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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모든 동물의 대변인, 카라 대…

  • 승인 2017-01-23 10: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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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대한민국 모든 동물의 대변인

카라 대표 임순례 감독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동물인권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메마른 땅을 일구고 작은 씨앗들을 심으며 소중히 가꾸어 왔다. 탈무드의 나무 심는 노인처럼 당장의 결실을 바라기보다 시간이 지난 뒤에 누군가가 보다 나은 오늘을 맞이할 수 있도록 그 터전을 미리 마련해 놓는 것이다. 카라의 대표 임순례는 동물에게 척박한 한국의 땅을 풍요로운 숲으로 바꾸고자 노력한다. 한 사람이라도 더 모여, 한 그루라도 더 심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과정 속에 비료와 물, 햇볕을 잊지 않고 마련해 주기 위해서 우리의 손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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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고통을 대변하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09년부터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임순례라고 합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보자> 등의 영화를 만드는 영화감독이기도 하고요. 현재는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 준비에 한창이에요.

카라는 어떤 단체인가요?

2002년도에 ‘아름품’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활동을 시작한 동물보호단체예요. 2005년에 카라(KARA:Korea Animal Rights Advocates)로 개명을 했고 2010년에 사단법인으로 등록되어 보다 본격적으로 동물보호 활동을 펼치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동물복지 증진, 동물권리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학대에 대한 일시적인 대응보다 정책이나 캠페인을 통해 사회와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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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활동을 하시면서 카라 대표까지 맡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예전에 기르던 백구를 잃어버려서 그 아이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전단지를 붙이고 인터넷 공고를 올렸던 적이 있어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같은 지역에서 아름품의 활동가 한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떠돌이 백구 한 마리를 구조하려고 노력하던 중이었죠. 진돗개 외모는 다들 비슷비슷하니까 하얀 백구가 나타났다고 하면 저는 제가 잃어버린 아이인가 가 보고, 그 분도 구조하려는 개인가 가 보고. 그러다보니 자주 만나게 되었어요.

나중에 그 분이 카라의 명예이사직 자리가 비었는데 단체 홍보를 위해 인지도가 있는 제가 맡아줄 수 없겠느냐고 묻더군요. 당시 동물보호에 대한 지식도 많지 않고, 영화에 전념해야 할 때여서 몇 번이나 거절을 했죠. 그러다 우연히 달라이라마 존자님의 “아무리 깊은 깨달음도 실천이 동반되지 않으면 진정한 깨달음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듣게 됐어요. 365일 중 단 하루만이라도 카라를 위해서 할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렇게 대표직을 맡았어요. 저를 필요로 해주는 것도 고마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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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논란의 중심, 개고기 식용 문제

카라하면 최근 개식용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네, 맞아요. 요즘 카라는 개식용 철폐에 관련해서 조금 더 구체적인 활동을 매진하고 있는 편이에요. 개고기 농장의 열악한 환경, 비인간적인 대우 등을 고발하고 이를 반대하는 서명운동, 광고 집행, 교육, 국제 컨퍼런스, 실태조사 연구보고서 발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물인권이 워낙 전반적으로 낙후되어 있어서 어느 한 분야만 콕 집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요.

그중 왜 개인가요?

개는 많은 동물들 중에서도 유독 인간에게 굉장히 깊은 유대감과 의존감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에요. 한 마리, 한 마리의 성격이 아니라 개라는 동물 자체의 특성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식용으로 먹는 동물들 중에서도 개는 다른 동물들보다 사람들과 조금 더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개를 잡으려고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었는데 거기서 뛰쳐나온 개가 온 몸에 화상을 입고도 자기를 물 속에 집어넣은 사람에게 다시 꼬리를 흔들었다는 얘기는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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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칠 것은 고치고, 지킬 것은 지켜야

개고기 문화는 우리의 전통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 조상들이 개고기를 먹었다는 건 사실이지만, 너무나 가난하여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마지막의 마지막에 먹었던 것이지, 지금처럼 이렇게 상품화하여 집단으로 사육해 잔인하게 잡아먹지는 않았어요. 사회가 많이 발전하고 풍족해져서 선택할 수 있는 음식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과거보다 훨씬 더 잔혹하게 개들을 사육하고 도살하여 오직 식용만을 위한 개고기를 생산하는 것에 의문을 느껴요.

과거에 조상들이 먹던 음식이라고 해도 사회와 생활이 바뀌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요. 과거에 행해졌던 모든 것들이 반드시 기준이 되어야 하거나 옳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 인간들이 오랫동안 많은 것을 발전시켜 왔듯이 살아가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고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식문화에 있어서 우리는 너무나 풍족합니다. 선택해서 먹는 기쁨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먹을 것을 먹더라도 먹는 양, 종류 등을 줄여가는 것은 꼭 필요하지요.

다 똑같은 생명인데 왜 개식용만 문제냐는 의견은 어떻게 보시나요?


저희의 주장은 개식용만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에요. 사람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개식용 문제부터 인식하고 해결하는 것이 결국 동물복지 개선으로 이어지는 첫 걸음이라고 보는 거예요. 한 번에 모든 동물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는 없잖아요. 개식용의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모든 동물들의 보다 더 동물다운 삶, 동물과 사람의 올바른 관계까지 떠올리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도 제공하길 원하는 거죠. 개부터 ‘시작’을 하자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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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식용 반대 컨퍼런스까지 열렸다고 들었어요.


국회의원, 수의학자, 생태학자, 국내외 시민사회단체 등 전문가 분들을 모시고 개식용 금지에 대한 본격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했어요. 우리나라의 개식용 문제를 비단 한국만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동물학대 범주로 보고 공개적으로 물 밖으로 끌어낸 거죠. 개고기가 이렇게 공개적인 장으로 공론화되어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았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이미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서양의 동물보호단체에서 동양의 개고기 문제에 가지는 관심은 정말 커요. 서양에서는 동물을 정말로 사람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기르는 개와 먹는 개가 따로 나뉘어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거든요. 그들에게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죠. 현재 법적으로 개식용이 금지되지 않은 곳은 한국, 중국, 베트남 세 나라밖에 없어요. 정기적으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형식의 국제간 정보 공유는 지속적으로 하고 싶어요. 컨퍼런스 이후로 다른 외국 단체에서도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 주시고 연락이 오가는 경우가 늘었거든요.

앞으로 카라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반려동물뿐만이 아니라 야생동물, 동물원 동물, 식용동물, 실험동물 등 정말 많은 동물들이 사람들의 삶과 밀접해 있어요. 동물들의 이야기를 하는 건 우리 사람의 삶을 논하는 것과 같아요. 결국 동물들의 복지는 우리 인간들의 복지 향상으로도 이어집니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능을 가졌다고 해서 동물들을 우리 밑에 있는 존재로 보고 지배하려 들어서는 안 돼요. 오히려 동물들을 돌보고 지켜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상호공존하면서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죠. 동물과 인간은 서로를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카라는 이 상호작용을 이끌어 내고 싶습니다.

CREDIT

장수연

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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