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③ 부티크 카페
다시 경리단길로 돌아왔다. 언 몸을 녹이러 어디를 갈까 하다가 ‘반려동물 입장가능’이라 쓰인 반가운 입간판을 발견했다. 묵직한 가게 문을 잡아끌자 강아지를 위한 안전문이 시야에 들어왔다. 반려견이 튀어나갈 것을 염려한 세심한 배려와 가게 안의 온기에 몸과 마음이 스르륵 풀렸다. 목줄을 놓자 봉남이가 카운터 옆으로 달려가 비치된 물그릇에 코를 박았다. 봉남이는 신속하게 물을 다 마시고 부티크의 직원을 올려다보며 눈을 반짝였다. ‘나에게 물을 주다니, 상냥해!’ 같은 얼굴.
부티크의 운영자인 승원 씨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독창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부티크의 소품과 분위기는 꽤 인상 깊다. 잔잔하게 쏟아져 내리는 햇살, 검은 인테리어에 푸르게 자라난 식물, 맥주병에 꽂혀있는 양초, 벽에 전시되어 있는 강아지들 사진.
그 풍경 위로 프랑스 가정식과 커피, 맥주, 칵테일, 강아지를 위한 메뉴가 준비된다.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반려인의 맞은편에 반려견을 위한 접시를 놓는 건 카페 부티크에서 익숙한 장면이다. 봉남이는 여기저기 얼쩡거리다가 이내 얌전히 옆으로 돌아와 테이블에 턱을 괸다. 다정함과 평화로움이 봉남이의 은색 털과 함께 조곤조곤 빛났다.
부티크카페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26길 24
Tel. 02-790-4313
경리단길을 더 걷고 싶다면
CREDIT
글 김나연
사진 엄기태
?모델견 봉남이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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