음소리를 쫓아 들어가 보니 도무지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환경에 아이들이 갇혀 있었다.
| 인적을 찾기 어려운 산 속의 폐허. 사람의 편의에만 맞게 대충 지어놓은 뜬장이었습니다.
| 뜬장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길목엔 도망치는 강아지를 잡기 위해 설치된 덫이 있었습니다. 크기도 쓰임새도 무시무시한 녹슨 덫이요.
| 나무판자 몇 개로 눌러 놓은 뜬장의 윗부분은 가벼운 빗방울조차 막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아직 성견이 되지 않은 아이들은 좁은 뜬장 안에 여럿 뭉쳐 있었습니다.
| 쇠창살 사이로 심하게 부패한 음식찌꺼기가 보입니다. 당장 입을 들이대는 아이들은 없지만, 극한의 굶주림에 치달을 땐 입을 댈 수밖에 없습니다.
| 아이들의 눈빛은 더없이 슬프게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쇠사슬에 묶인 채 1미터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
| 한 쪽엔 아이들의 식량이 담겨 있는 짬통이 보입니다. 어딘가에서 버려지던 걸 싼값에, 혹은 공짜로 가져왔을 음식물 쓰레기는 비위생적으로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 성견부터 아기 강아지까지, 모든 아이들의 눈엔 두려움이 가득합니다. 한 발 다가서면 구석으로 모두 몸을 피했습니다. “두려워”, “무서워” 무성의 외침이 들렸습니다.
| 개장수와 만나 오랜 시간 설득했고, 이곳의 여섯 마리의 천사가 '나주 천사의 집'으로 구조되었습니다.
| 따뜻한 손길이 처음인 천사들에게 마음이 치유될 시간과 많은 관심이 절실합니다.
입양 및 후원 문의 나주 천사의 집 (네이버카페/angelshousa)
CREDIT
글 사진 김경모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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