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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비의 더 넓은 세계?

  • 승인 2017-03-23 12: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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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플레이

이기우 감독이 소개하는

프리스비의 더 넓은 세계?

프리스비는 원반을 던지고 받으면서 노는 놀이 혹은 그 원반을 가리키는 용어다. 반려견과 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야외 활동으로 그만큼 깊고 다양한 문화가 세계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프리스비 한국 대회를 주관하는 이기우 감독을 만나 프리스비에 대해 물었다. 스포츠란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법. 따뜻한 주말, 반려견과 원반 놀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일독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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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프리스비 대회인 스카이하운즈 세계대회에서 한국 지역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감독입니다. 보호자가 개와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드리는 인스트럭터로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알렉스’라는 닉네임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프리스비란 무엇인가요?

정확한 명칭을 말씀드리자면 원반은 ‘플라잉 디스크(Flying Disc)’, 원반을 가지고 노는 개를 ‘디스크 독(Disc Dog)’, 원반을 가지고 노는 사람을 ‘디스크 도거(Disc Dogger)’, 원반을 가지고 노는 행위를 ‘디스크 도깅(Disc Dogging)’이라고 합니다.

유래에 대해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1940년대 후반 코네티컷주에 있는 예일 대학의 학생들이 ‘프리스비 파이 컴퍼니’의 파이 접시를 던지고 놀면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누가 처음 개와 프리스비를 던지고 놀기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1974년 알렉스 스테인이란 사람이 메이저리그 경기 쉬는 시간에 마운드에 난입하여 8분간 개와 디스크 도깅을 했고, 이 모습이 방송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디스크 도깅이 대중화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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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하운즈는 어떤 대회인가요?

디스크 도깅을 통해 사람과 개의 유대 관계를 형성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디스크 독 대회입니다. 1974년 미국에서 첫 대회가 열렸고, 현재는 전 세계 150여국에서 지역 대회를 치른 후 미국에서 월드 챔피언십 결선을 치르는 대회로 성장했습니다.

대회는 크게 2종목으로 나뉩니다. 보호자가 원반을 던지면 개가 공중에서 원반을 물어서 보호자에게 가져오는 경기와 5장의 원반을 사용해서 보호자와 개가 묘기를 펼치는 자유연기 부문이 있습니다. 디스크 도거들의 올림픽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대회에 참가해서 우정을 다지고 문화를 교류하면서 즐기는 축제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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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조건이 있나요?


저희의 슬로건은 ‘Anyone Anydog’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참가하는 부분도 있고 노인이나 여성분들도 많이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개라도 참가할 수 있는 대회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일부 견종에 치우쳐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해외에서는 믹스견도 많이 출전하고 특히 분양받은 유기견이 나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저의 반려견 ‘비니’도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 장애견인데 긍정강화 교육을 통해서 디스크 도깅을 즐기고 있습니다. 심지어 발이 하나 절단되어 세 발로 살아가는 개도 지역예선을 통과해서 미국 본선무대에서 당당히 실력을 겨루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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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도깅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개와 사람 모두가 즐거운 활동입니다. 또한 개의 에너지를 쉽게 소비할 수 있습니다. 개가 에너지를 소비하지 못해 생기는 많은 문제점을 예방할 수 있죠. 무엇보다 의미 있는 점은 개와 보호자가 달성해야 하는 공동의 목표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개와 사람이 호흡을 맞춰 다양한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큰 희열을 느낄 수 있고 깊은 유대감이 형성됩니다.

저는 디스크 도깅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것을 항상 강조합니다. 대회를 주관하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보통 의아해합니다. 디스크 도깅 문화를 더 알려야 수익을 얻는 사람이 소극적인 발언을 하니까요. 하지만 독 스포츠의 역할은 보호자와 반려견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지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미국에 비해 한국은 순위권에 입상하고 경쟁하는 것에 조금 더 무게가 실려 있는 편입니다. 심지어 디스크 도깅을 잘 한다고 알려진 견종을 입양한 후 실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파양을 하는 가슴 아픈 사례도 보았습니다. 이러한 것은 대회의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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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도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개와 함께 즐겁게 스포츠를 즐길 준비가 되셨다면 유투브 등을 통해서 기본기를 익히실 수도 있고 동호회나 전문 훈련소에서 교육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디스크 도깅은 골프처럼 전문적인 운동입니다. 기본을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실력이 일정 이상 늘지 않습니다. 만약 대회에서 높은 순위권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신다면 전문 교육을 받으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개들은 등수를 모른다는 점입니다. 보호자가 자신과 얼마나 재밌게 놀아주는지만 느낍니다. 대회의 목적은 상대보다 높이 올라가는 것이라기보다는 개와 함께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좋은 추억을 쌓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스크 도깅을 통해 반려견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CREDIT

인터뷰 박상진

사진 엄기태

자료협조 이기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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