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② 남산 야외식물원
스핀들마켓에서 도보 10분 거리. 남산야외식물원은 다양한 길을 가지고 있다. 길 자체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길을 둘러싼 나무들의 종류가 셀 수 없이 많다. 봉남이는 돌담길에 엉겨 자라난 덩굴에 코를 박고 킁킁댔다. 봉남이가 냄새를 맡고 있는 동안에도 겨울바람은 계속 불어왔고, 바람이 불 때마다 봉남이의 털이 잔잔하게 섞여 날아갔다.
허스키의 털은 빗질을 하면 뚝뚝 끊겨서 이렇게 바람으로 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죽은 털을 솎아내게 되어 시원한 건지, 추운 땅에서 건너온 견종이라 그냥 찬바람이 좋은 건지, 그냥 겨울의 숲이 마음에 드는 건지- 봉남이의 꼬리는 쉴 틈이 없었다.
식물원에는 산책을 나온 강아지들이 꽤 많았다. 하지만 봉남이는 저보다 작은 몸집의 강아지들에게는 별 관심이 없는지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이고 풀, 나무 데크, 자갈, 키 작은 나무들의 향을 쫓았다. 어느 이름 모를 풀이 마음에 들었는지 뚝뚝 뽑아내 잘근잘근 먹기도 했다. 봉남이가 선택하는 대로 따라가는 갈래길 너머 서울의 풍경이 보였다. 봉남이는 발로 걷어찬 솔방울을 쫓으며 풀쩍풀쩍 뛰었다. 그런 봉남이가 너무 행복해 보여 마치 식물원이 봉남이를 위해 준비된 마법의 숲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산 야외식물원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3
Tel. 02-798-3771?
경리단길을 더 걷고 싶다면
CREDIT
글 김나연
사진 엄기태
?모델견 봉남이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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