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찌로고

봄날의 강아지 | ① 봄빛이 머무는 곳…

  • 승인 2017-03-20 10:41:37
  •  
  • 댓글 0

SPECIAL ?

봄빛이 머무는 곳, 더 화원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고. 어떠한 미련이나 조급함도 없이 스스로의 속도로 꽃봉오리를 터트리고 다시 저물었다가 피어나는 꽃이나, 그 자체만의 빛깔을 간직하며 마르는 드라이플라워에 참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그 자연스러움에 오롯이 뿌리를 내린 공간, 카페 ‘더 화원’은 가로수길에서 7년째 문을 열고 있다.

eee30fc71ffd9c75757805b72edf9513_1489973

eee30fc71ffd9c75757805b72edf9513_1489973

자유로운 쉼이 있는 곳


김선경 씨와 최현준 씨는 결혼을 하면서 카페를 열었다. 획일화되지 않은 삶, 원하는 바를 추구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공간 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가드닝을 사랑했기 에 카페 구석구석에 푸른 잎을 머금은 식물을 놓았다. 꽃시장에서 사온 꽃을 마음 가는 대로 묶어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었다. 여행을 하거나 출장을 다녀오며 사온,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선반에 진열했다. 사람들이 어떤 금지나 제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움을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화원’에 들어 올 때는 반려견을 동반하는 것도 괜찮다. 가족 과 편안한 시간을 만끽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 한 일이니.

eee30fc71ffd9c75757805b72edf9513_1489973

eee30fc71ffd9c75757805b72edf9513_1489973


마음이 닿으면 손을 잡고서

‘더 화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푸릇한 식물과 드라이플라워에 눈이 가지만, 천천히 시선을 돌리면 더 작은 것들을 볼 수 있다. 새가 그려진 목재 테이블, 카운터 앞에 놓인 과일, 행거에 걸린 앞치마, 선반에 장식된 손수건. 카페를 구성하는 소품들을 두고 선경 씨는 “저희는 사람만 빼고 다 팔아요”라고 이야기했다. 드라이플라워와 화분도 마찬가지로 판매 대상이다. 가격표가 따로 붙어 있지 않아 살 수 있는 물건인지 의아했건만, 선경 씨는 무언가가 마음에 들면 값을 지불하고 가져갈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대답했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단순히 장식용 꽃이라고 인식하는 것과, 누군가의 가족이 되길 기다리는 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태도가 다른 것이니 말이다. 선경 씨가 원하는 것처럼, 이 화분이 누군가의 고유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이 된다면 사람들이 함부로 눈앞의 꽃을 꺾는 일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eee30fc71ffd9c75757805b72edf9513_1489973

eee30fc71ffd9c75757805b72edf9513_1489973

강아지도, 고양이도, 그리고 식물도

선경 씨와 현준 씨 부부에게는 가족이 많다. 그들이 반려하는 여섯 마리 의 강아지, 더 화원의 테라스에서 밥을 얻어먹는 길고양이 가족, 종류도 크기도 다양한 식물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아주 보통의 존재들이건만 부부에게는 애틋한 자식들이다. 그 누구도 이유 없이 혐오해서는 안 되고, 꺾어서는 안 되는. 더 화원이 아름다운 가든 카페인 까닭은 화려한 드라이플라워와 싱그러운 녹색 식물들이 자리해서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존중이 곳곳에 녹아 있어서일 것이다. 꽃피는 봄, 그 계절을 언제든 만나 볼 수 있는 공간. 언제까지고 그 자리에서 늘 소중한 것들을 머금은 채 문이 열려 있었으면 좋겠다. 사랑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의 가벼운 티타임은 삶을 살아나가는 작고도 따뜻한 힘이 되어 줄 테니 말이다.?

eee30fc71ffd9c75757805b72edf9513_1489973

eee30fc71ffd9c75757805b72edf9513_1489973

CREDIT

김나연

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Tag #펫찌
저작권자 ⓒ 펫찌(Petzz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