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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문제없어! 판타스틱 듀오 젠과 호…

  • 승인 2017-02-01 10: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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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DOG

우린 문제없어!

판타스틱 듀오 젠과 호시

미국의 워싱턴. 데니스와 폴린의 집에는 조금 특별한 두 강아지가 있다. 두 눈을 잃어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호시와 눈이 소복이 쌓인 거리에 버려진 경험이 있는 젠이다. 그들은 지난날의 그늘에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매일을 새롭고 풍요로운 경험들로 꾸며나가고 있다. 눈 내린 산을 하이킹하고, 도시 외곽으로 나가 캠핑도 하며, 여름이 되면 강가로 가 수영과 카누를 즐긴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순수히 받아들인 채 살아가는 이 네 가족의 유일한 관심사는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행복이다.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 순간 속에 영원을 보라”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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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과 호시의 소개를 부탁드려요.

젠은 호시에게 어둠 속의 빛과 같은 존재예요. 젠과 호시는 서로 베스트 프렌드이자 소울 메이트라고 볼 수 있죠. 둘은 마치 운명처럼 서로의 삶에 등장했어요. 호시의 눈이 안 좋아질 즈음 젠도 버려져 있던 상황이었죠. 호시는 젠에게 의지하고, 젠은 호시를 보호해요.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단단해요. “믿음이란 계단 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첫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위대한 마틴 루터 킹의 명언처럼요. 용변을 볼 때만 빼고 호시는 언제나 자연스럽게 젠을 따라다녀요. 외출할 때도 젠이 호시를 가이드해요. 젠과 호시를 줄로 이어놓으면 젠이 알아서 리드를 하죠.

둘의 첫 만남이 궁금해요.

제가 호시를 12년 동안 키우다가 가족을 하나 더 만들고 싶어서 남자친구와 입양에 대해 상의했어요. 남자친구는 더 큰 강아지를 염두에 두었는데, 제가 보호소에서 젠을 보고 한눈에 반했죠. 젠이야말로 호시의 완벽한 동반자가 될 거라고 남자친구를 설득했고 결국 젠을 데려오게 되었어요. 저희가 지역 보호소에서 젠을 데려온 건 2014년 11월 18일이에요. 그때 호시와 젠이 처음으로 만났어요. 젠을 본 호시의 반응이 어떨지 처음에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호시가 짖지 않는 거예요. 젠이 집에 오니까 처음에는 코를 킁킁거리더니, 곧바로 젠을 따라 집 주변을 산책했어요. 젠을 입양하고 나서 몇 달 후에 호시의 눈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어요. 원래는 한쪽 시력만 잃은 상태였는데 나머지 한 쪽도 점점 시력을 잃어가고 있던 중이었어요. 감염과 염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호시를 간호할 때마다 젠이 호시의 곁을 계속 지켜주더라고요. 마치 호시가 아프다는 사실을 아는 것처럼, 자기가 호시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그저 호시의 곁에 있는 것뿐이라는 걸 깨달은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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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가 완전히 시력을 잃기 전부터 젠과 호시는 사이가 좋았군요.

젠과 호시에게는 각자 아픔이 있었어요. 호시는 시력을 잃어가고, 젠도 건강상의 문제를 비롯해 추운 겨울날 길거리에 버려졌다는 아픔까지 갖고 있었죠. 젠과 호시는 비로소 진정한 소울메이트를 찾게 된 것 같아요.


특히 좁은 등산로를 따라 젠이 호시를 안내하는 사진이 참 인상 깊었어요.

젠은 호시의 두 눈이 되어주었어요. 호시는 아주 활발한 성격인데, 젠 같이 모험을 즐기는 친구가 생긴 것은 정말 행운이에요. 이제 호시는 부모가 곁에 없어도 누군가와 함께 여행할 줄 알게 되었거든요. 젠과 호시는 콜롬비아 고지에서 오리건 해안에 이르는 북서 태평양과 대륙을 돌아다녔어요.

호시는 원래 시력이 온전했다고 들었는데요.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호시는 12살이에요. 저는 호시가 아주 어릴 때부터 키워왔고, 저의 진정한 첫사랑으로 여겼어요. 이제 호시는 시력을 잃어버렸어요. 녹내장으로 고통 받다가 나이가 들면서 만성 질환까지 겪게 되었어요. 아무 것도 먹지 못하거나 온 몸에 힘이 없는 모습이 마치 무지개다리를 건널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죠. 몇 번이나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고, 여러 수의사한테도 갔었어요. 호시가 앞으로 고통 없이 살기 위해서는 안구 적출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수술을 결정하는 일은 제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어요. 호시는 제 자식과도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수술을 한 지 이제 거의 1년이 지났는데 다행히 호시가 아주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이전의 생기도 되찾았고요. 식욕이 돌아온 것뿐만 아니라 젊음의 에너지까지 돌아 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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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기 전에 젠이 유기됐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떤 상태였죠?

젠은 워싱턴에 있는 SCRAPS라는 지역 보호소에 있던 아이였어요. 버려진 채로 거리에 떠돌아다니고 있었대요. 어린 소년이 춥고 눈 내리는 겨울의 거리를 혼자 떠돌아다닌다고 상상해보세요. 덥수룩한 털에 딱딱한 변이 엉덩이에 덕지덕지 묻은 채로 그렇게 길거리를 떠돌아다니고 있었대요. 젠을 처음 본 순간 눈길이 갔어요. 그 애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였죠. 젠은 심장 비대증에 폐부종을 앓고 있었고, 기관지까지 좁아진 상태였어요

유기견 문제에 관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젠과 호시의 이야기는 사랑과 우정 그 이상이에요. 구조된 동물들, 나이든 동물들의 아름다운 새 출발에 관한 이야기죠. 사랑하고 사랑받는 동물들은 결코 늙지 않거든요. 젠은 곤경에 처했던 늙은 강아지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사랑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들고 버려진 동물들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젠을 만난11월을 ‘나이든 동물을 입양한 달’로 매년 기념하고 있어요. 버려지거나 혼자 남는 동물들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젠과 호시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젠과 호시가 둘 다 나이가 있지만, 아직까지도 저에겐 한없이 어린 강아지들이랍니다. 여행하고, 먹고, 자고, 놀고, 서로 껴안고, 그러면서 살아가는 아이들이요. 젠과 호시는 저희에게 동물 그 이상으로, 사랑하는 제 자식들이에요. 저희도 단순한 주인이 아니라 보호자이자 부모라고 생각해요. 젠과 호시가 행복하고 오래오래 안전하게 사는 것이 저희에게 언제나 가장 중요하죠. 저와 제 남자친구는 야외활동을 좋아하는데 항상 젠과 호시와 함께하길 원해요. 호시와 젠도 대단한 탐험가거든요. 하이킹, 카약, 캠핑, 수영, 카누, 이런 것들을 함께 해왔어요! 저희와 함께 북서 태평양과 북서부 지역을 트레킹하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 왔어요. 인스타그램에 오시면 저희의 여행 사진들을 보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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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과 호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Instagram / the.fluffy.duo

CREDIT

우서진

번역 한란

편집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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